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걔?
겨우 고것가지고?
아유~~~,
백작 답지않아라.
뭐 사고쳤다니까 무슨 커다란 사고라도 쳤나해서 들여다본 친구들은 조금 실망도 할것같다.
아이들이 어리던시절.
카메라에 미쳐(?) 가지고는 휴일만되면 카메라 하나 달랑메고 동호회원들과 전국을 누비던시절.
어느날 카메라 장비를 정비하던중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하나.
내가 지금 무슨짓을 하고 있는거지?
10년이 넘도록 홀아버지와 아이들을 아내에게 맡겨놓고 내가 무슨일을 하고있는거야?
그 오랜세월동안 사진을 찍었으면 "네 작품한번 내놔봐라." 했을때 "이놈이요." 하고
내놓을것도 없으면서 도대체 그동안 뭘하고 돌아 다닌거냐 말이다.
사실 그동안에 작품전 이랍시고 열어보기도 했지만 그리 작품다운 작품이 있기나 하던가?
불현듯 떠오른 그 생각에 아내에게 어찌나 미안하던지 카메라 장비를 발로 팍 밀어버리고
아내를 불렀었다.
영문을 모르고 다가온 아내의 손을잡고 단단히 약속을 했었다.
"그동안 참으로 미안하이."
"내 앞으로는 당신만을 위해서 살아가려네."
"고마우이."
그후에 그저 행사가 있으면 기념 사진이나 찍으면서 보내다가 필름카메라가 역사의 뒤켠으로
서서히 사라질때쯤 완전히 카메라는 내손에서 떠났었다.
그런데 사람이 살면서 아무래도 기록하여 남기고싶은 장면이 없을수가 있던가?
디지털인지 돼지털인지 활성화되어 널리 쓰일때 시대에 너무 뒤떨어져도 곤란한것.
포터블 디지털 카메라를 사가지곤 기념사진만 찍으면서 돌아다녔고 여태껏 올린 사진이 700만
화소의 콤팩트 카메라 사진들이다.
소위 말하는 손안에 쏙 들어오는 자그마한 자동카메라 말이다.
그렇게 몇년을 찍다보니 슬슬 올라오는 욕심하나.
아무리 콤펙트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큼직한 D.S.L.R 만 하던가.
그저 니콘이나 캐논에서 나오는 성능좋은 수동식(자동식과 구분하기 좋게 말하면) 디카를
갖고싶은데 마누라 눈치가 영 껄쩍찌근한게 정말로 샀다가는 뭔가 박살이나도 날것같으니
감히 언감생심 꿈만꾸고 (그래도 꿈이라도 꾸니?) 있었다.
가끔 한번씩 옆구리 찌르듯이 한번 카메라 구입에대해 꾸욱 찔러보면 아예 대답도없이 눈만 짜악
흘기는것으로 분명한 거부반응을 보이니 공처의 경지를넘어 경처의 경지에 다다른 나로서는
마나님뜻을 거부하고 카메라를 구입하리란 생각은 애시당초 감히 마음먹을 생각도 못했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에서는 한가지 계획을 차근차근 세우고 있었다.
사실 일제 디카들이야 성능은 어쨌던간에 엔간한건 마음에도 차지않고 그저 마음에 들었다하면
최소 400에서 900만원 이상이니 감히 생각도 못하고 대신 국내 S사에서 이미나온 디카는 조금
성능에 미진한것 같지만 그다음 후속 모델이 나온다면 구입해 볼만하다 생각하고 있던중 드디어
그 후속모델이 나왔다.
그래서 아내에게 년말이라 기본 월급외에 이것저것 과외로 입금되는 돈이 천만원 가까이 되니까
그중에 얼마는 내가 카메라 구입에 사용할테니 건드리지 말라고 엄중히 선언을 해버리니 아니나
다를까.
그냥 꽁알 꽁알 쨍알 쨍알 난리도 그런 난리가없지. ㅎㅎㅎ
암튼 그렇게 선언을하고는 드디어 그 카메라와 필요한 렌즈 몇개및 악세사리 도구들을 챙길수 있었다.
야호~~~! ㅎㅎㅎ
우선 테스트로 수백컷을 기능별로 찍어보니 "음, 역시." 할정도로 화질이 일단은 맘에든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이 카메라로 마음에드는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인데 아내가 걱정스레 묻는다.
"당신 옛날 어느때처럼 사진 찍는다고 혼자서 돌아댕기는거 아니야?"
아,
이사람이 그게 걱정이었나?
그래서 분명히 못박듯이 맹세를 해주었다.
'아니야 숙. 예전에 내가 약속했던것 잊었어?"
"그저 우리 부부가 다니면서 찍는사진을 기왕이면 더 좋은 화질로 찍고싶어 산것뿐이야."
"자동 카메라로는 표현에 한계가 있기때문에 그동안 불만이 많았었거든."
그제야 안심한다는듯 표정이 풀어지는 숙.
나,
그래서 그냥 요만큼 (보여? 내 새끼손가락. ㅎ) 사고 쳤다구 보고하는겨.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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