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놈.
뭐 말 그대로 미친놈은 미친놈이 맞겠다.
오랫만에 이 방에 글하나 올리면서 제목이 참 거시~기 하다마는
그래도 미친건 미친거지 어쩌나 그래.
많은 글들에서 필자들이 강조하는것이 무슨일이든 제대로 하려면
무조건 미쳐야 한단다.
뭐 그전 옛날부터 흔히 듣던 말이다만.
시를 잘 쓰려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더라도 무시하며 시만 쓸 정도로
미쳐야하며 뭐시기 거시기 잘 하려면 또 미쳐야하며 이래저래 미치지 않으면
거 뭐시기가 안되니 미쳐야하고 기타 등등등....
그런데 내가 처음으로 미친놈(?)을 본것이 고 2때이다.
미치도록 더운 여름에 인천의 어느 바닷가에서 신나게 수영을
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한 젊은이가 삼각대에 보기에도 고급 스러운
카메라를 거치하고는 바다를 향해 셔터를 열심히 눌러대는 것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필름값도 상당히 비쌀텐데 사진이란 그저 놀러간 기념으로
풍경을 배경삼아 인물이나 찍는것이라고 알고있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그사람 카메라 렌즈가 향한곳엔 글쎄?
도대체 뭐가 있는거지?
그래서 물개가 헤엄치듯 슬금슬금 물가로 나와서 물어봤다.
"뭘 찍으세요?"
그러자 그사람 왈.
그저 바다 사진을 찍는댄다.
그 비싼 카메라에 또 비싼 필름 낭비(?) 해가면서.
그말을 듣고 다시 물로 슬금슬금 헤엄쳐 들어가며 혼자 웅얼 거렸다.
"원 미친놈 다 보겠네."
그런데.
그로부터 딱 15년이 지난 30세부터 내가 그런 미친놈이 될줄이야.
세상에....
카메라에 한번 미치니까 이건......
근데 자세한 문제점은 다음에 얘기 하겠지만 작품이랍시고 개인전은 못했지만
단체전에 구석탱이에 몇점 걸었다가 몇년후 그 사진을 보노라면
얼굴이 화끈해지지 뭔가.
"에휴, 이걸 작품이라고 걸었단 말인가."
사진 한답시고 30 여년 지나도록 없는시간 쪼개가며 열심히 틈나는대로
찍어댔지만 아직 누군가가
"네 작품 내놔봐."
한다면 척하니 내놓을 작품?
하나도 없다.
그래도 돼지털.
아니.
디지털 카메라 덕분에 엔간한 사진을 버리지않고 컴에 저장 해놓는데 지나서
하나하나 보다보면 그나마 쓸만한 사진이 제법 보이긴 하더라만.
내놓기엔 좀 얼굴 땡기는 수준이란건 잘 알지만.
아무튼 말이다.
이 미친 나(?)는 오늘도 시간내어 카메라에 렌즈 조립하고는 이곳 오산천변
꽃 사진 찍는답시고 그 뜨거운 햇볕 밑으로 털래 털래 나가고 있다.
나,
미친놈 맞지?
앞으로도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참 오래도록 미칠것같다.
심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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