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럽게 뭔 소린가 하면.

 

아마 이 방에서 내 노래 들어본 사람은 있겠지만 인천백작 목소리 정도에

실망스런 노래 솜씨가 영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을것이다.

물론 그나마 나라는 사람에게  관심이라도 있는사람에 한해서  얘기지만.

 

내가 이렇게 음치 비스무리하게 노래를 못부르게 된데에는 나름 

깊은 사정이 있다.

 

초등 6학년 시절.

갑자기 음악시간도 아닌데 담임 선생님께서 나를 호명하여 앞으로

나오라신다.

 

의아해하며 나갔더니 풍금을 치시며 동요 한곡 해보라고.

나름 열심히 불렀더니 하시는 말씀이 곧있을 KBS 어린이 동요 자랑에

학교 대표로 나갈 준비 하라시더라.

인천의 초등학교로 당시 한반에 60명정도 있었고 6학년이 13반까지 

있었는데 예선이고 나발이고 그런거 없이 그냥 졸지에 학교 대표가.....

 

그만큼 나름 노래라면 한가닥 아니면 두어가닥은 했더란 말이다.

그런데 그 행사는 취소되어 허망한 꿈이 되어 버렸지만.

 

그다음 중고등 시절.

변성기를 거치면서 음악 선생님은 내게 다른거 다 때려치고(?) 대학은

성악과로 지원하라,

그러면 당신이 음악계에 열심히 로비를 해서라도 꼭 길을 열어주겠다

호언하셨다.

물론 그대로 되지는 못했지만.

 

사회에 나와서도 사내 방송과 행사의 사회를 도맡다시피 했고

군대에서도 후임들 군가 교육까지 맡아 하다보니 어쩌다 가요를

흥얼 거리고 있다보면 주변에서 한마디씩 핀찬을 주었었다.

어울리지않는 가요는 그만두고 가곡이나 부르라고.

 

그랬는데 이런 떠그럴.

 

2010년이었나?

생전 맞아보지 않았던 독감 예방주사를 꼭 맞으라고 주변에서 하도

졸라대기에 10월달에 주사를 맞았는데 이런....

 

정말 생전 걸려보지 않았던 독감이 다음해 2월달에 제대로 걸려버리고

말았다.

 

아니 도대체 주사 안맞았을때 안걸리던 독감이 왜 주사를 맞았더니

걸리느냐고.

 

한달 내내 멎지않는 지독한 기침.

약을 먹어도,

주사를 맞아도 도저히 차도가 없는 가운데 꼬박 한달을 앓고 말았는데 이런...

 

기침이 멈추고 독감이 다 나았는데 이상하다.

 

그전에는 웅변한다고 몇시간 꽥꽥 떠들어도,

노래한다고 오랫동안 소리 질러도 끄떡없던 목이 단 몇분만 대화를해도 금방

콱 쉬어 버리는게 아닌가.

 

노래를 부르려니 이런....

도저히 음정이 잡히질 않는다.

세상에 음치가 있어도 이런 음치가있나.

병원에가서 진찰해보니 목청 성대에 굳은살이 돋아있더라.

소위 말하는 성대결절

장기간 지독한 기침때문에 생긴것으로 특별한 치료법은 없고 그저 기다리란다.

어느병원 돌파리가.

 

음정이 안잡히니 박자도 도저히 맞출수가 없는데 이게 내 목소리맞어?

 

그렇게 딱 10년동안 노래를 못불렀다.

 

10년동안 꾸준히 치료(?)하고 그럭저럭 90%정도 회복됐을때 슬슬 노래 연습을하며

어느정도 나아졌다 했을즈음  아들이 폐선암 4기란 진단을 받았노라 청천 벽력같은

선언을하니 아들이 암 투병하는데 애비란 자가 노래방이나 다닐수 없는것 아닌가.

 

또 그렇게 노래와 담을쌓고 살다보니 어쩌다 노래랍시고 한곡조 부를라치면 

이런 음치가 따로 있다고 실감하게 되더란  말이다.

 

이제.

생활을 정리하고 주변이 평화로워지면 슬슬 내 목소리 찾아서 준비를 해야겠다.

나는 나니까.

 

언젠인지 모르지만 내 목소리가 제대로 기능을 회복한 날.

얼마나 할지 모르지만 내 노래를 기대해주기 바란다.

 

뭐 기대할 사람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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