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너를 그리워해도 되겠니?

인천백작 2011. 10. 22. 01:19

사람은 살아가면서 이곳저곳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또 지워가면서 살아가게

되어있다보니 그 많은 인연을 하나라도 잃지않는 삶이란건 불가능함을 경험으로

저절로 알게된다.

 

그많은 인연중에는 첫사랑같이 가슴속에 애잔한 그리움을 남기고 기억되는 인연이

있는가하면 누구의 말대로 가장 비참한 사람(여자)은 잊혀진 사람(여자) 이라는 말까지

세기의 명언이랍시고 남아있게 될만큼 기억속 인연의 소중함을 강조하고있다.

 

그런데 아무리 비참하네 행복하네 하더라도 우리네 인간의 뇌는 참 편리하게도 적당한,

그러나 사람에따라 너무한다 싶을 정도의 망각능력 덕분에 그나마 맘편히 살수있는것

아닐까?

사람에대한 사건(인연)조차 까맣게 잊을적도 있지만 그 사건(인연)의 기억은 남더라도

감정만은 고스란히 잊어 버림으로써 생활에 지장을 덜하게 만드는것 말이다.

 

흔한예로 부모님 돌아가심의 사건은 기억하면서 아울러 그 슬펐던 감정마저 영원히

기억된다면 우리는 그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슬픈생활을 할수밖에 없을테고

거기에다 계속 이어지는 주변인연의 단절에대한 슬픔까지 더해진다면 살아낼수 있을까?

그렇다면 인간은 중첩되는 그런 슬픔과 괴로움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다른 슬픔을 남겨주고  그곁에서 떠나고야 말것이다.

 

유치원 시절부터 결코  짧지않은 학창시절을 거치는동안 단절된 인연도 있지만 지금까지

꾸준하게 오랜세월을 함께하는 친구도 있는것처럼 이 싸이버란 공간에서 동갑이라는

한가지 이유로 참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왔고 또 단절 되기도했고....

 

그 단절된 사람중에 오늘 갑자기 내 뇌리에 떠오르는 한사람.

 

자그마한 키에 악동같은 개구진 인상의 아주 재미있었던 친구.

이공간에 재미있는 글을 참 많이도 올렸었다.

그의 코믹한 글을 읽고나면 어느새 이탈한 배꼽을찾느라 부산을 떨어야 할만큼 참

재미있었던 그사람.

 

어느날 선언을 하더라.

난 이제부터 전국구로 데뷔할것이며 오늘이후에 어디서건 정모가 있다면 빠짐없이

다니겠노라고.

 

그렇게 전국 정모란 정모는 정말 빠짐없이 다니기 시작한지 6~7개월정도 되었나?

말을 많이하거나 일을 많이 하다보면 덜하는 사람에 비해서 실수의 횟수도 많은것처럼

이친구도 정모에 많이 다닐수록 그 실수의 횟수가 늘다보니 그만 그친구의 평판조차

점점 낮아지고 말았다.

사실이야 그놈의 술이란 놈때문에 빚어지는 일이지만.

 

어느날 어느곳의 정모에 갔다가 결정적으로 여친에게 실수를 범하고야 말았던 이친구.

그자리에 함께있던 다른사람은 분명히 그가 고의적으로 나쁜행동을 했다하지만 그는

끝까지 누군가 뒤에서 미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일어난 실수이지 결코 고의는 없었다고

극구 해명하며 공개적으로 사과도 했지만 그동안 쌓였던 실수의 연속은 그를 용서하지

않고말았다.

 

얼마후.

이공간을 떠나면서 전화속의 그는 쓸쓸하고 씁쓸한 말투로 그런 실수를 용납하지않는

이공간의 친구들을 원망하며 내게 말했었다.

 

"백작아."

"떠나는 이순간에 나는 말이야."

"미련이 없을수 없지만 깨끗이 마음을 접을란다."

"다만 바램이 있다면 먼 훗날에 친구들이 나를 기억해주고 나에 대해서 말할때

 그친구는 참으로 재미있고  진솔한 사람이었다고 말해줄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란다."

 

그런데 그 후에 잠시 얼마동안은 그 친구에대해 말들이 오고갔지만 그역시 그저

잊혀지는 한사람일 뿐이었다.

 

오늘,

그래도 그를 생각하는 내가 있기에 그는 완전히 잊혀진 사람은 아니었던가?

오랫만에 전화하니 이미 없는 전화란 멘트만 나오는구나.

그나마 전화라는 가느다란 인연의 끈마저도 끊어졌음을 확인한꼴이 되고말았다.

 

마지막으로,

그가 썼던글의 일부가 생각 나는구나.

 

어느 후배가하는 식당의 음식 브랜드.

 

백작 만두.

오드리 조개탕.

아제야 찐빵.

기타 등등....

 

암튼 잊혀진 친구야.

오늘도 건강히 잘 지내는거지?

우리다시 인연의 끈이 이어지는날이 오거든 이제는 그인연.

오래오래 이어나가자 응?.

 

그리고 잘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