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설중에서 많이 발견되는것 하나는 지방에 사또가 부임하자마자
아침이면 송장으로 발견된다는 얘기가 몇개있다.
그중 한이야기를 예로들어 말해본다.
어느 지방에 정말 사또란 양반이 부임해오면 다음날 그 고을은 그 신임사또의
초상을 치르는게 전통이 되다시피 하는곳이 있었댄다.
그러니 그곳에 부임 하고자하는 사또도 없거니와 거기로 발령만내면 병이 어떠니
노모께서 환중이시니 따위의 핑계를대고 관직을 사직해버리니 사또자리는 한동안
공석이요 그러다보니 민심은 흉흉하고 도둑은 들끓고하여 조정에 커다란 근심을
주는 골칫덩이가 되어버렸다.
이에 조정에선 드디어 널리 방을 붙이기를 상민이아닌 누구나 지원하면
그 지방의 사또로 발령을 내주겠다 하였단다.
그래도 목숨은 하나라,
접수창구에 파리만 날리는데 때마침 궁궐 문지기중 초급군관이 있었다.
초급군관이라 하지만 나이가 어언 30여세인데 워낙이나 강골인데다 성미가
불같아서 원칙에 어긋남을 두고보지 못하는 사람이다보니 툭탁하면 상관들과
트러블이 잦아 진급을 못하는 사람이었다.
이사람 생각에 이렇게 살다가 갈바에야 이판사판 공사판이요 감잡았다 땡감이라.
(이런말이 있기는한가? 해놓고도 어째 좀 이상한걸? ㅎㅎㅎ)
어디 나도 사또한번 되어보자는 심사로 지원했고 조정에선 기껏 그런사람이
지원했으니 떫떠름 하더라도 약속대로 발령을 내주었댄다.
부임첫날 아전들과 인사하고 드디어 첫날밤.
곁에 장검을 놔두고 정복을 입은채로 책을읽고있는데 어언 자정.
괘종시계가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를 뎅~~뎅~~( 가만, 그시절엔 시계가 없었네?)
암튼 자정이되자 무언가 귀기가 싸~하니 방안을 덮더니 사또가앉은 정면의
벽에서 물이 스며나오듯이 허연 수염을 휘날리며 점잖은 노인하나가 스으윽
소리없이 나오는거라.
그러니 그동안 사또들이 그때에 기절해서 그만 불귀의 객이 되었던것.
그러나 이 사또는 덤덤이 그 노인귀신을 맞아들였고 그 노인귀신은 드디어 자기의
하소연을 들어줄 사람을 만났다 기뻐하며 둘이 대좌하고는 노인의 말을 들으니.....
그 노인은 높은벼슬을 지내고 고향에 돌아와 말년을 행복하게 보내고 죽었는데
그사람 무덤에 밤만되면 여우들이 나타나서 무덤을 파헤치며 장난을 쳐대어
죽은몸이 괴로움에 또 죽게 생겼으니 그 여우들을 물리칠때까지 얼마간이라도
내 무덤을 밤에 지켜주오..... 라는 부탁을 하려고 올때마다 사또들이 저승길로
먼저가더라 하는 말과 지켜주기를 당부하고 그러마고 약속했고 등등등....
다음날아침.
관아의 마당에서 시끌벅적한 소음이 들리기에 무슨일인가 나가보니 이런...
아전들과 포졸들이 칠성판을 준비합네 상여를 대령합네 난리도 아닌거라.
"네 이놈들, 이게 무슨짓이냐."
가뜩이나 큰 덩치에 큰소리를 꽥 질러대니 법석을 떨던 사람들이 기절초풍 하더라.
그러면서 속으로 그랬겠지?
"아니, 저건 어째 되지지도 않았네?"
그래서 그날부로 밤마다 포졸 두명을 보내어 무덤에서 보초를 서게하여 여우의
접근을 막아주었는단다.
며칠이 지난후에 처음 부임하던 날처럼 그 노인귀신이 나와서는 사또에게 감사의
말을 하면서 또 하는말이 우리 심심하니 장기나 한판 둡시다.
밤느즈막히 장기를 두면서 술한잔 나누다고 그러다가 돌아가고 또 며칠후면
또 나타나서 이번엔 바둑한판 그리고 또 술한잔.
그렇게 여러날이 흘러가던중 어느날 이방이 사또를 보더니 깜짝놀라 소리를
지르는게 아닌가.
"아니? 사또, 사또 안색이....."
"어째 그러시오?"
"예. 말씀드리기 송구하오나 사또 안색이 꼭 시체처럼...."
무슨 말인가하여 거울을보니 언제부터 였는지 알지는 못하지만 정말 사또의 낯빛이
시체처럼 푸르딩딩하며 핏기가 없어 보이는게 아닌가.
이상하다 하면서도 그날밤에 예의 그 노인귀신이 와서 놀다가고 그 다음날다시
거울을 보았더니 어제보다 더 낯빛이 나빠진것이 보였다.
그때서야 사또는 무릎을 탁 치며 깨우치는게 있었다.
"아하, 일반 사람이 귀신과 오래 같이하면 정기를 빼앗겨 종내에는 죽는다더니 허허."
사실 그 귀신이 의도했든 아니든 그렇게 된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던바 어떤 조치는
취해야 하겠다는 생각에 준비를 했단다.
다시 며칠후 그 귀신은 찾아왔고 장기한판을 두고난후 사또는 준비물을 꺼내며
말했다.
"자, 출출 하실테니 이것좀 드시면서 하시는게 어떻겠습니까."
이때 사또가 내어놓은 탐스런 과일은 다름아닌 잘 익은 복숭아 였더라.
복숭아란 잘 알다시피 귀신을쫓는 과일로 알려진것이고 그래서 제삿상에 다른
과일은 올라가도 복숭아는 올리지 않는것.
사또의 의도를 알아챈 그 노인귀신은 탄식하여 한숨을쉬며
"어허, 내가 사또와 즐겁게 지냈더니 이제는 그만오란 말씀이시구만."
그러면서 잘 알면서도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돌아서더라.
그 노인귀신은 자기 무덤으로 돌아와 공연히 보초서느라 수고하는 포졸들에게
냅다 고함을 질렀다.
"야, 이놈들아. 이젠 그만 지켜도되니 그만 돌아가 꺼지거라."
포졸들 눈에야 귀신이 보이진 않지만 두 포졸이 이상하다는듯 나누는 말.
"이상하네?"
"이 가을에 어디 모기라도 날아다니나?"
"어째 귀속에서 앵앵 소리가나나?"
"그러게나 말일세."
자,
진짜 하고싶은 얘기는 여기서부터......
얼마전에 이 공간에 < 꿈속의 그여인은 우정인가? 사랑인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적이있다.
38년만에 찾아낸 시골 초등학교 동창들.
첫 동창회에 참석했을때 어찌나 반가운지 눈물이 날정도였고 그후에 이어지는
만남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그 반가움과 즐거움은 더욱 배가 되었는데 그중에서
어린시절 한동네에 살면서 나와 소꿉놀이하던 여자동창친구.
"그러니까 네가 내 첫번째 마누라였단 말이다."
나의말에 배꼽잡고 웃으며 추억을 더듬던 그녀.
그렇게 몇년간 행사때에 서너번 만난후 어느날 동창회 총무로부터 날아온 비보.
그녀가 몸이 좋질않아 진찰을 받아보니 위암말기.
6개월의 시한부 인생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댄다.
그런데 그 진단을 받은 3개월후 새벽 5시경에 그녀가 내꿈에 나타나 내등에 업혀서
강변을 뛰어다니며 즐겁게 놀다가 잘있으라 잘가라 헤어지고 꿈에서 깨었는데
아침 8시경 총무로부터온 문자.
"아침 5시경 ㅇㅇㅇ 임종."
세상에....
그러니까 숨을 거두자마자 내게와서 놀다 갔더란 말인가?
무거워진 가슴을 진정 시키기까지 참 많은시간을 보내야 했었는데 문제는
그다음이다.
그후 2년이 지났지만 가끔씩 그녀는 내꿈에 나타났고 서로 반가이 인사를 나누고
즐거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음행동.
그러니까 손을 다정히 잡는다던가 어깨를 감싸안아 반가움을 표시한다든가 하는
행위를 하려고만하면 언제 나타났는지 "안녕하세요?" 하는 인사와함께 우리아내가
꼭 내곁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면 행동을 주춤하게되고 아무리 친구라 하더라도 여인인데.
아무려면 아내앞에서 다른여인의몸에 손을댈수 있겠는가.
그저 약간은 어색하게 대화를 나누는데 그녀는 어딘지 모르게 초조한 낯빛으로
내게 더 다가오지 못함을 안타까워 하는것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내곁에는 동창 친구라니 봐준다 하면서도 시퍼런 눈빛으로 잠시도 감시의눈을
떼지않는 아내가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얼마동안 대화를 나눈후 그녀는 아쉬운 표정을 남기고 더 잡으려는 나를
뿌리치고 발길을 돌리길 여러번.
꿈에서깨어 생각해보면 역시 내 아내는 나를 지키는 수호신같은 또다른 존재인가?
뭐라 형용하기 어렵고 말만 무성히 듣기는 했지만 정말 귀신이 있기나하며 정말로
그 귀신과 오래 함께하면 그런일이 진짜로 일어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우리아내는 꿈속에서까지 이 남편을 지키는가 보구나.
아침에 일어나 아내에게 다가가 지켜주어 고맙다며 꾸욱 허리를 끌어안고 찐하게
뽀뽀를 해대면 영문도 모르면서 씨익 웃어주는 이쁜사람.
그래.
고맙네.
꿈속에서까지 수고많은 내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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