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이게 박수 받을일인가?

인천백작 2019. 1. 14. 19:33

세상에나....

박수치다 박수치다 내가 별것을 다 가지고 박수를 쳐봤다.

 

아이를 길러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경험 아닐까?

아이들 커가면서 기저귀 가는것과 치우는것이 얼마나 중노동이며

이놈들 대소변 가려서 기저귀를 안쓰게 될때엔 다 키운것같은 뿌듯함에

해방감 같은것 말이다.

 

그래도 한가지 달라진게 옛날같으면 천 기저귀를 일일이 빨아서 다시 썼지만

요즘이야 일회용 지저귀도 잘 나오는데 이게 또 다른 일거리를 만든다.

 

쓰레기 봉투에 가득 담아서 내어 가다보면 젖은 놈이라 그 무게가 만만치않고

특히나 여름철에 베란다에 내어놓은 쓰레기 봉투에서 솔솔 풍기는,

아무리 자식을 사랑해도 그렇지 그노무 냄새는 영 향기롭지 않더라만.

 

거기다 우리처럼 세놈이 각 16개월 차이 나다보니 그놈들이 한꺼번에 사용하는 양

또한 만만치 않았으니......

 

그러나 기저귀를 졸업하고나면 그 모든것에서 해방 되는것 아닌가.

 

그런데 이 외손주 세놈이 좀 늦은편인가?

첫째 손녀는 38개월,

둘째 손녀가 40개월만에 기저귀를 떼었는데 막내 사내놈은 46개월이 되어서야

겨우 기저귀에서 해방됐다.

 

근데 이 사내놈은 뭐든지 늦어도 정도가 있어야지.

제 누나들이 28~30개월만에 말을 자유롭게 했는데도 이녀석은 46개월이 지나서도

겨우 한다는말이 생존에 꼭 필요한 엄마, 맘마 정도였는데,

약 보름전쯤 저녁에 딸 가족까지 다 모여있는데 이녀석 느닷없이 화장실로 가더니만

바지를 내리고 변기에 앉아서는

 

"엄마  응아 ~~."

 

엉?

이게 잘못 들은게 아니라면 뭔 기적 같은?

모든 가족들이 혹시 잘못 들었나싶어 일제히 화장실로 눈을 모았는데 이녀석,

퐁당~~  몇덩이 흘리더니

"엄마 다~~ (했어)."

 

허허허...

그때의 기쁨이 왜 이리 크던지.

어느 누구랄것도 없이 아직 어린 7살,6살 제 누나들까지 힘찬 함성과함께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있었다.

 

박수 갈채가 끝나고 생각하니 기가 막혀 나는 탄식같은 한마디를 뱉고 말았다.

 

"내 참, 똥 싸고 박수 받는놈은 아마 저놈이 첨 일껴."

 

그런데 생각하니 박수 받기는 받을만 하더라.

저놈이 아니고 저렇게 키울때까지 그놈 응아 치우고 버리고 닦이느라 고생 많았던

제 어미인 내 딸과 우리 어이~숙 말이다.

 

암튼 그 며칠후,

쓰레기를 버리러 봉투를 척 들었는데 엉?

왜 이리 가벼운가?

잠시 이 짧은 달구 머리가 길게 생각하느라 시간좀 버렸다.

 

근데 말이야.

그전에도 말했지만 확실히 이 사내놈들의 색감 감각이란게 계집애들에 못미치는건

옷을 골라입는 센스에서도 차이가 남은 어쩔수 없더라.

볼래?

 

 

이렇다니깐.

여아들은 언제나 화려한 색갈.

그저 저 사내놈은 우중충~~ 한 색갈.

참 대비된다.

 

암튼 잘 자라만 다오.

이 귀엽고 이쁜 내 새끼들아.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