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교를 졸업한 딸이 고2때 얘기다.
귄위만을 내세우는 어른들의 죄로인해 꽃같은 생명이 스러지는 아픔이 지금도
생생함은 아무래도 내딸과 연관이 있어서겠지?
딸이 고2, 아들이 고1 일때.
일요일을 맞았고 아내는 일요일인데도 일을 나갔다.
아이들과 하루종일 뭐하나?
그래서 계획을 짠게 우선 볼링한판을 굴리고 피자를 먹으러 가자고 하고는
볼링장으로.
딸의 친구 하나도 불러내어 피자를 먹으러 가자하니 마침 한반에 친한 친구네가
피자집을하니 거기로 가잔다.
그러자하고 그집에가니 어머니 되는분이 장사를 하고있었고 우린 피자를 시켰다.
잠시후 그집딸도 불러내어 나오긴 했는데.....
딸 친구아이가 상당히 미인이더라.
키도 늘씬하니 시원스레 참 이쁘긴한데......
어딘가 모르게 얼굴에 그늘이 가득해 보이고 웃음을 띄운 얼굴에도 마냥 기뻐서
웃는것이 아닌, 무언가 수심에 가득찬 그런 인상에 억지로 웃는 모습이었다.
내가 관상을 볼줄아는 사람도 아니건만 그렇게 보이니 이상도했다.
그런데 그 이유는 잠시후에 저절로 알게되었다.
내딸의 휴대폰으로 남자친구(딸의 초등동창)가 전화를했고 딸은 자연스럽게
그 남친과 통화를 하는데,
그 어머니 되는분이 기절할듯이 놀래는 것이었다.
어떻게 어린 딸이 아빠앞에서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는것이냐고.
그래서 내가 보란듯이 전화를 바꿔달라해서 그 남자친구에게 얼마전 딸에게서
들었던 다툼얘기를 하고는 잘지내라고 충고를하니 이 어머니,
아예 기절 일보직전이다.
어느정도 수습이 되고난다음 그 어머니 되는분이 내게 질문을했다.
어떻게 가정교육이 되어야 제대로 된교육이냐고.
내대답은 우선,
내가 지금하고 있는 방식이 최고의 방법이라고는 결코 생각지 않노라고.
다만 우리 어른들이 조금만 옛날의 일만 생각할줄 안다면,
그래서 지금의 청소년들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수만 있다면 지금 청소년들의
탈선의 대부분을 사전에 막을수 있을거라고 말했다.
우선 예를들어
어머니 중학교 시절에 클리프 리챠드 내한공연이 있던것 기억하시냐고 물었고
그때의 학생, 즉 우리들이 청소년 시절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도데체 수습이 않될정도의 난장판.
목이 터져라 질러대는 괴성과 어찌할줄 모르고 울기까지 하는 여학생들을보고
그때의 어른들은 말세라고 통탄했었지만 우리들은 지금 이렇게 멀쩡하게
잘 살아내고 있지 않느냐고.
그런데 얼마전 뉴키즈 온더블럭 인지 보도블럭인지가 또 내한공연을했고
우리의 딸들이 속옷을 벗어 던지질않나, 하다못해 기절하는 여학생이 있다는
기사를보고 우리들은 또 말세라 통탄하지 않았느냐.
바로 그나이때에 우리가 그랬으면서도 말입니다...
"만약 우리가 그때의 우리를 돌아볼줄만 알았더라도 혀를차며 꾸짖었을까요?"
우리 고등시절엔 이성친구를 사귀면 당장 임신이라도해서 인생 종치는것처럼
우리 부모님들, 절대로 이성친구를 사귀지 못하게 했지만 우리는 얼마나 이성친구를
사귀고 싶어했으며 그때 사귀었다면 정말 부모님들 걱정대로 그렇게 됐을까요?
그러니 하지말라 한다고해도 할것같은것은 하게하면서 다만 우리 어른들이 할일은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곁에서 지켜주며 인도하는 선에서 교육을 마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긴 나의 얘기를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있는 딸친구 어머니.
반박의 여지가 없어 듣고는 있지만 뭔가 마음속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다는
어떤 고집같은게 읽혀지고 있었다.
그날의 딸친구는 내가본 마지막 모습이었고 그뒤 몇일후........
그 딸의 친구는 충남 논산의 어느 아파트 옥상에서 남자친구와 동반자살을
하고 말았다.
딸은 그 충격에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했고 위로하느라 나도 많이 힘들었던,
마음의 충격을 깊이 받았던 그런 사건이었다.
바로 그 가정에서는.
아버지 되는분이 어찌나 권위로 똘똘 뭉쳐있는지 아비가 하는말에는 무조건
복종이요 이의제기를 하는날에는 바로 몽둥이가.....
남동생이 중3이었는데 수시로 폭행에 가까운 매질을 받았고 이딸에겐
그정도는 아니더라도 딸에게 그럴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정도로 심했단다.
아버지에게 건의?
꿈밖의 일이고 그 어머니조차 남편앞에선 벙어리가 되어야 했단다.
그러니 집안에서 숨이나 크게 쉴수나 있었겠는가.
그결과가 자살이라는 끔찍한 사건으로 나타나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일로 학교 홈페이지는 학교의 강제성 분위기도 한몫했다는 학생들의 항의성 메일로 다운이 되었고 우리딸의 휴대폰을 압수했던 그 악명높은 선생은 도매금으로
매도당하다못해 학교를 사직했으며 그 분위기를 수습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렸댄다.
다른 매체에서는 않보였는데 단지 J 일보에서만 간단히 보도가 되었다.
<오산의 어느 고등학교 여학생이 논산에서 남친과 동반자살 했으며 유서에는
이 남친과 저승에서 행복할테니 용서하라>고 완전히 치정에 얽힌 자살로
몰고 있었다.
참으로 고약한...
실제 유서는 A4용지 다섯장 분량이었으며 거의대부분이 청소년들을 이해해 달라고
아빠에게 하소연 하면서 이제는 제발 남동생을 그만 때리라는 구구절절한 누나의
남동생 사랑이 차지하고 있었다는데 이놈의 신문이란게 그따위로 기사를 쓰다니....
고인을 두번 죽이는 행위아니면 뭔가말이다.
물론 기사의 그말도 유서내용의 일부이지만 꼭 중요한게 그거였던가?
딸 친구의 죽음.
가부장적인 권위와 대화의 부재,
가정교육을 빙자한, 그래서 아이들은 엄하게 키워야한다는 그릇된 생각이 폭력으로
나타나는 매질이었고 어디에 하소연 할수도 없었던 꽃같은 청춘은 죽음으로
항거하며 생을 마친것이었다.
지금 이순간에도 어디에선가 가정교육이라는 구실로 무자비한 폭력에 노출되어있는
우리의 아들 딸이 없어야 할텐데.....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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