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여행 이라기보다 위로 산행이라는게 맞는것같다.

외손주 세녀석을 이제는 전부 다 보는것은 아니지만 이녀석들이 유치원 다녀오면 

우리집으로 모여서는 컴퓨터와 T.V 를 점령.

 

그러면서 물 달라 밥 달라 요구사항도 많고 그때마다 외할미인 우리 아내는

그놈들 시중 드느라 눈코 뜰새가 없어진다.

물론 젖먹이던 시절에 비한다면 그 노동 강도가 많이 낮아진거지만.

 

거기에 3월 6일날 편찮으신 친정 어머니까지 모셔왔으니 말은 안해도 얼마나

고생인지는 뻔한 노릇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그런 우리 숙은 자그마한 몸에 어디서 그리 힘이 나는지 산에만 갔다하면

날다람쥐가 따로 없을정도로 날렵하게 산을 타는 여인이다.

이런 사람이 외손주 기르기 시작하면서부터 거의 산에를 못가니 그 모습이

참 안타깝던차에 애들은 제 부모에게 보내고 처형께 어머님을 좀 보아 주십사 부탁 해놓고는

갈까 말까 망설이는 아내를 설득하여 11일날 수리산으로 향했다.

 

그런데 여기서 실수를,

2월 말경에 내가 목감기에걸려 열흘정도 약을 복용하며 약 2주전에 치료가 끝났는데

그후에도 목 상태가 약간 개운치 못해서 병원에 들려 약을 처방 받았고 그 성분을 살펴보니

목감기약과 비슷하더라.

 

그약을 10일 저녁부터 복용을 시작하고 11일날 아침에도 한봉 복용했는데 이 감기약이

그렇게도 사람 몸의 힘을빼는 그런 약인줄을 미처 몰랐던거다.

 

처음 약간의 경사를 올라가는데 발걸음에 영 속도가 붙지를 않는데 도대체 원인을 몰라

의아해하며 첫번째 야트막한  무성봉을지나 슬기봉의 가파른 경사지를 오르는데 이런....

3/2 지점인 전망대 까지는 그럭저럭 올랐는데 그 이후부터는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에

정말 죽을 고생을했다.

 

그래도 끝까지 관모봉을 지나 하산하는 4시간 20분동안 내가 설악산을가도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는데 나중에야 알았지만 감기약 먹고는 절대로 힘든 일이나 등산은

피해야 한다는 조금은 값진 경험을 한 날이기도하다.

 

오랫만에 남편과 산에오른 숙.

비실 거리는 남편 챙기느라 힘들었을텐데도 즐거워하며 생기가 솟아 오르는 행복한 모습에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기분은 하늘을 찌를듯이 개운한 날이었다.

 

첫번째 봉우리.

커피한잔 정도는,

슬기봉 오르기 전.

근데 감기약에 커피.

사람 몸 헤집어 놓는데는 뽕짝이 아주 잘맞는 성분이랜다.

무식해서 알았어야지.

아주 죽을라고 작심이라도 한날 같았다.

마지막 봉우리 관모봉.

이렇게 즐겁게 산행을 마치고 다음 철쭉꽃필때 다시 오자 약속하고 내려와  맛있는거 사준다고 데려가서는

기껏 추어탕 한그릇 사줬다.

ㅎㅎㅎ

 

 

그래도 미소를 잃지않는 나의 숙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다.

 

2018년 3월 12일 아침.

팔......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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