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터울인 동생이 태어나기 전이니 내가 만 세살이 않되었다는
말인데 그 시절 기억이란게 정말 사실일까?
그런데 그것을 아버님께서 확인해주시니 그럼난 두살때일도
기억을 한다는 말이된다.
믿거나 말거나. ^^!
태어난곳이 인천시 남구 주안동.
때는 여름.
마루에 앉아서 마당의 닭들이 모이를 쪼아먹는것을 구경하던 나.
갑자기 맑았던 하늘이 컴컴해지니 어린놈이 겁을먹던차에 그나마
밝은섬광이 번쩍!
다음순간 우르르~~~ 꽝!
그다음엔 굵디굵은 빗방울이 쫘아악~~~~
얼마나 놀랬는지 뒤로 발라당 넘어지며 그대로 와~~앙.....
그때 어디선가 자그마한 아주머니 한분이 빗속을뚫고 황급히
뛰어오시더니
"아이고, 우리 인극이가 놀랬구나."
하시면서 품에 난짝 안으시더니 방으로 데리고가신다.
한참을 우는나를 달래시고는 울음을 그치자 반팔런닝셔츠 차림으로
누워계시는 아버지의 삐져나온 겨드랑이털을 살살 건드리시더니
나보고도 해보라신다.
어린놈이 슬금슬금 다가가 건드리려 손을 뻗는데 아버님이 갑자기
"이놈."
깜짝놀라 다시 아주머니품에.....
두분은 호호호 껄껄껄....
10대중반에 갑자기 이생각이 떠오르는데 이상하다.
도데체 그 아주머니가 누구시란 말인가?
참 궁금하면서도 아버지에게 그런 장난을 치실정도면 어머니밖에
다른사람일리는 없잖는가 하는생각에 어느날 아버님과 막걸리를
나누면서 여쭈어보았다.
(그때에도 술예절을 가르치시려는 아버님과 술잔을 조금씩 나누고는했다.)
아!
그런데 아버님도 그때의일을 기억하고 계셨고 그아주머니가 나의
어머님이셨다고 확인을 해주시는게 아닌가.
아하!
그분이 어머니셨다고?
그 따뜻하고 포근했던 그 품속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는데....
다시는 그품에 안길수도 없는데.....
그분이 어머니시라고?
허허허.........
그 얼마후에 우리가족은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으로 이사를했고 바로
그다음해에 동생이 태어났으며 어머니는 중풍에 걸리시고 말았다.
그러니까 내가 네살 되던해였다.
그해 또 여름날,
한참 낮잠을 자고있는나를 아버님이 깨우신다.
"얘얘, 인극아. 일어나라."
"엄마 돌아가셨다."
부시시 일어나며 "으응, 엄마죽었어?" 하면서 옆을 돌아보니
아주머니(어머니) 한분이 조용히 눈을감고 누워계신다.
(이부분도 아주 기억이 생생하다.)
그저 어리디 어린놈이 죽음이뭔지 그래서 다가오는 이별이뭔지,
다시는 앞으로 볼수가 없다는게 뭔지 알기나 할꼬.
그저 덤덤이 바라볼밖에.
더운 여름날에 삼일장이니 뭐니 따지지 않은것같다.
얼마가 지나서인지 모르는데 동네 아저씨들이 어머니 시신을
운구하여 공동묘지로 떠났고 나는 집에서 놀고있으라는 아버님의
말씀으로 집곁의 공동우물을지나 떠나시는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다음날부터,
공동우물 곁에서 놀고있는 어린나에게 동네 아주머니들이 물으신다.
"인극아, 네엄마 어디로갔니?"
"네에, 저기로 가셨어요."
마지막 가시던 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아주머니들은
"에그 쯫쯫, 불쌍한녀석."
하면서 측은한 표정으로 혀를 차거나 빨래하던손을 행주치마에
쓱쓱닦고는 어머니대신 포근히 안아주시곤 했었다.
그런데 내가 왜 불쌍한건지. 안아줌이 좋기는 하지만 왜 이아줌마가
날 안아주시는지는 이일을 기억할때인 10대 중반때에야 알게되었다.
(그리고는 초등 5학년때 다시 인천으로 이사왔다.)
그렇게 떠나가신 어머니.
사춘기 들어서서 어찌나 그립던지......
아직도 그 품안의 포근함이 남았는데 어머니는 어디에......
무엇이 그리급해 그리도 황급히 이 자식곁을 떠나셨단 말인가.
그시절에 누군가 내게 네소원이 뭐냐고 물을때 나는 망설임없이
대답하곤 했었다.
"어머니 품에 안겨 포근히 잠들어보는게 소원." 이라고.
비록 품에안겨 잠들수 없었지만 인천에서 가평군 설악면의
어머니 산소까지 10대때인 그때의 교통편으로 하루종일 걸리는
그거리를 한달에 두세번씩 다녀오는것으로 그 그리움을 달랬다.
어머니....
지금 이순간에도 당신이 너무너무 그립습니다.........
에이그,
주책없이 눈물은.......
그래도 우리여친들의 자제들은 참으로 행복한거다.
아직까지 이렇게 건강하고 어여쁜 어머니와 함께하고 있잖니.
그저 지금 어머니와 함께함이 행복인줄 알기를, 그리고 효도하기를
우리 여친들 자제들에게 당부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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