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이렇게 또 확인이 되는건가?

인천백작 2018. 6. 25. 08:53

늙어 간다는 확인 말이다.

 

그전에.

인천에 살고있는 50년지기 친구의 어머니께서 94세에 타계 하셨는데

87세 되시던 해에 며칠동안 속이 더부룩하고 거북 하시다고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결과 위암 2기라는 결과가 나왔었댄다.

 

그런데 워낙 연로 하신 분이라 수술이 더 위험할수 있으니 그저 편안히

잘 모시라는 선고(?)를받은 가족들의 심사가 어땠을까?

 

내 친구가 5남매중 2째인데 12살때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홀몸으로

6남매를 키워내신 그런 분이시니 자식들또한 어머님에대한 효심이

무척이나 깊은 그런 가족인데 말이다.

 

그런데,

한 1년을 그저 그렇게 사시던분이 이상하게 속이 편해 지셨다면서 다시 진찰을

받아보니 글쎄.

암세포가 사라지고 없더랜다.

 

어찌 된거냐고 의사에게 물으니 아주 드문 경우지만 암세포도 뭔가 얻어 먹을게 있어야

계속 기생할텐데 연로하신 몸에서 얻어 먹을게 없다보니 암세포가 아사 한거랜다.

암세포가 굶어죽었단 말인데 그말을 들으면서도 웃어도 되는건지 잘 모르겠더라.

 

그런데 그건 그분의 경우이니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내 몸에서 그런걸 꼭 확인해야

했으니 이걸 아주 고약하다 해야하는지 다행이라 여기고 안도해야 하는건지 원.

 

그전에는 그런것에대한 말만 들었지 실제로 내 몸에 그런게 생기리라는 생각도 못했던 티눈.

군대에 입대해서 군화를 계속 신다보니 왼발 앞쪽 발바닥에 뭔가 돌출돼 돌멩이 같은걸 밟으면

무지 아파서 나도 모르게 비명이 튀어 나오기에 이상하다 살피니 그게 티눈이랜다.

 

소위 쫄병이 좀 아프다고 그걸 치료 하겠다고 시간 내기도 눈치 보이기에 방치했더니 그 위로

두툼하게 군살이 덮이면서 500원짜리 동전 만하게 군살이 두텁게 형성되어 버렸다.

 

그 이후엔  왼발 뒷굽쪽도 (왜 근데 왼발에만 그런게 나는건지) 티눈이 세개가 연달아 박히는데

그 고통이 엄청 심해서 도저히 참을수 없기에 어느날 결심을 굳게 하고는 발을 물에 퉁퉁 불린후에

그 티눈을  한개 한개 쪽집게로 뽑아버렸다.

 

아,

그 시원 함이라니.

앞쪽 티눈도 그렇게 진작에 뽑아 버렸으면 됐을것을 그런걸 몰라 무식해서 그만.

 

그런 티눈을 덮은 군살을 깍아내며  고통을 감내하는데 참 그 미련이란.

병원에서 간단히 수술 받으면 될것을 자그마치 30여년을 그놈과 동고동락 (락? 그랬나?)

하고 살았으니 정말 미련의 극치랄까?

자가 치료 해본답시고 약도 발라보고 별짓을 다해보기는 했다마는.

 

하긴 평소엔 있는줄도 모를만큼 불편하지도 않다가 혹여 등산을 하거나할때 뾰족한 돌출부나

밟아야 짜릿한 고통에 아, 그것이 있구나? 할정도니 어쩌면 무시하고 살았다는게 맞겠다마는.

 

그런데 약 5년전부터 그 티눈의 고통이 사라져 버렸음을 알아 차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어느날  그부분으로 뾰족한 돌을 밟았는데 어허?

아프질 않네?

 

가만,

언제 부터였지?

이게 안아프기 시작한때가?

그러고보니 최후로 아팠던때가 언제였는지 기억에도 없네그려?

 

찬찬히 발바닥을 내려다보니 어허라.

그 두툼했던 군살도 어느새 많이 얇아졌고 그 크기도 이제는 10원짜리 동전보다 더 작아져 있구나.

 

그렇게 사라져주니 고맙긴한데 그럼 이놈도 이젠 내 몸에서 더이상 얻어먹을게 없다고

스스로 가주는거야?

아니면 이놈이 나보다 먼저 늙어서 떠나는거야.

 

암튼,

꼭 이렇게 확인 시켜줘야겠니?

 

나의 늙음을.

고마우면서도 고약한 놈.

허허허

잘가라.

그래도 40년 함께 했던놈아.

 

한가지 다행인건

정 이라곤 눈꼽 만큼도 없다는거다.

고얀 ~~~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