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
뭐 그런 거랑은 좀 거리가 있는것도 같은데 생각하기 나름 아닐까?
예전 같으면 남녀의 역할이 딱 정해져 있어서 서로의 불가침 영역 같은건
아닐지라도 이상하게 그것이 남자들 편한쪽으로 변질된것이 몇가지 있던것같다.
여자는 집안일 외에도 온갖 잡일이나 농사일 까지도 남정네들과 함께
뼈 빠지게 일하는것은 당연시 하면서도 남자들이 집안일 거드는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듯이 사래를 쳐대는것 말이다.
한 예로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뭐?
ㅇㅇ 이 떨어진다고?
그러니 남자들은 밖의 일을 끝내고 집안에 들어와서는 자기일은 다 끝 났다는듯이
막걸리 대포한잔 거 하게 마시고 뒤집어져 자면 끝이었지만 여인들은 그때에도
그저 바쁘기 그지없음은 우리들 어렸을때도 본적이 있으리라.
빨래 해야지,
다듬이질 해야지,
옷가지 꿰매고 다림질하고 등등등....
그런데 술한잔 걸치고 잘려면 곱게 잠이나 잘것이지 피곤한몸 이끌고 졸음 참아가며
바느질 하고있는 마누라 치맛 자락은 왜 슬그머니 끌어 당기나? 당기긴.
그런데 요즘 그랬다간 그 결말이야 뻔한일이니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것이고....
그래서 그런건지 몰라도 아예 알아서 적응하는게 그나마 현 자리라도 온전히 보전하는
방법이라면 방법이요 ,
좀 심하게 말하면 도태 되지않는 수단 정도 되지 않을까?
요즘 여러번 얘기 했지만 우리 집에서 외손주 세놈을 키우느라 느지막히 고생한번
푸짐 하게하는 우리 숙.
내 자식 기를때는 나야 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 늦게 들어오니 낮에 아이들 데리고
집사람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마는지 몰랐는데 시간적 여유가 좀 있는 요즘엔
집사람이 얼마나 수고가 많은지 적나라하게 보게되니 그저 손놓고 볼수만은 없더라.
아침이면 아예 전쟁터가 따로 없는것같다.
다행히도 저녁에 일찍 재우다보니 애들이 일찌감치 깨우지 않아도 일어나니 그것 하나는
수고로움을 덜겠지만 순서대로 씻기고 먹이고 입히고 가방 챙겨서 두놈은 어린이 놀이방으로
한놈은 유치원으로 데려다 주는것도 아주 큰일중 하나더라.
그런 일을 아내 혼자서 하도록 내버려 둘수도 없기에 최대한 도와 준답시고 함께 호들갑을
떨어 대는데 그나마도 혹여 거래처에서 아침 일찍 일을 맡길때에는 고스란히 아내 혼자 몫이
되어버리고만다.
주말이면 딸 내외가 가끔 제 자식들을 데려 가기도 하지만 사위의 업무가 주말마다 쉬는곳이
아니다보니 어떤땐 주말까지 우리집에서 애들과 뒹굴게 되는데 내 자신에게 칭찬이라 하는것은
그런 날엔 내 자신을 아낌없이 이들에게 고스란히 쏟아 부울수 있다는거다.
내 취미는 조용히 붕어 낚시를 즐기거나 등산을 가거나 아니면 수목원이나 들판에 꽃 사진이라도
찍으러 돌아 다니길 좋아하는데 주말이라고 나혼자 홀랑 나가 버리면 그나마 우리 아내는 온종일
혼자서 아이들의 시중이나 집안일을 도맡아 해야만 할것은 뻔한일 아닌가.
그런데 참 다행 스럽게도 나 혼자서 그런 취미를 즐김도 물론 좋지만 그 못지않게 즐거운것이
이 손주 놈들과 함께 뒹굴고 놀아 주는것도 즐겨하니 얼마나 다행 스러운지.
하긴.
그렇게 하지 않았다가는 쫓겨날게 뻔하니까 눈치껏 몸과 마음이 자리를 잡은건가?
ㅎㅎㅎ
뭐 그렇거나 말거나.
먼저 일요일.
오늘은 기왕 못나갈거.
늦잠이니 늘어지게 자볼꺼나?
꿈~~만 꿔봤지.
이날따라 이놈들이 할배가 집에 있을것을 미리 알기라도 했나?
아침 6시가 되자마자 세놈이 한꺼번에 내 방으로 우르르 들이 닥치더니 침대위로 후다닥
뛰어 올라와서는 제 할배 몸땡이가 뜀틀 메트리스라도 되는줄 알았는지 아휴휴.....
늦잠 좋아하네.
부시시 일어나서 드디어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이런 저런일들이 어느정도 정리 되고나니 우리 어이 ~숙은 당연 한듯 망설임도없이
한마디 던진다.
"빨래좀 돌려요."
크흐흐흐흐....
언제부터 빨래 하는게 내일이 돼버렸지?
세탁기 돌려놓고 진공 청소기 분해해서 내부 청소하여 조립해놓고 둘러보니 애들 장난감이
고장 난게있네?
분해해서 수리 하고나니 빨래가 다 됐다고 삐익~!
건조대에 탈탈털어 널고는 재활용 쓰레기 분리 수거하고 등등등....
그런데 이렇게 나누어 하면서도 정말 대단한것이 집안 일이란게 해도 해도 끝이 없더라는
실감이다.
물론 대충 해놓고 놀려면 얼마든지 가능 하겠지만 이렇게 나누어서라도 깔끔히 살림 한다는게
참 어려운 일이라는 실감이요 그런일을 여태껏 군말없이 잘 해내온 우리 아내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끼게된다.
그러면서 또 하나는....
주말 이랍시고 혼자 나돌기보다 이렇게라도 집안일을 나누어 돕기도 하면서 애들과 놀아 주는것을
기꺼이 즐거워하며 그 또한 열심히 오늘 하루를 살아낸 내 자신에게 기특하다 머리라도 쓰다듬으며
칭찬해 주고싶다.
나,
잘 했지?
'스토리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전쟁중. 승리의 고지가 눈앞에. (0) | 2017.04.09 |
---|---|
그 님이 오신 다는데야.... (0) | 2017.04.06 |
참 비위도 좋은 여인들. (0) | 2017.03.04 |
기쁘고 또 기쁜 나날들. (0) | 2017.01.26 |
나만 그런건가? (0) | 2017.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