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없다.

그게 언제부터 였는지.


결혼하기전 아내에게 약속했던 한가지.

행복하게 해주겠다거나 손에 물 한방울?

그런것이 아니고 한 여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당신의 이름을 불러주겠다고.

누구 엄마나 누구 아내가 아닌 독립적인 한 사람으로 말이다.


우리 아내이름이 그당시에 가장 흔하디 흔한 김 영숙.

예전 이곳 오산의 전화번호부를 뒤져서 김 영숙을 찾으니 자그마치 23명이나

나올 정도로 많은 이름 김 영숙.


그렇다고 "영숙아." 라고 부를수는 없기에 기껏 부른다는 말이 "어이 ~ 숙." 이었다.

그리고 아내는 날 부를때 "봐요~~~."라 불렀고 나는 또 착실히 봐주었고.


주변 사람들이 왜 여보라 하지않느냐고 은근히 핀찬을 주었지만 우리는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식대로 호칭했고 어느날 장난삼아 "여보."라 해봤더니

이런...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이 저릿함은 또 뭔지.


근데 언제부터였나?

첫손녀 보고난 다음이던가?

갑자기 우리 어이~숙이 나를 부르는데

"영감."


엉?

영감?

어느새 내가 영감이라.


허허허

근데 말이다.

그 영감이란 말이 영 어색하지 않은건 또 뭐지?


그래서 오늘도 이 영감은 어이~숙과 대형 마트로 쇼핑간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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