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에이~그. 정때문에 살지요... 중년부부, 그런가? 아니던데?

인천백작 2007. 6. 24. 01:17

어렸을때나 20대 때에 가끔씩 중년의 남자분께 물어본적이 몇번있다.

그때의 눈에는 중년남자들이란 이미 늙어서 활발한 부부생활이

곤란한 나이가 아닐까 지레짐작하고......

성생활이건 일반 생활이건 오래했으니  지겹기라도 할까? 하는 생각도 함께.

 

"그 연세에는 부부간에 어떤 마음으로 사십니까?"

그러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답은 한결같았다.

"에이~~그. 뭐긴 뭐겠어, 자식보구 정때문에 사는거지."

하긴 어리거나 젊은놈한테 시시콜콜히 털어놓기가 귀찮았던지,

아니면 별걸 다묻는 젊은놈에게

<네놈이 직접 경험해봐> 라는 암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내나이 27세때,

소위 영계라고 할만큼 어린여인을만나 (사랑방 글 9156번 영계가 어쨌다구?)

결혼을 결심해놓고도 어찌나 고민을 했는지 한달동안 몸무게가 3kg이나

빠질정도였다.

 

아내될 사람이야

이쁘지,

상냥하지,

어리니 귀엽지,(그때 21세)

그냥 이 순뎅이가 남자는 이세상에서 나만 있는줄(?)알지.

등등의 사람은 그만하니 좋은데....

 

왜 내가 이여인으로 인하여 총각생활을 끝내야 되느냐 이거였다.

근무하던 회사의 특성상 남여 비율이 2:8 정도로 여성이 많으니

그 꽃밭에서 한창 값좋을 이나이에 말이다. ㅠㅠㅠ

 

그래도 결혼식 날짜는 다가왔고

결혼식장에서 신랑입장... 하는데 누구라도 나와서

"야, 결혼 취소됐으니 나가라."

그러면

"아이고, 고맙습니다."

하고는 냅다 뒤도 돌아보지않고 달아날것같은 기분이었고,

딸을낳고 사는 약 2년동안에도 이것이 꿈이었으면....

실제로는 내가 총각 그대로 였으면... 하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집에오면 반겨주는 아내와 방긋방긋 웃어주는

딸래미로 인하여 항상 웃음꽃이피는 실생활을 아주 행복하게

받아들이고 그속에 안주하면서도 어찌 생각은 그랬는지.....

 

이런사람, 이런 가정을 내가 아니면 누가지키고 사랑해줄것인가.

내아내,내딸을 이제라도 진심으로 사랑하리라...

하는결심을 굳히고 실행하기 2년반만에 겨우 총각딱지의 환상에서

벗어날수 있었고 이 주책없는 이몸이 이말을 아내에게 한 10년전에

했다가 아직도 그건으로 쪼이며 살고있다.

이그~~ 미련.

 

그때에서야 늦은신혼생활의 달콤함과 행복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깨닫고

살아왔는데......

 

40살이 되던어느날,

문득 옛날의 내나이에 이르렀던 분들께 질문했던 내용이 떠올랐고,

그럼 지금의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분들 말마따나 에이~~그, 그냥 정으로 사는가?

곰곰이 오랫동안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결과는 아니었다.

물론 정이야 기본으로 있는것이고

그보다 더큰 사랑이 있었다 !!!

 

이공간에서 몇번 말했었지만

신혼시절의 사랑이 막 담가먹는 겉절이 김치의 달콤하고 신선한 맛이라면

지금 중년의 부부사랑은 푸~욱익어 씹으면 씹을수록 깊은맛과 감칠맛을내는,

그리고 무엇과도 잘어울리는 김장김치의 맛과같은 사랑,

바로 그것이었다. 

오랫동안 지지고 볶으며 살아오는 동안에 생성되고 키워온 사랑말이다.

 

잘익은 김장김치.

찌게를 끓여도,

삼겹살에 싸먹어도,

잘게썰어 부치기 한판을 구워도(꿀꺽!)

무엇과도 잘어울리며 깊은맛을 우려내는 이런사랑.

그게 지금 내아내에게 부어지는 깊은나의 사랑이었다.

그래서 휴대폰에 입력된 내아내의 명칭이 <내사랑>이다.ㅎㅎㅎ

 

에이~~그. 정때문에?

아니야,

결코 아니야.

나에겐  사랑이 있더란 말이다.

중년에 와서야 가질수있는 깊은사랑 말이야.

이소중한 사랑말이지.

 

 

 

아유.....

소름끼치도록 행복한 이기분은 또 뭔가?

 

 

출처 : 에이~그. 정때문에 살지요... 중년부부, 그런가? 아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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