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퍼질러 잘것이지 그놈의 사랑타령은..... 이그.

인천백작 2010. 1. 27. 23:31

 

 

일이 엉뚱하게 꼬이는 바람에 회사에서 밤을 꼬박새고 아침에 퇴근하던날.

아내에게 미리 전화하여 술한잔하게 준비하라 이르고는 퇴근하여

술상을 마주앉았다.

피곤하니 한잔마시고 얼른 자려고.

 

그런데 문제가,

아내가 마주앉아 있으면 같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게 일상이 되다보니

잘~~ 하면 아침부터 마누라 낮술먹이게 생겼네?

 

그래서는 않되겠기에 아내에게는 산에 운동하러 다녀오라 이르니 잘됐다는듯

홀딱 일어나 옷을 갈아입더니 산으로 내빼버렸다.

혼자남은 나는 꼴짝거리며 술병을 비워나갔고....

 

자,

그런데 술이라고 한잔했으니 알딸딸 취해버렸고 안주그릇이니 빈술병들을

그래도 정리하고 자기는 해야겠는데 오늘따라 왜이리 귀찮은겨?

 

그래서 산에 다녀와 술상치우느라 인상 구겨질 아내를 달래느라 술췐김에도

고심하다가 좋은아이디어가 떠오른양 회심의 미소를 띄우며 방으로 들어갔다.

뭐하러?

편지쓸려고 노트한장 찢으러.

참 지금 생각하면 편지쓰느니 차라리 식탁을 치우고 말겠구마는 이놈의 

돌머리에  기껏 생각해 낸다는게 거기까지가 한계인걸 어쩌나.

 

그런데 내 글씨솜씨가  아주 대단한 졸필에다 악필인걸 이자리를빌어

고백하는데 거기에 술한잔 취해서 썼으니 오죽하겠나.

그래서 평소의 내 지론이 남이 알아볼수 있도록 쓴다면 그게 곧 명필이니라

하는 말같지도않은 고집을 피우기도한다.

 

산에 다녀온 우리아내.

그 편지를 읽어보니 그저 웃음만.....

그리고는 즐거운(?)마음으로 술상을 정리 했다는데 그내용을 조금도 꾸밈없이

여기에 옮겨본다.

 

 

에구, 췐다.

그런데 말야 숙!

당신이 내곁에 없으면 나란놈이 이렇게 늘어놓고 잘수있겠어?

 

히히히~~~.....

그래서 믿어.

내 사랑을~~~.....

고마워.

사랑해~~~~ 숙.

 

아구-------- 췐다.

 

나 잘께____ 쿨~~~~

진짜로 사랑(요기서 랑자가 틀려서 X 표로 지우고)당해.

나의~~~ 숙.

흐~~~

 

자,

그러니 사랑타령도 좋다이거야.

이런걸 쓰느라 취해가지고 흐느적 거리느니 차라리 내손으로 치우는게

능률면에선 더 나은거 아닌가?

 

그저 취했으면 자빠져 자기나 할것이지 별놈의 주책은 다 떨어놓고...

그러고보니 울 마눌에게 편지랍시고 써본지가 몇년이 지났더라?

 

그래도 그런 편지라도 써놓고 자고있는 남편이 그나마 귀엽더래나 어쨋대나.

입을 헤 벌리고 코를골고 자고있는 남편의뺨에 뽀뽀한방 해줬댄다.

 

흐흐흐.....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 그놈의 편지란걸 보고는 어찌나........

 

그냥 아무렇게나 찌~익 찢은 노트종이위에 가뜩이나 못쓰는 글씨로

개발새발  그려놓았으니.....

정말 글씨를 썻다고는 도저히 못하겠고 그렸다는게 더 맞을거같은.

그래도 우리마눌은 좋다고 실실실 쪼개긴....

그게 뭐 사랑의 연서같은건줄 아는지.

으이그.... ㅎㅎㅎ

 

출처 : 인천백작님의 플래닛입니다.
글쓴이 : 인천백작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