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이놈들도 알아볼 사람은 알아 보더라.ㅎㅎㅎ

인천백작 2009. 3. 5. 18:42

워낙 개를 좋아하다보니 개에대한 즐거운 추억도 많은편이다.

물론 거의 개와 동격(?)으로 놀던얘기가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엉뚱한 짓으로 개를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어주기도 했었다.

 

군대 입대전.

부평에있는 고등학교 동창집을 몇몇친구들과 방문한적이 있었다.

대문밖에서 초인종을 누르자 잠시후 "덜커덩" 소리와함께 쪽문이

열리고 일행중 제일먼저 집안으로 들어서서 몇발자욱 지나쳤다.

 

그런데 뒷사람들이 들어오질 않네?

돌아서서 왜들 않들어 오냐니까 이친구들,

"개,개,개..."

하면서 두려운듯 대문밖에 그냥 서있는 것이었다.

 

그때서야 돌아보니 이런....

대문안에 짧은줄로묶인 커다란 도사견 한마리.

그앞을 그냥 지나쳐 왔던것이다.

만약 그 개가 물려고 덤볐다면 거리도 충분했겠는데 이개가 그만

얼이 빠진모양으로 멍~하니 나를 바라본다.

 

"아니? 무서운 내가 지키고 있는데 나따위는 안중에도 없단말인가?"

하는듯이.

 

그개와 충분히 이격거리가 있음을 확인하고는

"으응, 개가 있었구나?"

이런.....

 

전혀 두려운빛이 없는나를 다시 확인한 이 도사견녀석.

감히 나에게 어떤짓은 못하고 대문밖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만만한(?) 군상들에게 애꿏게시리 우렁차게 짖기 시작했다.

 

"웡,웡,웡... 으르르르르...."

참, 개 목소리가 천둥같이 사방에 울리더구만.

 

잠시후 주인녀석인 친구가나와 개를 잡아끌었고 나머지 친구들이

들어오더니 나를 아주 희한한 놈을 보듯이 아래위로 훑어본다.

 

"얌마들아, 뭘봠마."

"난 그런사람이얌 마."

 

개주인 친구말로는 그놈이 어찌나 식탐이 거센지 빠께츠로 밥을

주고 돌아온다음 얼마후에 끙끙 거리는 소리가나서 나가보면 이놈이

빠께츠 바닥까지 싹싹 핥아먹다 머리가(대가리라 하는게 어울린다.)

빠께츠 밑바닥에 끼어서 빠지질 않는단다.

 

그러면 빠께츠 한 귀퉁이를 잡고는 이놈을 인정사정없이  냅다

걷어차야 빠진다나?

"깨~갱." 하는 반주곡과 함께.

그러니 얼마나 큰놈인지 짐작이나 하시라고 들.

 

그러니 그런놈을 무시하고 그냥 그앞을 쓰윽 지나쳤으니 이놈이

기가막힐밖에.

기절하지 않은게 그나마 다행일까?

 

그럭저럭 방문이 끝나고 돌아오는시각.

다시 내가 제일앞에 나오는데 친구들이 뒤에서 개 개 개 하면서

주의를 준다.

개?

그까짓거.

 

일단 대문에 가까이 다가가니 이놈이 슬슬 인상쓸 준비를한다.

여차직하면 한바탕 우렁차게 짖어서 지놈의 위상을 뽐내보려는듯.

아까의 자존심도 회복할겸.

그런데 내가 한발 앞섰다.

 

일단 개앞에 전혀 망설임없이 턱 버티고섰다.

개의눈을 매섭게 쏘아보면서.

한번 도전적으로 힐끗 올려다본 이녀석.

잠시 내눈을 들여다보나 했더니 곧바로 고개를 떨어뜨리고 얌전모드.

 

그앞에 쪼그려 앉으니 아예 그 큰 대가리가 밑으로 더 처진다.

그이마를 쓰윽 문지르니 꼬리도 실실 흔들고.ㅎㅎㅎ

주인 친구놈의입이 다물어지질 않는걸보고 그대로 일어나 문밖으로

나오니 이번엔 이놈눈에 만만한 상대가 누가 있겠나?

 

아직 나오지도 못하고 눈치만보던 나머지 친구들을향해

다시금 우렁차게 화풀이(?)를 하더라. 허허허.....

 

뭐 이런추억도 있더라구. 

 

그런데 몇개월후 다시 그친구집을 방문했을때는 그개가 없었다.

 

어떻게 했느냐고 묻지도 않았고.

출처 : 인천백작님의 플래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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