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나....
박수치다 박수치다 내가 별것을 다 가지고 박수를 쳐봤다.
아이를 길러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경험 아닐까?
아이들 커가면서 기저귀 가는것과 치우는것이 얼마나 중노동이며
이놈들 대소변 가려서 기저귀를 안쓰게 될때엔 다 키운것같은 뿌듯함에
해방감 같은것 말이다.
그래도 한가지 달라진게 옛날같으면 천 기저귀를 일일이 빨아서 다시 썼지만
요즘이야 일회용 지저귀도 잘 나오는데 이게 또 다른 일거리를 만든다.
쓰레기 봉투에 가득 담아서 내어 가다보면 젖은 놈이라 그 무게가 만만치않고
특히나 여름철에 베란다에 내어놓은 쓰레기 봉투에서 솔솔 풍기는,
아무리 자식을 사랑해도 그렇지 그노무 냄새는 영 향기롭지 않더라만.
거기다 우리처럼 세놈이 각 16개월 차이 나다보니 그놈들이 한꺼번에 사용하는 양
또한 만만치 않았으니......
그러나 기저귀를 졸업하고나면 그 모든것에서 해방 되는것 아닌가.
그런데 이 외손주 세놈이 좀 늦은편인가?
첫째 손녀는 38개월,
둘째 손녀가 40개월만에 기저귀를 떼었는데 막내 사내놈은 46개월이 되어서야
겨우 기저귀에서 해방됐다.
근데 이 사내놈은 뭐든지 늦어도 정도가 있어야지.
제 누나들이 28~30개월만에 말을 자유롭게 했는데도 이녀석은 46개월이 지나서도
겨우 한다는말이 생존에 꼭 필요한 엄마, 맘마 정도였는데,
약 보름전쯤 저녁에 딸 가족까지 다 모여있는데 이녀석 느닷없이 화장실로 가더니만
바지를 내리고 변기에 앉아서는
"엄마 응아 ~~."
엉?
이게 잘못 들은게 아니라면 뭔 기적 같은?
모든 가족들이 혹시 잘못 들었나싶어 일제히 화장실로 눈을 모았는데 이녀석,
퐁당~~ 몇덩이 흘리더니
"엄마 다~~ (했어)."
허허허...
그때의 기쁨이 왜 이리 크던지.
어느 누구랄것도 없이 아직 어린 7살,6살 제 누나들까지 힘찬 함성과함께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있었다.
박수 갈채가 끝나고 생각하니 기가 막혀 나는 탄식같은 한마디를 뱉고 말았다.
"내 참, 똥 싸고 박수 받는놈은 아마 저놈이 첨 일껴."
그런데 생각하니 박수 받기는 받을만 하더라.
저놈이 아니고 저렇게 키울때까지 그놈 응아 치우고 버리고 닦이느라 고생 많았던
제 어미인 내 딸과 우리 어이~숙 말이다.
암튼 그 며칠후,
쓰레기를 버리러 봉투를 척 들었는데 엉?
왜 이리 가벼운가?
잠시 이 짧은 달구 머리가 길게 생각하느라 시간좀 버렸다.
근데 말이야.
그전에도 말했지만 확실히 이 사내놈들의 색감 감각이란게 계집애들에 못미치는건
옷을 골라입는 센스에서도 차이가 남은 어쩔수 없더라.
볼래?
이렇다니깐.
여아들은 언제나 화려한 색갈.
그저 저 사내놈은 우중충~~ 한 색갈.
참 대비된다.
암튼 잘 자라만 다오.
이 귀엽고 이쁜 내 새끼들아.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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