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이들어감을 굳이 실감하고 싶은생각은 조금도 없는데 주변에선
당신은 이미 이만큼 나이를먹은 사람이요 하는것을 자꾸만 깨우쳐 주는데야
피할 방법이 없구나.
재작년엔가?
인삼을사러 금산 인삼시장을 갔을때 실내에서 내곁을 스쳐가는 조그마한 계집애.
그 아이가 내앞으로 다가오자 그 아이 엄마가 하는말.
"얘, 할아버지 지나가신 다음에."
할아버지?
주변에 할아버지가?
그리고는 휘이 둘러보니 할아버지커녕 남자는 나 하나.
그럼 나보고 할아버지라 한건가?
아니?
벌써 내가 할아버지 소릴 들을때가 됐단말인가?
참 그때 작지않은 충격 같은것을 받았었고 아내에게 그말을하니 뭔가 떫떠름한
기색을 띄우던 아내의 표정이 기억에 생생하다.
동네에서 작은 아이들이 까불어대며 나를 부르는소리.
"할아버지, 할아버지".
하긴 너희들 입장에서 아저씨라 하기엔 좀 그렇긴 하겠다만 그래도 이놈들아
난 아직 할아버지라 불리기엔 억울하단 말이다.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 내 생각일뿐.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나를 가리키며 하는말도 할아버지.
어린애들도 할아버지.
그러고보면 이제는 할아버지란 호칭이 어울릴만큼 나도 나이를 먹은건
확실한거 같은데 시장통에서 장사하는 아지매들은 또 아저씨라 부르니
그럼 난 아저씨야? 할아버지야.
아저씨도 어울리고 할아버지도 어색하지않은 나의 나이.
어쨌건 할아버지란 감투하나는 제대로 얻어쓴것도 같구나.
하긴 얼마후에나 될른지 모르지만 이미 시집보낸 딸내미가 외손주라고
덥석 안겨주면 빼도박도 못하는 할아버지인거야 틀림 없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그래도.
할아버지란 감투가 그리 달갑지는 않은데............
또 그래도.
아직 한가지 쪼끔 다행인것은.
요즘 젊은것들이 버르장머리가 없어서라고 보기는 싫지만 대중교통 이용시
자리 양보를 않는걸보면 아직은 완전한 할아버지가 아닌건 확실한가보다.
그러니까 이놈의 감투는 상황에따라 벗겼다 씌웠다 지들 멋대로네.
허허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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