오늘 우리 경기남부에 조그마한 헤프닝이 있었다.
별일이 아닐수도 있지만 나는 그로인해 우리의 우정이
누군가 말하는 가벼운 인스턴트같은,
그래서 흘러가면 금방 잊혀지고마는 가벼운 우정이 결코 아님을
실감하며 우정의 소중함을 깊게 느끼며 감사한 하루였음을 고백한다.
그렇게 이곳 싸이버에서 나누는 우리들의 우정은 가벼운 인스턴트 같으니
그리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어느 사람의 글에 나는 발끈하여
크게 항의하는 글을 쓴적이있다.
그래.
그대가 말하는 이곳 우정이 인스턴트라면 그대가 유치원부터 대학,
또 대학원까지 함께했던 동창들중 지금까지 우정을 나누는 진정한
친구로 남은 이는 몇퍼센트나 되느냐고.
그럼 그들도 인스턴트였냐고.
나는 이곳에서 진정한 친구 몇명을 만난것으로 충분히 가치를 알게
되었노라고 반박했었는데 오늘 그것을 실감 할수있는 사건을
겪게되었다.
지금부터 우리방의 헤프닝 주연들을 소개함에 닉네임 그대로 쓰는것을
양해 해주기를 당사자들에게 부탁 드리며 이글을 쓴다.
요즘 왜 이리 피곤하고 뻐근한지.
어제 토요일에도 거래처에서 일좀 꼭 봐달라 사정하는 바람에 하루종일
일하고 오늘 일요일 아침.
푸짐하게 늦잠 잔다고 자고 일어나니 6시.
이리저리 행동하고 씻고 먹고 어쩌고 하다보니 9시.
슬슬 카메라메고 이곳 오산천변 꽃사진 찍으러 자전거타고 슬금 슬금
나갔는데.
9시 반경 스맛폰이 울리는데 우리 방의 솔선수범 행동꾼인 올인 친구의 전화.
무슨일이냐 의아해서 받아보니 이런....
오늘 산방주최 동해안 여행을 가는데 예약했던 친구중 운정 친구가 안왔고
그 친구 혼자 사는데 아무리 전화해도 받지않아 무슨일 생긴것 아니냐고
그 친구와 단짝인 안면도 승옥이 전전긍긍 걱정하며 안절부절 못하는데
알아볼데가 전혀 없으니 혹시라도 경기남부 지역장인 내게 전화하니
알아봐줄수 없겠느냐는 요지의 내용이었다.
이런.
뭐 이런 경우가 다있나 그래.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구.
그친구 집에라도 가보란거야?
독거노인 고독사라도 했는지 확인하라는거야 뭐야?
참 난감한 순간이었다.
그때 생각나는 한사람,
우리 경기남부 큰손이자 총무인 염국장 친구.
전화하여 사정을 얘기하고 아무래도 내가 다녀와야겠다고 말하니 이친구 참.
그런데는 혼자 가지말고 같이가잔다.
이 얼마나 고마운 얘긴지.
왜냐하면 얼마전 그 염국장 친구가 직장 동료가 안나와 혼자 찾아갔더니 말 그대로
고독사하여 숨져있었고 경찰에 연락하여 수습 한것까진 그렇다 알겠는데
혹시 그녀가 살인이라도 한것마냥 조사를 하는데 한동안 혼났다면서
혹시 모르니까 동행자가 있어야 한다며 같이 가자는데 이리 고마울수가.
암튼 그러기로 하고는 운정에게 여러번 전화해도 안받는걸 마음 한켠에 두려움과
혹시나하는 기적 같은걸 기대하며 병점역에서 염국장 친구를 기다리는 11시 20분경.
전화벨이 울려서 받아보니 이런.....
그렇게나 속썩이던 운정친구.
뭐야?
이 녀석.
순간 안도보다 파악 피어오르는 분노.
몇마디 통화후 이방 어느 친구에게도 사용하지 않았던 단어가 푸다닥 튀어나온다.
"야 이 쌍노무 시캬. 너 꼼짝말고 그대로 있엇."
"꼭 쥐겨 버릴텡께."
아효.
쪼옥 빠져버리는 맥이라니.
그대로 그자리에 주저앉고 싶어진다.
그러면서 운정이 하는말.
이 고약한 친구 하는말이 기왕 왔으니 점심이나 먹고 가랜다,.
우이 쒸.
지금 점심이 문제냐?
그저 네가 무사 하다니 그게 고맙지.
에 휴휴.....
서슴없이 함깨해준 염국장 친구가 마냥 고마웠고 크게 걱정했지만 그래도
무사한 운정 친구가 또 고마웠다.
뭐 전날 저녁에 세명이서 맥주 30병을 나발 불었대나 뭐래나.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놓고 뻗어버리고는 오늘 산방 여행도 까맣게 잊었댄다 젠장.
점심을 함께 하면서 새삼 마음깊이 느껴지는 이 심정.
그래.
그것은 어느덧 20년을 함께한 세월속에 다져진 우정.
그것이었다.
처음으로 친구에게 무슨일이 있는지 확인 한답시고 한달음에 달려온 나도.
거기에 혼자 가서는 안된다며 기꺼이 함께해준 염국장 총무 친구.
그리고는 낄낄낄 웃어가며 함께한 우리 셋.
그래.
인스턴트?
비웃으려면 마음껏 비웃으렴.
물론 잘 안다.
어느날 상황에따라 흩어지고 못보는 그동안 숱하게 친구라 일컬었던 수많은 인연들.
어차피 인연이란 만났다 헤어지고 또 다른 인연을 만드는것.
그것은 단순히 인스턴트라 낮추어 비웃지말라.
함께하는 이 순간 순간들을 귀중히 여기며 행복할수 있다면 굳이 그렇게 폄하할 필요가
있겠느냐 말이다.
소중한 지금 우리 이 우정.
그저 오래 오래 함께하기를 빌면서 난 또 소중한 우정을 실감함을 감사한다.
그래서 말하는데.
사랑해.
내 소중한 친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