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가지에 열중할때는 그러질 않는데 평소에 내 뇌리속은 마냥 복잡하기만하다.
지나간 과거의 실수부터 읽었던 책한줄까지 기억속에 끄집어 내어서는 씹고 되씹고
새김질 하는게 습관이라면 습관인데 그러다 전철같은데 타고가다 예전의 우스웠던
과거를 떠올리고 혼자서 빙긋이 웃다보면 남들이 혹시 저놈아 정신이상자 아닌가
생각할까봐 얼른 그 미소를 거두느라 애도 참 많이도 써봤다.
아마 나같이 잡생각이 많은사람이 입산수도 한다고 했다간 부처님이 허리를잡고
웃으시지 않으셨을까?
그러던중 생각나는 예전에 신문기사중 하나.
어느 시골동네 양계장에서 닭 두마리를 서리해먹은 동네사람을 양계장 주인이
신고하였고 경찰은 그 사람들을 절도죄로 입건하면서 한 경찰이 씁쓸이 했다는 말.
"허허, 요즘 세상 인심이라니..."
즉 예전엔 그저 동네 아무개네집 닭 한두마리 정도야 장난으로 서리해 먹었고
또 그게 동네 인심이었는데 기껏 닭 두마리 가지고 신고씩이나 하고그러나 하는
생각이었겠지.
그런데 여보셔.
그게 그 한사람에겐 두마리겠지만 이놈저놈 수십,백명이 그렇게 서리했다면
도대체 몇마리 였겠으며 그러다보면 심각한 재산권 침해였을테니 그 주인이
오죽하면 신고 했겠느냐고.
나같아도 당장에 신고했던지 아니면 서리하는 그자리에서 그놈들 다리몽뎅이라도
분질러 버렸을거 같구만.
또하나.
어느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식사하는 손님을 시중들던 신랑측 가족이보니 이상하게
초청한 사람보다 숫자가 많아보이고 둘러보니 모르는 얼굴들이 상당수 있는것
같더랜다.
경찰을불러 입회하에 한사람 한사람 조사를하니 여러명의 손님아닌 손님이
적발되었고 그들은 그런 결혼식장만 찾아다니며 식사해결및 선물을 챙기는
사람들 이었다더라.
복장은 그에 걸맞게 거의 정장차림이고.
예전에 동네에서 잔치할땐 하다못해 거지가 들어와도 개다리 소반에 조촐하게라도
한상을 차려줬다는데 이건 좀?
그러다보니 내 결혼식날이 생각나더라.
결혼식을 7월8일날 하도 더운때에 해서그런가 .
예식장이 한산하여 좀 긴시간동안 여유있게 피로연을 벌일수 있었다.
폐백을 드리고 식당에가니 300여명의 손님은 거의가고 종친과 친구들 약 70여명이
남아서 떠들썩하니 식사들을 하고있었는데 환갑이 넘으신 종친 조카뻘 되시는분이
대뜸 하시는말씀.
"아저씨, 그리고 오늘부로 아주머니."
"여기서야 종친들 자리니까 아저씨지만 나가면 자네라 할겁니다."
모두 와하하 웃으면서 그러시라 했지만 젊은 아저씨 보시기 정 떫으시면 차라리
할머님께 낳아달라 하시지 그러셨느냐는 말은 입속으로 삼켜버렸다.
그러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한쪽외진 식탁에 허름한 청소부(미화원) 복장의
초로의 왜소한 사나이 한사람이 허겁지겁 음식을 입에 쓸어담다시피 황급히
먹고있는 모습이 내눈에 띄었다.
지금이야 환경 미화원도 경쟁력이 센 직종이 되었지만 그당시엔 그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가난하디 가난한 사람들이 하는일 정도였으니.
저런 저런 ....
저러다 체할라.
시중을 들고있는 세살아래 동생을 불러서 그 사나이를 가리키며 몇마디 해주었고
고개를 끄덕이며 쟁반에 몇가지 음식을 준비해간 내 아우.
허겁지겁 음식을 먹느라 주변을 둘러볼새도 없는 사람앞 식탁에 정갈한 음식접시를
하나하나 내려놓으니 이사람 휘둥그레 크게 뜬눈으로 젓가락질도 멈춘채 멍하니
아우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음식을 다 내려놓은 내아우가 미소를 띄우며,
"저희형님 결혼식에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두르지 마시고 천천히, 천천히 맛있게 드십시요."
돌아서는 아우의 뒷모습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던 이사나이는 정말 천천히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으며 가끔 목이 메이는지 목울대를 꿀꺼덕 거리기도 하면서
그 많은 음식을 거의다 치우더라.
거의 식사를 끝낼때쯤 아우는 자그마한 상자에 음식을담아 그 사나이에게
내밀며 가족분들과도 나누어 드시라하니 이 사나이는 그저 멍한표정.
잠시후 그 상자를 들고 일어서더니 나에게 다가온 이 사나이.
연배로 따져도 한참어린 내게 허리를굽혀 정중히 인사하며 내내 행복하시라 하더라.
일어나 마주 인사하며 부족한것이 있으면 더 말씀하시라 했더니 이사나이는
그저 감사하다 하고는 뒤돌아 떠나갔다.
떠나가는 그를보면서 얼마나 가슴졸이며 식사를 했을까를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져 오는것을 어쩔수 없더라.
그러나 지금 생각해도 나란놈은 이해하기가 참 곤란한 놈인건 사실이다.
지금 이순간 그때 생각이나 떠올려 잡생각까지 하는것을 포함해서 말이다.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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