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층,
우리 바로 윗층.
18층 아파트 건물에서 우리집이 13층이니 말이다.
2000년 12월 5일날 이 아파트에 입주하고는 약 2년후 여름철에 윗집에
이사왔노라고 30대 중반 여인이 인사차 수박을 한통가지고 왔었더랬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딸이 5살인데 좀 시끄럽더라도 양해좀 해달라고 부탁도
빠뜨리지 않고말이다.
직업은 그 여인이 초등교사이고 남편은 농협 직원이라더라.
그런데 당장 그날부터 우리집은 완전 지옥정도는 아니지만 엄청난 소음에
시달려야만했다.
이건 도데체가 밤낮이 따로없이 그저 시골집 천정에 쥐새끼 뛰노는것 못지않게
우당탕 쿵땅을 지나쳐 가지고는 뭘 끌고다니는지 꾸그극~~ 꾸그극~~....
아마 장난감말을 타고다니는 소린가 보더구만.
거기다 뭔 서랍을 그리 밀어대는지 스르륵~~ 꽝! 스르륵~꽝!
좀 조용해졌나 싶으면 갑자기 쾅!!!
좀 높은 침대같은데서 뛰어내리는 소린가보았다.
조용하다 갑자기 큰소리가 날때에 그 가슴이 어떨지......
경험자는 잘 알테고. 으~~~
그런데 그정도였으면 그나마....
어느날은 유치원에 지 친구들을 몽땅 끌고왔는지 이건 놀이터에다
운동장이 따로 없구만그래.
그저 십수녀석 되는가본데 이놈들이 서로 엉키고 달리고 부수고 내던지고...
으으으.....
아무리 방음이 잘되어있는 곳이라해도 그정도 소음까지는 도저히 차단이
되질 않을것 같더라.
두어번 주의삼아 얘기해보긴 했지만 그렇다고 지 새끼를 꽁꽁 묶어놓을거
아니면 소용도 없을거라는거야 잘 알고있는 사실이니 그저 포기하고 운명(?)
이려니.... 하고 있던중 그 부인의 배가 점점 불러오더라.
"하이고... 둘째는 아들보려고 첫째 기집애가 그리도 극성이었구나?"
생각하며 그래도 이웃간의 정이던가?
득남을 기원했고 정말로 첫째가 7살 되던해에 아들을 낳더라.
큰놈이 그나마 커가기에 조금만 참으면 저놈이 철좀들어 조용해 질려니...
했더니 그 꿈(?)마저 무참히 깨어지는 순간이다.
아이고 내 팔자야......
정말로 큰애가 어느정도 조용해질즈음...
드디어 둘째놈이 바톤을 이어받아 그 못지않게 망아지뛰듯 뛰어대니 그나마
건물이라도 원상태를 유지함을 다행으로 생각함이 현명할것도 같더라만......
드디어...
한 보름전에 그 부인을 현관에서 만났더니 집을 내어놓아 팔리는대로
이사를 갈거란다.
말이야
"아고, 그래도 그동안 잘 지냈는데 가신다니 섭섭하네요~~~."
하면서도 속으로야 당연히
"아이고, 제발 어서좀 가주세요~~." 하는생각이 저절로 들던데 아마 이건
내 인간성에 문제가 있는것이 아님이 분명하고도 남을거다.
으으...
그 지옥의 세월이여.......
그러더니 드디어 오늘....
이삿짐쎈터 차량이 사다리를 뻗고는 그집 이삿짐을 부지런히 나르는데
아고.
기분이야 삼삼해라.
히히히.
드디어 소음의 스트레스에서 해방이라 이거렸다?
찾아올라가 인사치레로야 무슨말인들 못하리.
"이것참 8년을 아래윗집에 살면서 제대로 자리한번 못나누고 떠나시니 섭섭..."
하다는둥.
그저 어디를 가시던지 잘되시길 빈다는둥에 그래도 풍수가 좋아서 그런건지
이곳에서 득남도 하셨으니 어쩌구.....
귀에 듣기좋다는 소리는 아는대로 다 떠벌이곤 집으로 내려와서 아내에게 말했다.
"그런데 말야? 숙."
"저렇게 그동안 시끄럽던 저집이 이사를 간다니까 좋기야한데...."
"늑대입을 피하니 호랑이 아가리 앞이더라고 혹시 고만고만한 네쌍둥이네가
이사오면 어쩌지?"
아직 집이 처분된것이 아니라서 집부터 이사한다는 윗집인데 당분간은
비어있을테니 조용하겠지만 제발 부탁인데 이사가신 부인이시여.....
집을 팔더라도 제발 애없는 집에좀 팔아주소....
혹시 할배 부부에게 팔더라도 손주들 다 큰집에....
그런 생각은 해보기나 하신게유?
그저 이 중늙은이의 소원 같은거라우......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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