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염치가없다..... 란 말이 이 경우에도 해당 되는건지 모르겠다마는,
10월 2일날.
내 트럭이 고장났다.
기어 미션이 안녕을 고했다네.
시간이 좀 걸린다기에 그러면 놀고만 있기엔 시간이 아깝고,
그래서 아내와 평소에 다니던 동네 동산으로 운동하러 등산을했다.
요즘 산에는 밤이나 도토리가 지천이다.
산 입구와 등산로 중간에도 현수막을 내걸고 제발 밤이나 도토리는 산짐승의
먹이이니 채취하지 말아달아 당부하는 글이 여러곳에 걸려있다.
그런데 이건 그런것을 넘어서 아예 다람쥐 입에 물린 밤까지 뺏어먹는 사건이....
아내와 정상에 올랐다가 하산하며 좁은 등산로를 걷고 있는데 왼쪽에서 청솔모
한마리가 아주 싱싱하고 아람이 쫙 벌어진 밤송이 하나를물고 우리 앞은 지나쳐
제딴에는 빨리 그곳을 벗어나 그 밤을 맛있게 먹으려 했나보다.
근데 하필이면 뒤가 아니라 앞으로 지나가느냐 말이다.
운도 지지리 없는녀석 같으니.
우리 앞을 지나쳐 오른쪽 언덕으로 후다닥 오를즈음 이런 사람 보게나.
우리 어이~숙.
발을 한번 쾅 구르며 냅다 소리를 빽 지르는게 아닌가.
"야~ 임맛!"
그러자 이 청솔모.
어찌나 놀랬는지 잠시 멈칫하더니 다음순간.
물고있던 밤송이를 툭 놓더니 맨 입으로 냅다 도망치고 말았다.
데구르륵 굴러 내려오는 밤송이.
그것을 또 발로 꾸욱 밟아 밤송이를 까는 우리 마눌.
아주 토실한 밤톨이 세개나 나온다.
그걸 또 집어서 주머니에 넣는 아내를 보면서.
"아니, 이사람아."
"밤이나 도토리 줍지말라고 그렇게 말하는데 이젠 하다못해 입에 물은것도 뺏나?"
그러자 우리 숙은 아주 뻔뻔한 얼굴로 엉뚱한 소리를한다.
"갖다가 우리 교은(큰 외손녀)이 까줘야징~~~."
그 밤을 생밤 좋아하는 외손녀에게 까서 먹였으니 아내는 청솔모 밤 뺏어온사람.
손녀는 뺏어온 밤 먹은사람이 되어버렸다.
이보게 청형.
(청솔모이니 성이 청씨요 이름이 설모 같애서.)
아주 미안해.
뭐 덕분에 잘 먹긴했어.
다음에도 또 부탁(?)해.
(또 부탁? 내가 더 뻔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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