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참 많이도 변했구나.

인천백작 2019. 11. 8. 10:29

변했다는게 맞는건지 발전했다가 맞는건지 잘 모르겠다만

암튼 참 많이 변한건 맞긴 맞다는 생각이다.


어릴적 가난이 자랑거리도 아니요 내놓고 말하기도 좀 쑥스러울수있는

이야기라지만 요즘 생활수준과는 비교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정도이니

상전벽해와도 같은 지금의 변화가 참 신기하기도 하다는 말이다.


학창 시절.

정말 징그럽게 가난하던 그시절에 그저 하루 밥세끼 먹을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던 그때에 군것질이나 장난감 같은것은 언감생심,


그런데 그것도 소문깜이 되는건지 우리살던 동네에서 조그마한 언덕을

넘으면 그집 가장이 은행원이라해서 은행집으로 불리던집이 있었다.


그집에 마루(지금 거실?) 기동에는 바구니가 걸려있고 그 바구니엔

사과와 배를 비롯한 과일이 항상 담겨있으며 우리 또래인 그집 아이들은

어느때나 그 과일을 먹는단다 하는말을 듣고 어찌나 부럽던지.


장날에 엄마따라 장에가면 따끈한 김이 솔솔 올라오는 찐빵.

그거 하나 사달라 용기내어 조르다보면 찐빵대신 머리통에 알밤 한개

얹어오던 그시절에 아무때나 과일이라니.....

과연 내가 커서 어른이되면 그렇게 될수있을려나 의문이었던 시절.


그런데 오늘,

냉장고를 열어보고는 평소에 무심히 지나치며 내 필요한것만 집어내고

닫았던 냉장고문을 잠시 열어 제치고 내부를 찬찬히 둘러보며 도대체

어떤것들이 이 커다란 760 리터짜리 양문형 냉장고를 채우고있나 살펴보았다.


허허 참내.

봄에 쑥을넣어 주먹만하게 랩으로 싸서 얼려놓은 쑥찰떡 수북이.

미숫가루에 언제든 손주들 먹으라 넣어놓은 아이스바와 아이스크림.

각종 과자와 초콜릿과 초콜릿 가공 과자들,

냉장실 한켠을 당당히 차지한 계란들.

꿀병, 기름병, 각 음료수병에 내 소주와 막걸리를 비롯한 술병. ㅎㅎㅎ

기타 등등.......


그외 두대의 대형 김치 냉장고에는 김치와 고기를 비롯해 또 뭐가 그리 많은지 원.


베란다에 나가보니 처형 배밭일 도와주고 가져온 큼직한 배 수십개가 바구니에서

뒹굴 뒹굴.

사과 몇알과 아파트 화단에서 아무도 안 건드리기에 따다놓은 대봉감 150여개,

우리 어이~숙 간식꺼리인 바나나 두송이.

배즙을 비롯한 수백개의 건강음료 파우치들을 담아놓은 박스들.


엑기스를 만든다나 어쨌대나.

개살구와 매실들을 잔뜩 가져다 설탕에재어 즙을낸 큼직한 항아리가 댓개.

거기다 딸네 시집에서 보내준 고구마 두 박스.


아휴~~~!

다 적으려다간 이 지면이 모자라겠기에 대충 반정도 적은게 이 정도다.


뭐?
사과를 아무때나 먹을수 있음이 부러워?

여기에 사과만있나?

에휴휴휴....

저걸 언제 다 먹나.


오늘도 우리 숙은 또 뭔가 한보따리 들고 들어온다.

그 모습을보니 배가 든든 하기보다 우선 한숨부터 나오는걸보니 어지간히

나도 배가 부르긴 부른가보다.


"어휴, 숙."

"이젠 그만 좀 가져오지."

"언제 다 먹을건데?"


그말에 능청스레 답하는 우리 어이~숙.

"걱정 말어."

"내가 다 먹을팅께."


155 cm 에 48kg 짜리 체구로 참 잘도 먹겠다.

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