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엉? 이럴수가! 어느 여꼬로부터 받은 잊지못할 충격.

인천백작 2008. 1. 26. 22:06

정말 그것은 일생일대의 잊을수없는 커다란 충격,

또는 사건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지금이야 당연히 그런것이라고 알고있고 또 권유하고 있지만.

 

2004년 7월6일,

갑자기 친구란 존재의 중요성과 그리움을 가득안고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지며

이리기웃 저리기웃하던 내눈에 번쩍띄인 글귀하나.

 

동갑내기들의 모임인 <57년 꼬들의 느낌>.

어찌나 반갑던지 앞뒤 가릴새도 없이 가입란에 번개같이 클릭.

이꼬방의 일당(?)으로서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참 신선한게

글을쓰고 꼬리글달고 하는것이 모두 반말이네?

처음엔 멋쩍기도하여 경어를 쓰다보니 어느꼬 하는말이 이방에선 경어쓰면 벌금을 물린댄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아직까지 이방에서 벌금낸 사람이 없다고 친절하게 안내도 해주면서.

지금은 나도 이런말을 가끔은 하지만.ㅎㅎㅎ

 

그래서 글에서는 어색함없이 동갑이라는 자격(?)을 내세워 반말로 주고받기를

하면서 지내는중에 번개가 어떻고 정모가 이러니 저러니 하면서 자주들

모이는 모양이던데 도데체 내가하는일의 특성상 그시간 맞추기가 도저히 어려운거였다.

 

모임후기란을보면  어찌나 즐거웠는지 글만봐도 알겠는데 샘이날정도로 즐거웠을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참석하지 못함을 한탄만하고 있었다.

 

그러던중 2004년 10월9일.

충북 진천에서 가을 체육대회가 열린다고 알리는데 다른덴 몰라도 여기만큼은

꼭 빠질수 없다는 어떤 사명감같은 것이었을까?

무슨일이 있어도 꼭 참석하겠다고 별르고 별러 시간을 만들어 이 오산에서 진천까지

그 먼길을 혼자서 달려갔다.

 

가는도중에도 머리속은 단 한가지 생각으로 꽉 차있었다.

 

사이트에서는 얼굴이라도 보이지 않으니 핑계김에 반말을 한다하더라도 남여가 모이는

그곳에서 초면에 얼굴을 맞대고 반말을 해야되나 경어를 해야되나 도데체가

결론을 낼수가 없는거였다.

만약 반말하다가 상대가 언짢아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그러다 교양없는 사람이라 무리에서 밀려나면 어쩌나 하는 우려까지.

참 많은생각(그래봐야 한가지지만.)을 하면서 드디어 체육대회장소인 농원에 도착했다.

 

도착해서본 나의눈은 그만 놀라움에 커다랗게 떠지고 입은 헤~벌어지고 말았다.

체육복으로 간편하게 차려입은 우리여꼬들.

내 뇌리속에 48세의 중년아줌마라는 사람들은 그저 두리뭉실허니 굵직한 허리와

펑퍼짐하여 푸짐한 엉덩이를 죄우로 흔들면서 오리걸음이나 흉내내는  사람들로 알았는데

이런.........

 

어떻게 몸매관리를 했길래 이렇게 전부다 처녀들 같은건가?

내가 자리를 잘못찾아왔나? 하고 잠시 헷갈리고 말았는데 거기에 더하여 울 남꼬들.

남자나이 40 대에 얼굴들은 철저히 책임들을 졌구나... 하는 생각에 나만 늙은것 같더라.

 

그렇게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접수대로 다가가 처음 얼굴을 대하는 우리여꼬.

나름대로 나도 두꺼운 안면은 누구한테 지지않는다고 장담을 했었지만 이것참.

아까 오면서 내내 생각했지만 결론을 내지못한 반말이냐 존댓말이냐 어떤걸?

 

그래서 접수대의 여꼬에게 어정쩡한말로 말했다.

"나........ 인천백작........................."

그러자 접수대의 (닉도 않잃어버린다.) 색동이 라는 닉의여꼬가 반가이 맞는다.

 

"어. 어서와라. 백작아."

 

 

그순간,

 

무언가 커다란것으로 뒷머리를 한대 맞은것같은 묵직한 충격에 아찔함을 느끼고

잠시 멍~ 해지고 말았다.

 

아직까지 남여칠세가 어떻고 남여구별이 이러니하는 우리세대에

초면에.

그것도 여자가 남자에게.

거침없이 반말을???

이럴수가 !

 

긴시간도 아닌 약 1~2초나 됐을까?

아주 짧은시간이었지만 나의 멍한 표정에 잠시 당황했던가?

색동이 친구도 잠시 멈칫해 있었다.

 

그러나 다음순간.

화악 피어오르는 커다란 기쁨의 환희.

 

"그래, 이거야."

"바로 이런것을 바란거야. 이 기쁨이라니...."

 

어찌나 기분이 하늘을 나를것같이 좋았던지 얼른 손을내밀어 이미 내밀어진 색동친구의

손을 덥석 잡고 반가움을 나누었다.

 

그다음일이야 경험한 친구들이 다 알테니 생략하고 그때의 그사건은

지금도, 앞으로도 내 뇌리에서 지워지지않을 커다란 기쁨의 충격으로 내내 남으리라.

아주 큰 기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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