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실업자 생활의 첫날.

인천백작 2012. 3. 1. 14:52

눈이 번쩍 떠진다.

분명히 평소에듣던 요란한 알람소리는 없었던것 같은데.....

 

천천히 둘러보니 아직 날이 밝지 않은걸보니 다른때와 다른게 없다면 지금 시각은

5시 40분일것.

 

침대 머리맡의 T.V 리모콘을집어 T.V를 켜보니 아직 정규방송은 시작하지 않았고

그 불빛에 보이는 벽시계는 분명히 5시 40분에서 조금 지나고 있었다.

자, 그럼 출근 준.... 비..............를?

 

아참,

아니구나.

오늘부터는 갈데가 없는거잔아.

아내와같이 오늘은 조금 떨어진곳의 산에 등산가기로 한거잔아.

그것도 푸욱 자고 아침 7시에 기상해서 말이지.

그래서 알람도 7시에 맞춰 놓았으니 이시간에 울릴리가 없는거구만.

 

그러고보니 아직도 시간이 남았구나.

그런데 주방에서 똑딱 거리는소리.

아내는 벌써 아침을 지으려는가?

 

그런데 이곳의 친구들도 말했지만 습관이란게 참 무섭긴 무섭더라.

더 자려고 이리뒹굴 저리뒹굴 해봤지만 눈만 말똥 소똥 소똥 말똥.

그러기에 아예 자리털고 일어나 주방에서 일하며 힐끗 돌아보는 우리 숙에게 다가가

그 가녀린 허리를 꼬옥 안아주었다.

 

그럭저럭 아침밥을먹고 그다음 일들을 처리하고.... 등등등.

 

등산복을 입고는 아내와 동네산에 갔다가 내려오며 어디 갈데가 없으니 운전할일도

없겠다.

캔맥주 하나씩 나발을 불고보니 어느덧 점심때.

 

집에 들어와 샤워하고 아내가 끓여준 바지락 칼국수 한그릇 뚝딱 비웠는데.....

 

아내에게 실업전부터 신신 당부한 말이있다.

처음에는 망설여지고 힘들겠지만 매일 아침마다 산에 다녀오면 점심먹고 평소에

하던대로 하라고.

남편이 집에있다고  꼭 함께 있으려고 하지말라고.

이유야 잘 알테니 설명은 필요없겠고.

 

아내가 하는일이란게 옆단지에 사는 큰언니와 동네 목욕탕에서 동네 여인들과

홀랑 벗고(윽! 야~하다. ㅎ)수다떠는 일이다.

워낙이나 폐쇄적이고 사람을 사귈줄 모르는 사람이라 그렇게 해서라도 교제의폭을

넓히라 누누히 타일러 어느덧 아내의 생활속에 일부로 자리잡게 되었던 일이다.

 

아내를 목욕탕에 보내놓고 난 그다음엔 뭐하나?

앞으로는 이런저런일을 찾아내고 또 친구들 만나러 다니기도 하겠지만 아직은

직장생활의 범주에서 벗어나질 못하겠다.

 

그러니 컴이나 켜고앉아 오늘도 글만 끄적거린다.

 

에~~~~~.

 

내일은 또 뭐하나?

 

 

2월 29일 직장생활을 끝내고 3월1일 아침을맞아 받은 실업의 첫날 느낌을 적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