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귀가 아프고 딱지가 앉을만큼 들어왔던 忠,孝.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라는 그 말들을 당연하게 듣고 또

마음에 새겼던 그런날들.

그리고 그 말은 우리 생활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아름다운 우리네

사회상을 만들어 왔음을 결코 부인하지는 않겠다.

 

그런데,

요즘들어 충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효라는 것에는 많은 의문과 반감이든다.

 

우리 선조들이 우리에게 강요했던 그 효라는 범위가 어디까지였나 

생각해보면 이런 염치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수없는 이런 파렴치한

선조들이 어디있나 생각에 이가 갈릴 지경인데 내 생각이 틀렸다 하더라도

결코 수정할 생각이없다.

 

우리 세대가 어떤 세대인가?

마지막이고 처음인 세대이다.

내 부모는 돌아 가실때까지 책임지고 모셔야된다는 사상으로 똘똘뭉친

마지막 세대요,

내 자식에겐 내 노후를 부담 지울수 없으니 늙어서도 자립해야 한다고 

발버둥치는 첫 세대 아닌가.

 

지금 우리 친구들.

자식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편안하고 풍족하게 노후를 지내는 사람 있는가?

그렇다면 그대는 진정 복 많이받은 사람이다.

 

그런데.

그 효도라고 가르치던 우리 선조님들이 강조했던 효도의 예들.

 

부모의 생명도 아니고 기껏 눈하나 뜨게 만들자고 심청이는 목숨 자체를 

바치는것을 효도라고?

 

홀어머니께 기껏 만들어드린 맛있는 간식을 어린 아들이 쪼르르 달려가면

할미는 어린손자가 너무도 귀여워 그 간식을 자기 아들에게 빼앗기는걸

가슴 아프게 바라보던 아들 부부.

 

자식은 또 낳으면 되니까 아들을 죽이자고 그 어린 아들을 산에 데려가

묻으려고 땅을 파다보니 종이 나왔고 그 종을 울리면 보물을 비롯한

재물이 쏟아져 나오니 그 부부의 효도를 하늘이 알아 선물을 내린거라?

 

아니 기껏 눈하나 뜨게하자고,

맛있는 간식 어머니께 드리자고 생명을 버리고 버리려고 하는게

효도라니.

이런 파렴치한 교육이 세상 천지에 있었고 그걸 그대로 받아들인 우리들.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자식이 제대로 모시지못한 죄인이라 하면서 

멀쩡하게 한창 사회를위해 일할 나이인 장남을 시묘살이라 3년을

묘곁에 살며 허송세월(?) 하게  만들어?

 

더 기가 막힌것은 자식들에게는 생명을 바쳐서라도 효도하라 가르치면서 

자식이 잘못 되었을때 부모는 어떤 책임과 그 죄를 물을건지는 글쎄.

내가 책을 많이 읽지 못해서 그런건가?

어디 한줄 읽어 본적이없다.

 

요즘.

이에대한 생각이 깊어진 이유는.

 

올해 2월 16일.

하나밖에없는 아들이 폐선암으로 4년간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

올해나이 만 39세 미혼으로.

 

투병하는 4년동안 내가 할수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마음속으로 각오와 준비만 할수밖에.

 

아들이 떠나고 깊은 시름속에서 도대체 그 효도란게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래.

효도는 그렇다하고 난 아들의 죽음앞에서 무엇을 해주었나?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아들을 구했나?

물론 할수 있었다면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난 역시 무기력 그 자체일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안되면 조상탓이라 하던 말들이 새삼 실감나게 다가왔다.

 

그래,

조상님들.

그렇게나 효도는 강조 하셨으면서 장남의 장손하나 못지켜 주셨습니까?

집안 대가 끊겼는데 그러고도 당신들은 그 효도를 강요 하실겁니까?

그러고도 당신들은 효도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 하십니까?

이젠 앞으로는 절대로 제게 효도받을 생각 접으십시요.

당신들은 그럴 자격 없습니다.

 

아들의 49제 지낸날.

난 종친회 회장에게 전화했다.

종친회 이사직을 내려 놓음과 동시에 종친회를 탈퇴 하겠노라고.

그리고 집안 친척들과 동생에게 통보했다.

앞으로 제사나 차례는 일절 안지낼테니 그리 알라고.

 

내가.

앞으로 얼마나 큰 천벌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을것이다.

내 소중한 아들을 잃은 지금 무엇이 두려울까.

 

이제 딸하나 남았고 귀여운 외손주가 셋이 있지만 그들에게 결코 

효도라는 효 자도 꺼내지 않을것이다.

 

나 자신이 그런말할 자격이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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