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많이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으로 잘 알고있는 얘기지만 이얘기를
다시금 상기하며 우리의 얘기를 나눠보자.
하나,
옛날에 아주 못된 며느리가 있었대지?
그 며느리 소원이라면 골골대며 몸약한 미운 시어미가 얼른 죽어버리는 것이었다더라.
그래서 매일 정한수 떠놓고 신령에게 빌었댄다.
시어머니를 얼른 되지게 (참 말도 이쁘게한다. 쩝) 해달라고.
그 정성(?)이 통했던지 신령님이 짠~ 하고 나타나서는 하는말이,
"네가 매일 나무하러 가는산에서 나무하고 내려오다보면 알밤이 눈에 띄일것이다."
"그것을 가져다 매일 네 시어미에게 삶아먹이면 얼마 못가서 죽을것이니 그리 알거라."
이거야 뭐 완전히 땡 잡은거지.
정말 매일 나무하고 내려오면 알밤 한톨이 또르르 굴러 내려오니 그것을 주워다 시어머니에게
맨날 맨날 삶아 드렸댄다.
맛있다 잡숫는 시어머니를 보면서 곧 죽으리라 회심의 미소를 띄우면서.
아, 그런데....
매일 알밤을 잡수신 시어머니가 점점 혈색이 좋아지면서 그저 그 며느리에게 고맙다 칭찬하며
그렇게도 사랑해 주시더란 말이다.
하루 하루 시어머니의 사랑을 듬뿍받게된 이 며느리.
어느날에 부터는 자신의 생각이 정말로 잘못 된것이란걸 알고는 다시 정한수 떠놓고 신령님께
진심으로 손이 닳도록 빌고 또 빌었댄다.
자신이 잘못했으니 우리 시어머님이 그저 건강하게 오래 사실수있게 해달라고,
정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만약 어머님이 돌아 가신다면 자신도 못살거라고
진심을다해 빌던 어느날 신령님이 짠~ 하고 또 나타나서는 걱정말라 하면서 네가 매일
삶아드린 그 밤은 늙은이에게 참으로 대단히좋은 영약이니 그리알라 하고는 다시 짠~~.
그후로 그 고부는 서로 사랑하며 오래 오래 행복하게 .... 뭐 그랬대더라.
그때 아들새끼는 뭐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마는.
둘,
이것은 운전하다 라디오로 들은건데,
어느집에 시집간 며느리,
도대체 이 시어머니가 동네방네 다니면서 자기를 있는말 없는말 다 끄집어 내가지곤 그렇게
흉을보고 다니더란다.
그러다보면 시어머니 친구분이 다가와서는
"아니, 자네 시어미가 이런 저런말을 하던데 그게 사실인가?"
물어볼때 처음에는 황당하고 승질만 솟구치는데 어찌할바를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차마
시어머니에게 따지고 들수도 없고 더군다나 남편에게까지 그런 사실을 말할수도 없어서
속만 끙끙 앓고 있었댄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하나.
그것은 시어미와 정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었댄다.
그 다음날부터 이 며느리는 동네방네 다니면서 자기 시어머니 칭찬을 좌악 늘어놓고 다녔댄다.
물론 사실에 근거해서 조금은 부풀리기도 해가면서 말이다.
그러니 마을사람들이 처음에는 자신을 흉만보는 시어미를 칭찬하는 며느리를 의아하게
생각하다가 계속 이어지는 시어미 칭찬에 흐뭇한 미소를 보이게 되었고 오히려 시어미
귀에 그런말이 들어가니 시어미는 더이상 며느리 험담을 할수도 없었거니와 정말로 자신을
칭찬하고 다니는 그 며느리가 점점 이뻐지니 이번엔 시어미가 며느리 칭찬을 하면서 다니게
되었고 얼마후에는 가장 이상적인 고부간으로 동네에 소문이나게 됐더랜다.
물론 그후로 그 고부는 같이 목욕도가고 시장에도 팔짱끼고 다정히 다니게 되었고 그래서
부러워하는 사람들에게 모범적인 가정의 이상형으로 자리잡게 되었댄다.
결과적으로 이 얘기들의 공통점이 무엇인가?
나를 해하려하는 상대라 하더라도 나를 낮추고 상대를 대우하면 그 대우만큼 내게도 득이
된다는 가르침 아니겠나.
해를주던 상대도 그럴진데 절친한 친구라면 어련하겠는가.
8월 중순에 영흥도 계백장군네 가게에 갔을때다.
두쌍의 부부가 마주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주고받다 내가 계백 부인을 부를일이 있었다.
그때 계백 부인을 무어라 부르면 좋을것인가? 하다보니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하나.
보통 친구 부인을 부를때에 거의 "제수"라 부르는걸 많이 보아왔다.
왜 제수인가?
그것은 친구라 하면서도 은연중에 친구를 동생같은 위치로 만들어 결코 네밑이 아니라
너의 위에 내가 있다는 상대를 낮추어 보려는 오만함 아닐까?
물론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부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나는 서슴없이 계백친구의 부인을 불렀다.
"형수!."
"이거 한개 주세요."
잠시 의아해하던 그 부부.
내 의도를 금방 눈치채고는 그다음부터 친구의 부인을 서로 형수라 부르며 자리를 이어나갔다.
그 다음에 그자리 분위기가 어떻게 됐을까?
각자의 상상에 맡겨본다.
그날,
아주 즐겁게 그 자리를 마쳤음이 8월 19일날 사랑방에올린 계백장군의 글에 잘 나타나있다.
허허허.....
아휴.
길게도 썼다.
읽느라 수고했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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