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아직도 세어 보고있니?

인천백작 2023. 12. 30. 10:26

오늘,

또 한해가 지나는 마지막 날이란다.

연말의 북적 거림도,

새해의 기대감에 앞서 아직도 지나가는 날들을 세어보며

희한에 잠겨있니?

내 친구들아.

 

나와같은 공통적인 경험을 가졌다면 공감 하리라 생각하며

한해를 보내는 지금 이날에 또 한번 끄적여본다.

 

나이 40을 맞던날 아침.

정말 커다란 충격에 어리벙벙하고 말았다.

꼭 누군가 내 뒷통수를 커다란 둔기로 냅다 때리는듯한 충격.

그것은 내가 드디어 이제 늙어가는 관문앞에,

아니,

이제 그 관문을 지나가는 40이라니.

나,

아직 몸도 마음도 청춘인데 늙어가는 40?

도저히 받아 들일수가 없었다.

 

근데 어쩌랴?

주어진 나이를 아니라고 생떼를 쓴다한들 누가 걷어가 주는것도 아닌걸.

 

그 충격을 받아 들이는데 며칠이 걸렸고 그러다 맞은 50.

 

이제는 관문을 지난것을 지나쳐 이미 깊숙히 나이의 노정을따라 덤덤이 걷고있는

나를 발견하고 40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작은 충격으로 50을 맞았다.

 

그 이후 60에 다다랐을땐 이게 어쩐 일인가?

포기 했다기보다 감사한 마음이 드는 이 상황은?

 

감사했다.

정말 고마움을 간절히 느낄수 있었다.

 

그래.

고맙기 그지없구나.

내 몸아. 

 

여지껏 살아옴에 어디 위험한 고비와 크고 작은 시련이 없었겠냐마는

그래도 잘 이겨내고 여기까지 살아낸 내 몸아.

정말 감사하구나.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날들을 살아내야 할른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열심히 너(몸)를 잘 보살필테니 잘 살아 내주기 바란다.

 

내 몸과 2인칭으로 대화를 나누다니?

이것도 이 나이에만 할수있는 능력(?)일까?

 

운동 하고있는 나를 보며 어떤 사람이 묻는다.

"아니, 얼마나 오래 사실려고 운동까지 하십니까?"

 

그를보며 답했었다.

"아니요, 오래 사는건 하늘의 뜻이니 그렇다 하더라도 

이 세상 떠나는날 남에게 내몸 맡기는 수고를 덜어 보려구요."

 

그 60을 맞은 이후부터 나는 한가지 일을 아예 포기했다.

아니.

고심하는 번뇌에서 벗어났다 말해도 되려나?

 

날자와 세월 세기를 포기?

아니.

마음속에서 접어두기로 했다는 것이다.

 

연말?

그저 지나간 날들의 기록이며.

새해?

그저 어제에 이은 오늘,

그이상 뭐란 말인가.

 

오늘이란 이시간.

그저 어제에 이은 시간의 흐름이요 내일을 향하는 징검다리,

그 이상의 의미를 두어서 무엇하게?

그저 내가 할일이란 오늘이란 이시간,

그리고 지금 이순간을 후회없이 미련없이 열심히 살아내면 그만 

아닌가 말이다.

 

이렇게 날자의 흐름과 켜켜히 쌓여가는 세월을 잊지는 못하더라도

굳이 마음속에 쟁여두지 않기로했다.

또 그렇게 생활하는 중이다.

 

그래도,

그래도 말이다.,

챙길건 챙겨야지.

주민 등록상 기록이야 누군가 해주지만 나이란건 내세울땐 내세워야

작은 이득이라도 챙길수 있을테니 말이다.

 

각종 연금부터 무료 서비스와 특히나......

 

나이를 내세우니 술 한잔이라도 먼저오고 한잔이라도

더 주더라.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