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이름을 불러주세요, 나 거기에 있거든요.

인천백작 2010. 2. 9. 11:26

세상에 태어나 이름이란걸 갖는 순간부터 난 그 이름으로 세상을 살아가게된다.

내얼굴,

내 몸보다 먼저 사람의 입으로 불려지는 나의이름.

누군가  내이름을  불러줄때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행위인지를 나이들어가며

아주 실감하는 중이다.

 

또한 소위 닉네임이라 불리는 별명, 별칭을 스스럼없이 불러줌도 본명을

불러주는것 만큼보단  덜하더라도 그속에 사랑을, 우정을 듬뿍담고 불러줌도

그 못지 않더라.

 

처음 이공간에 2004년 7월6일날에 발을 들여놓고 그저 모니터상에 떠있는 이름으로

서로를 호칭하고 동갑이라는 권리(?)를 내세워 모니터상에서의 첫대면에서  말부터

까먹어가며(반말) 대화하는게 얼마나 신기하던지.

이 적지않은 나이에 말이다.

 

그러다 그해 10월9일날,

(하도 충격적이어서 날자와 그녀의 닉도 않잊어버린다.)

충북 진천에서 전국 가을운동회가 있던날,

 

만사를 제쳐놓고 운동회장에 가면서 생각이,

우리나이인  40대말 아줌마의 몸매들?

그저 두리뭉실하고 펑퍼짐한....

그리고 남자들?

인격이 어떠네 배둘레햄이 얼마네 하면서 불룩이 나온뱃살들을 연상하며 가면서도

컴에서야 얼굴이 않보이니 맘놓고 반말을 했지만 실제로 얼굴을 마주 대하면 초면에

경어를 써야하나 그대로 반말을 해야하나까지 고민해가며 장소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첨 내눈에 보이는 풍경에 나 스스로 그 놀라움에 두눈이 화등잔만 해지고 말았다.

어찌 모두다 그렇게들 처녀몸매같이 날씬들할수 있는거지?

남자들?

전부 헬스클럽에 돈만갖다 발랐나?

어찌 모두 저렇게 몸관리들을 멋지게 할수있는거냐? 글쎄.

 

그 놀라움이 채 가시기전에 접수대앞으로 다가가서는 접수를 보고있던 색동이

(미국가서 잘살고 있겠지?) 에게 첨부터 말하기가 거북스러워 기껏 한다는게

"나... 인천백작....."  하며 말끝을 흐리는데 색동이가 대뜸 손을 불쑥내밀며 하는말.

"어, 백작아, 어서와."

 

그때받은 충격이라니....

 

"엉? 이나이에 초면부터 반말을?"
"그것도 여자가 남자에게?"

 

내가 잠시 멍 해있으니 색동이가 잠시 고개를 갸웃.

잠시후,

3초도 가기전에 마음속 깊은곳에서 우러나오는 기쁨.

"그래, 바로 이거야."

'내가 원한건 격식이니 예의니 따위를 벗어난 이런 즐거움이었어..."

 

이미  내밀어진  색동이손을 마주잡아 흔들때 화악 피어오르는 그 환희라니.... 허허허.......

 

우리나이 때가되면 이미 우리는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리고 살때가많다.

회사에서는 00님...

집에서는 00아빠. 또는 00엄마.

조금있으면 영감. 00할매.

 

그러다 초등동창회에 가면 여자애(이렇게 부르고싶다.)들이 내이름을 스스럼없이 불러주는데

"얘, 인극아."

부터 시작하여 자기들끼리 얘기나누며

"쟤 인극이가 말이지?"
"인극이는 이렇고 저렇고....."

그때마다 그 여자 애들이 불러주는 내이름이 그렇게도 다정하고 포근할수가 없더라.

남자 애들끼리야 당연히 그러는것으로 알고말이다.

 

그래,

이나이에 어디간들 그누가 내이름을 이렇게 스스럼없이 다정하게 불러준단 말인가.

들을수록 정겹고 즐겁게 불리우는 내 이름이여.....

그 이름이 이리도 포근하게 들리고 불리울수 있음이 마냥 신기하기도 하여라.

 

지금,

이곳에서 부대끼며 그 포근한 우정을 나누고자 여기에모인 우리들.

닉네임의 인천백작.

그냥 줄여서 백작이.

또는 본명인 김인극, 인극아~~를 불러주는 친구들이 있음에 난...........

 

오늘도 행복하게 이 공간에 머문다.

출처 : 인천백작님의 플래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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