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그 어느날에 깨달음같이 문득 찾아왔었다.
나의 행각에대한 반성이.
누구나 취미생활 이란걸 갖고있지만 문제는 그 취미라는게 도가 지나쳐
실생활을 방해할수도 있다는것이다.
한때.
그저 회사에서 집으로,
집에서 회사로 매일을 반복되는 생활.
아침 7시에 집을나서면 밤 10시나 되어야 돌아와서는 잠든 아이들 머리한번
쓰다듬어주고 곧바로 골아떨어지는 생활의 반복.
그러다 휴일이면 밀린잠, 모자라는잠을 보충한답시고 아침 11시쯤 일어나
아침겸 점심먹고 조금 꼼지락 거리다가 낮잠,
밤 9시쯤 깨어서 점심도 아니고 야식도아닌 어정쩡한 밥을먹고 좀 놀다가
잠자리에 누우면 이거 낮잠을 자놨으니 잠이오나?
이리뒹굴 저리뒹굴 새벽에 잠시 잠든것같은데 아침.
온몸은 찌부두둥하고 정신도 멍~~
그대로 출근하면 여기저기 욱신욱신하는 소위 월요병.
그런식으로 얼마동안을 생활하다보니 이대로는 도저히 않되겠다는 생각에
돌파구를 찾아야만 하였고 그래서 시작한게 민물낚시였다.
이곳 오산엔 자그마한 냇물이나 크고작은 저수지가 제법있어 낚시할곳은
지천으로 깔렸건만 어째 그생각을 못하고....
일요일이면 새벽 5시쯤 일부러 힘들더라도 일어나 간식거리정도 싸가지고
냇가에가서 낚시를 하고는 많이잡던 못잡던 다시 냇물에 놓아주고 12시쯤
빈바구니들고 집으로.
점심을먹고 아이들과 좀 놀아주던지 집안일을 도와주다 오후3시쯤 낮잠.
아무리 더자라 잠의요정이 유혹을 한다해도 뿌리치고 5시쯤 기상.
다시 저녁을먹고 놀다가 10시쯤에 잠자리.
월요병?
너 어디갔니?
휴일하루를 아주 마디고 즐겁게 보내면서도 월요병마저 깨끗이 치유가 되더라.
그런데 뭐든지 하다보면 는다고 이건 뜻하지 않은곳에서 엉뚱한일로 잠시나마
가정을 등한히하는 결과를 낳았으니....
낚시를 동네 냇물에서 하다보니 동호인들과 사귀게되어 점점 멀리가게
되었는데 낚시터에 어린아이들을 데려가보니 이건 애기들 데리고 갈데는
아니더라.
그러니 가족들을 놔두고 혼자다니게 되더니 어느때부터는 또 카메라를
구입하여 시간날때마다 밖으로 싸돌아 다니게 돼버리고 말았다.
한주는 낚시터에,
한주는 카메라메고 들로 산으로....
그러니 아이들과 홀아버지를 아내에게 떠맡기고 가장이란 사람이 밖으로 나도니....
어느날,
집에서 카메라 장비를 꺼내어 손질하며 생각하니 이건 카메라 장비가 모자라도
한참을 모자라는 거였다.
그때당시 카메라바디 한대에 80만원짜리 한대를 갖고있었는데 아무래도
한대정도 더 있어야 되겠고 렌즈도 3종류를 갖고있지만 아무래도 6~8종
정도는 갖춰야 어느사진이든 찍을수 있을텐데....
렌즈하나에 최소50만원에서 800만원 정도라....
그러니 갖추고자 하는걸 다갖추려면 이 봉급쟁이의 수입으로....?
거기까지 생각했는데 갑자기 눈앞에 후렛쉬가 터지듯 번쩍하며 이마를 세차게
때리는듯한 충격.
세상에나......
내가 어찌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던고....
내가 나만을 위한답시고 이런생활을 할때에 내 가족은?
그 몇년동안을 휴일에 어린 아이들과 아내, 그리고 홀아버지를 내팽겨치고
나만의 즐거움을 위해서 가정을 버리다시피 했단말인가?
그저 이 가진거라곤 몸땡이 하나밖에 없는 사람에게 사랑이라는 믿음하나로
시집와 고생하는 사람에게 그 모든것을 떠맡기고 내가지금 무슨짓을 하고있는거지?
그래서 뭘 얻었는데?
고기 잡았다고 아내에게, 아버지께, 아이들에게 보약이라도 한번 해주었던가?
열심히 사진이랍시고 찍고돌아 다녔지만 네작품이 무어냐 누군가 물을때
예. 이거 이것입니다 하고 자신있게 내놓을것이 있기나 하던가?
개인전은 못해봤지만 단체사진전시회에 작품이랍시고 한귀퉁이에 이름석자와
사진내걸고 폼은 몇번 잡아봤다만 지금 생각하니 그것도 작품이라고...
새삼 얼굴이 화끈해 지는구만.
그럼 도대체 아내에게, 가족에게 등한히하여 고생시킬거 다시키고 정작 내가
얻은것은 무엇이란 말이냐.
정말 쓸데없는 허송세월이 아니면 또 무엇이란 말인가.
허허허....
이리도 허무할수가.............
장비를 대충싸서 한구석에 몰아놓고 아내를 불렀다.
무슨일인가 의아해서 다가온 아내의 손을 꼬옥 잡고는 잠시동안 느꼈던 일들을
설명하고는 사과와 아울러 결심을 말했다.
"이보게 숙."
"미안하이."
"앞으로는 결코 혼자서 취미생활 한답시고 가정을 소흘히 하는일은 절대 않을께."
그렇게 결심하고 언약한지가 벌써 10년하고도 5년이 더 흘렀다.
그런 결심을 스스로 깨우쳐 할수있을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준 우리 숙.
뭐라 그 고마움을 표현해야할지....
정말 어느날.
그 어느날에 문득 찾아온 깨우침.
지금 내가정의 행복을 지키는데 매우 중요한 기둥같이 되어있다.
그런데 부작용이......
이건 남편이 없으면 아무것도 혼자서 하는게 없어져 버렸으니....
우리숙이 말이여.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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