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차라리 하덜 말어, 엉?

인천백작 2013. 2. 6. 10:11

 

요사이 뭐 이러냐?

한동안 조용하더니 이놈의 감기가 걸려 가지고는 그래도 큰 고비는 넘긴것 같은데

아직 마무리가 덜 되었는지 잔기침이 캑캑 거리게 되더라.

 

거기다 박자에 맞추어 콧물까지 핑~~

 

보다못한 우리 숙.

 

이미 걸렸어도 도움이 된다나?

어쩐다나.

 

생강을 푹푹 끓이면서 거기에 당귀, 게피, 등등....

뭐 감기 낫는데 도움이 된다는걸 몇가지 첨가해서 끓여내더니 보온병에 담아놓고는

하루에 서너번씩 마시란다.

 

그런데 말이야.

처음 두어번은 잘 마시긴 했는데 이게 정신 차리고 먹지않으면 그조차도 잊어버리는거라.

싱크대 한쪽에 덩그러니 앉아있는 보온병을 이리저리 흔들어본 우리마눌.

 

"봐요."

"도대체 마신거야, 안 마신거야?"

"죽어라고 끓여주면 제대로 마시고 얼른 감기나 뚝 떨어트려야 할것아냐?"

 

아띠.

아무리 남편을 위해서 수고한거야 잘 알겠지만 저런 잔소리에 바가지까지 들어가며

저걸 마셔?

차라리 안먹는게 낫던지 그렇게 멕이고 싶으면 지가 잘 좀 챙겨서 먹도록 해주던지.

기껏 잘 끓여놓고 저렇게 방치(?)해서 먹거나 말거나 내버려 두다가 안먹는다고 바가지나

긁을바에야 뭐하러 끓여?

바가지 깜 하나 더 만들려고?

 

순간 치솟는 신경질에 나도 냅다 한마디 쏘아붙였다.

 

"야,야."

"차라리 끓이지나말어."

"정신차리고 먹기도 힘드니까."

 

"알았어."

"앞으론 쪼올때로 안끓일거얏."

"흥, 보약 같았어봐? 누가 뺏어 먹을새라 열심히 먹을거면서."

 

알긴 아는구먼,

보약에 정력을 보강한다는 그 뭐시기 같았어봐라.

먹지 말라고 사정해도 벌써 바닥을 봤을거다. ㅆ

 

가만....

그나마 보온병을 치워버리고 나서 생각하니.............

 

손해는 누가 보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