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아내랑 퇴근후에 술잔을 앞에놓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예전에
내 신체에대해 내 자신이 가졌었던 불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러니까 내 신체에대한 불만이 최고조로 달한때가 10대 중반쯤 이었는데 하여튼
고 3때까지 키가 163cm였으니 얼마나 작은키였나?
거기에 허수아비가 보며는 친구하자 덤빌정도로 비쩍 마른몸.
하긴 요즘엔 허수아비도 마네킹으로 잘 만들기도 하더라마는...
그러다 고등학교 졸업을 몇개월 앞둔 싯점부터 갑자기 크기시작한 내 키.
1년동안에 무려 12cm가 커버리더라.
그런데 이게 완전히 콩나물하고 자매결연이라도 맺었는지 하늘 높은 줄만알고
키만 커질뿐 땅 넓은줄 모르니 살은안쪄서 몸무게가 52kg에서 늘지않으니 가뜩이나
마른몸이 키만 커지니까 더 말라 보이는게 아닌가.
어찌나 깡말랐던지 가느다란 팔뚝이 창피스러워 여름에도 반팔 윗도리를 못입었으니.
그래서 마른체격에 조금 나아질려나 하는 생각에 운동을 한답시고 태권도를 해보니까
가뜩이나 마른놈이 그나마 조금있던 (있는줄도 몰랐었지만) 군살마저 빠져 가지고는
더 말라 버리는게 아닌가?
그러니 다른 건장한 친구들틈에 끼어있으면 이건 통통한 고등어 무리속에 멸치가 끼인것
같아서 영 기분도 찝찝하고 그렇다고 몸이나 건강한가?
그저 큰병은 없었지만 항상 기운없이 비리비리 하다보니 뭔가 기운찬 행동도 못하고
그러니 사나이로서 박력같은건 애초부터 있기나 했었겠나 말이다.
그렇게 자신의 신체조건에 불만만 가득한 생활에 차있던 어느날.
정말 내몸은 이런 불만밖에는 가질게 없던가 싶어서 찬찬히 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아, 그랬더니.
그렇게까지 불만족 스럽기만한 내몸이 아니더란 말이다.
우선 투덜거리던 그동안에도 신장은 177cm로 커져있었고 체중은 그럭저럭 조금늘어
57kg을 유지하고 있다보니 (군에 가기전) 봐라, 내몸을.
작지않은 키로인해서 말랐다고 생각하면 마른거지만 다른쪽으로 생각하면 참 늘씬한
내몸이 아니던가.
그럭저럭 몇년간 단련한 태권도는 제법 길거리를 누비고 다녀도 겁내지 않을만큼은
되어있었고 또 누구나 들어보면 귀를 쫑긋 세울만큼 나의 굵직한 어나운서 뺨치는
멋진 목소리는 또 어느분의 선물이더란 말인가.
(사실 남들이 내목소리가 좋다하니까 그런줄알지 내 자신은 잘 모르겠더라.)
비록 살이없어 계란형으로 보이는 내얼굴은 영화배우나 탈렌트처럼 그리 잘생긴건
아니지만 그래도 못생겼다 할만큼은 아니니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의 신체가 어디그리
흔하더란 말이냐.
이런 좋은 몸을 가지고도 그동안 그렇게도 투덜 거렸다니....
가만 생각하니 새삼스레 부모님께 죄송스럽고 그반면에 그렇게 고마울수가 없었다.
그러다 나이 사십대 중반에 들어설때에 체중은 나잇살이라 그런가?
키는 그대로 있으면서 66kg까지 늘었지만 이게 뼛속에 찐 살인지 겉모습은 그냥 그렇게
콩나물같이 보이더니 40대 말년에 담배를 끊고난다음 냅다 불어난 체중.
그래서 지금은 신장177cm (사실 0.5cm 줄었다, ㅎ)에 체중 77kg을 유지중이라 나름대로
내 일생에 가장 이상적인 신체조건을 느지막히라도 가져보게 되었다.
물론 보는 사람에따라 평가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어디한번 볼텨?
이제는 젊은시절의 그 멋스런(?) 모습이야 많이 퇴색되었지만 그런대로 봐줄만한것 같더라마는.
작년 봄에 강원도 응봉산에서 찍은거다.
왼쪽 입술밑에 커다란 검은점은 인물평가에 득이 될련지 실이 될련지 모르겠구만.
올 3월달에 오산시 독산성에서 아내와.
그래서 결론은...........
기왕이면 주어진 조건에대해 불만의 눈으로만 볼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열린 마음으로 바라 보다보니
나의 생활이 더 나아지고 즐거워 지더라 하는 경험을 써봤다.
또 누구 자랑한다고 난리치지들 말어 응?
ㅎㅎㅎ
작년 4월달,
딸 결혼식날 우리가족.
그날은 사위도 우리 가족이 되는날이니.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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