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나~~ 또 시작했다.

인천백작 2010. 2. 6. 16:19

내 비록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뜻이있어 구,신약 성서를 세번이나 읽었었다.

그 내용이야 거의 다 까먹었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말씀하나는 욥기에 나오는

"네 시작은 미미 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로다..." 하는 말씀을 참 좋아한다.

거기에 덧붙여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도.

 

근데 초장부터 왜이리 거창하게 성경말씀까지 끌어다 붙이며 난리를 치냐하며는..

 

도대체 이게 벌써 몇번째냐고 이공간에서 투덜거려봤고 실제로 시도하다가 중간에

포기하기를 여러번.

정말 짜증나고 신경질 뻗치는, 그러다보니 차라리 첨부터 시작이나 말것이지 실패후에

스스로를 못난놈으로 평가하고 치부하여 아예 갖지않아도 될만한 스트레스까지 몽창

뒤집어쓰기가 어디 한두번인가 말이다.

 

뭐가 이리 난리냐고?

다름아닌 금주말이다.

즉 술 끊는것을 말함이다.

 

왜술을 끊어? 그 좋은걸.

나도 몇번씩 금주에 실패할때마다 주절거리던 말이었지만 사실 해도 너무하는게

이놈의 술이란걸 좀  작작마셨으면 이렇게까지 끊겠다 난리치지는 않았을것이다.

 

약 15년전 어느날,

집에서 아내를 앞에놓고 처음으로 혼자서 소주를 먹던날.

너무 피곤하여 그냥은 못잘것같아 한잔 한답시고 시작은 했지만 정말 혼자 먹을려니 맛이 없더라.

그래서 맥주한잔도 제대로 못하는 마누라까지 오염(?)시켜 술 대작을 시작했겠다.

 

그렇게 하루,이틀, 사흘, 일년,이년 세월이 흐르다보니 우리 아내까지 주태백이를 만들어

술의양도 엄청 늘어버렸지만  더 큰문제는 술없인 저녁시간이 참 쓸쓸하더란 것이다.

 

그러니 우리마눌 하루일과중 빼놓을수없는 중요한일이 남편 퇴근시간 맞추어 술안주 준비하고

퇴근후에 같이 한잔술 나누면서 이얘기 저얘기 나누는 것이었고 그러다보니 애들도 자연히

저녁엔 의례히 부모의 술상앞에 같이앉아 간식거리 얻어먹으며 이야기 나누는것이 일상이되었다.

 

자, 그런데........

이게 술을먹다보니 그 양이 늘어나서 하루저녁에 소주기준 4홉에서 두어잔 빠지는 펫트소주

한병씩을 부부가 마주앉아 두병씩을 해치워야 하루 일과가 끝나니 이것도 하루이틀이지.

일년 365일중에 최소한 340일을 이지경이라.

 

그게 어언 10여년이 훌쩍 넘어가니 신체검사 때마다 지방간 수치인 r.GTP 란게 정상보다 2,3배

높게 나타나고 재검사 통지서를  받고는 재검사일까지 그래도 약 20여일 어렵게, 힘들게 술을참고

재검사를 받으면 그땐 정상.

재검 받은날 저녁엔 재검기념 술한잔.

크~~으.

 

그래도 신체검사나 기타 술을 꼭 먹어서는 않될일이 있을때 참아내는 기간이있어 365일중

그나마 빠지는날이 있는거다.

 

나름대로 아무리 술이 고파도 일주일에 두번이하만 먹자고 생각해도 이미 퇴근하자 생각하면

우선 떠오르는게 술생각이요 이미 퇴근하여 집에 들어가기전에 참새가 방앗간앞에 내려앉듯이

아파트입구의 슈퍼앞에 내차는 이미 서있는게 일상이다.

 

그렇게 술에대한 절제가 도저히 않되는 내입장에선 이래선 않되겠단 생각에 마지막 이랄수있는

극약처방을  내려버렸다.

 

술 끊엇!

담배도 4년전에 이미 끊었는데 그까짓 술을 못끊다니 말이되는가.

절제가 어렵다면 아예 끊어버리면 될것 아닌가.

 

그래서 시작한게 1월 25일부터 지금까지 금주15일째다.

그 금주 라는것도 생활의 패턴이 바뀐거라고 그런건가?

체중은 재보질 않았지만 벌써 양뺨이 핼쓱해 보이는구나.

지금부터 고비인 이 순간들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금주는 또 물건너가 실패할것.

이번엔 기필코 금주를 성공 시키리라.

 

그래서,

그래서 말인데...

우리들 모임에서 내가 술한잔 않한다 서운해 하지들말어.

어느정도 술에대한 자제력이 생기면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마실수도 있겠지만 그전엔,

술에대한 절제력이 길러질때까진 금주로 일관할테니 벗님들아.

 

도와줘~~~~~잉.

 

추가 얘기,

 

근데 참내.

저녁에 술을 않먹으니까 할일이 없는거있지?

사랑 놀음도 하루이틀이지.......

아휴.

그것도 아직은 죽을맛이네.

그래도 얼마지나면 나름대로 적응하여 뭔가 할것을 찾아내겠지 뭐.

흐흐흐

 

출처 : 인천백작님의 플래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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