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거슬리지만 쬠만 봐주길 바라면서 그럴만한 사정을 밝힌다.
하긴,
이방의 어느 느마 글처럼 닝기리 보다야 헐 양반이지만.
ㅎㅎㅎ
정말 어이가 없도록 이 닭머리가 형편없이 무시를 당했었다.
몇달전,
맏처형(우리와 동갑내기 처형)과 아내가 벽걸이형 둥근 시계를 사왔었다.
저녁에 들어갔더니 나에게 벽에 못을박고 걸으라기에 가뜩이나 잘 못박는 시멘트못을
콩콩 쾅쾅거리며 힘들게 박고는 시계를 거는데 이상하네.
둥그런 시계위 중앙부분에 원형 고리가 있는데 이 고리가 시계 뒷부분이 아니라
시계 상부 중앙부분에 박혀 있는거라.
그러니 고리를 못에걸면 시계가 앞으로 툭 튀어나온 형상이되어 자꾸만 못에서
벗겨지니 이리저리 끙끙 거리는데 우리 마눌.
한심 스럽다는듯 혀를 끌끌 차더니만 나는 미처 보지도 못한 시계 윗부분 뒷면에
둥글게파인 홈을 못 머리에 맞추어 척 걸어 버리니 시계가 아주 깔끔하게 걸리는게 아닌가.
그러고보니 그 금빛의 동그란 고리는 그냥 장식품 이구마는.
너무도 감탄한 나.
"와~~! 거기에 그게 있었어?"
그랬더니 만족한듯 으쓱대는 포즈로 나를 한번 쓰윽 흘겨보며 어이~숙 말인즉,
시계를 사와서 언니집에 갔었더니 언니도 똑같이 끙끙 거리고 있기에 걸어주고 왔댄다.
그래 놓고는 거기서 끝냈으면 좋겠구만 꼭 한마디 덧붙인다.
"이그, 닭 대가리들 하고는 쯧쯧......."
젠장,
지는 뭘 다른게 있을려고.
그래봐야 6살 아래 토끼띠가 말이다.
흥!
아그~~~
쪽 팔려.
그런데 오늘.
아내가 이리저리 뒤지고 다니면서 무언가를 애타게 찾는다.
뭘 찾느냐니까 아까 바느질 하느라 안경을 썼는데 지금 안경을 찾으니 도대체 어디 있는지
오리무중이란다.
우리 아내 숙이도 나이가 나이 인지라 안쓰겠다고 고집을 부리는걸 맨날 눈쌀 찌푸리며
보이지않는 눈 가지고 고생 할거냐며 안경점에 끌고가(?) 돋보기 한개랑 45만원짜리
누진 다초점 안경을 맞추어 줬는데 지금 누진 안경을 찾고 있는거다.
찾는걸 보고는 밖에서 두어시간 일보고 들어오니 찾았다며 밝게 웃는데 하는 소리,
아까 바느질 끝내고 반짓고리 정리해 넣으면서 안경도 같이 넣었던걸 잊었댄다.
이그,
누가 누구에게 뭐라하나? 이사람아.
닭 대가리나 토깽이 대가리나 거기서 거기구만 쯧쯧쯧.....
계면쩍게 씨익 웃는 숙.
그런데.
거기서 끝났으면 얼마나 깔끔할까?
꼭 뒷북 한번 치는통에 산통은 다 깬다니깐.
밖에서 돌아와 옷을 갈아 입고는 이리저리 일 보다보니 아랫쪽이 후덥지근하다.
그래서 집에서는 늘 입던 반바지를 찾으니 이게 어디 있는지 영 보이질 않는게 아닌가.
분명히 옷걸이에 얌전히 걸어 뒀는데 어디 간거지?
차라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혼자서 좀더 찾아 보던지.
기어코는 집안살림 만물박사 아내에게 물어보고야 말았다.
"어이~숙, 내 반바지 어딨지?"
내 물음에 나를 아래위로 훑어 보던 숙.
"지금 입고 있는건 뭔데?"
맙소사.
이미 갈아 입은 반바지를 찾으니 옷걸이에 있을리가있나.
에휴.
조금 아까 토끼 대가리 흉보던거 취소다 취소.
하긴,
그러니까 닭이랑 토끼가 한 우리에 살지.
으~~~.
바램 한가지가 있다면 이게 치매 초기 증상이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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