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뭬야? 나이들면 여성홀몬 어쩌구하더니 내가 때가된겨?

인천백작 2008. 9. 29. 08:21

아니?

정말 그런거란 말인가?

나이들면 남성은 여성홀몬이 많이 분비되어 여성스러워지고

여성은 남성홀몬 분비가 왕성해져 남성화 된다는거.

 

그런데 우리아버님께서는 80세에 돌아가실때까지 여성홀몬커녕  그저 꼿꼿한

선비의 기상으로 칼칼하게 사시다 떠나셨고, 6살 연상인 누나는 나이 50 에

심장마비로 떠날때까지 워낙 처녀때부터 괄괄한 성격이었던것을 변함없이

한성질 부리다 떠났으니 주변에 그런것을 비교할만한 대상이 없었기에

잘 모르고 있었다.

어머니?

뭐 네살때 뭐가 그리 급하셨는지 먼저가셨으니 그 성격을 알길이 없고.

 

그런데 요즘들어 가만히 내 생활을 뜯어보다보니 몇가지 변화를 그동안

눈치채지 못하고 있던것이 보여지니 이건또 뭔가?

 

하나.

밥상을 차려주면 한그릇 뚝딱해치우고 물한잔까지 일일이 아내에게 심부름시켜

받아마시고는 그대로 쌩~~.내볼일만 보았는데....

약 일년전부터 한두번씩 하던게  이제는거의 일상이 돼버렸다.

 

설거지감 담가놓고 반찬그릇 뚜껑닫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거기다 아내가

설거지 하는동안 같이마실 커피까지 끓이니...

커피 두스푼, 설탕 두스푼 뭐? 거기에 사랑이 세스푼?

이게 어찌된 일이래? 허허.

 

두울.

저녁에 퇴근해서 씻으러 세면장에 들어가면 대야에 걸레가 담겨있다.

그전같으면 치우라 잔소리 하던지 한쪽에 던져놓고 씻고 나왔는데 이제는

아주 당연한듯이 깨끗이 비누칠해 빨아서, 꼬옥짜서, 탈탈 털어서,쫘악

펼쳐가지고는 세면장앞에 살포시 펼쳐놓고 그다음에 씻으니 이건또 뭔가?

 

세엣.

잔소리하거나 말거나 양말벗어 아무렇게나 훽 던져버린적은 없지만

가끔 아내나 딸이 티슈한장 뽑아서 무언가 닦고는 거실 응접테이블이나

식탁위에 놔두면 잔소리 하기보다는 그저 슬그머니 집어서 휴지통에....

 

그전같으면?

어림도없다.

"당장 치웟! 뭐야? 집안에 여자들이 말이야."

불호령이나 날렸을테지.

 

네엣.

점점 옷입는거, 청결에 더욱 신경을쓰기 시작했다.

엉? 머리털 하나가 대열에서 이탈했다?

당장 빗으로 쓱싹.

 

다섯.

점점 마눌에게 애교(?)를 떨기시작한다.

전화 대화끝에 꼭하는말,

"사랑해."

뭔 말라비틀어진......(ㅎㅎㅎ 헤~)

 

출근전, 퇴근해서 애들이 유치하니 시끄럽니해도 콧방귀도 않뀌고 뽀뽀 쪽!

 

이런건 그전부터 아내가 하던(?)일인데 어째서 내가?

그참 알다가도 모를일이네 그려.... 허허허.

 

그러니 벗님들아.

이게 뭐 여성홀몬 .... 그런거와 상관있는 그런거니?

알면 대답해봐봐.

 

이러다 얼마 더있으면 이사할때 트럭 조수석에 미리....

아니지.

거기는 들키니까 아예 보이지않는 장롱속에 미리 들어가야 되는때가

가까워 진건가?

 

미리 걱정된다. 허~

 

그래도  아직은 우리마눌이 하는말에 용기를 얻는다.

그래도 어떤때 눈 부라리고 호통을 칠때는 아직은 무섭댄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