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나이가 들어감에 변화되는거야 어디 한두가지 일까마는 육체적인 사항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심리적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음을 실감하게 되는구나.
내가 고사에는 별로 깊은 지식이 있는사람이 아니다보니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중국 고사에 어느 젊은사람이 80세된 노인에게 물었단다.
"이제 그 연세에 드셔서 남녀의 즐거움을 못나누시니 얼마나 섭섭 하십니까?"
그러자 그 노인은 오히려 이렇게 답했단다.
"허허허, 오히려 그 번뇌에서 벗어나니 심신이 편하네그려."
하긴,
그 많고많은 번뇌에서 결코 가볍지않은 번뇌가 남녀의 일이란걸 실감하며 살기는 한다마는.
그런데 내가 하고자 하는말은 그런 육체적인 일보다 심리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던데 그중에
한가지는 남에게 뒤지면 곧 죽을것같던 그런 경쟁심과 이기고 기뻐하던 호승심이 어느덧
많이 낮아지고 엷어짐으로 마음이 평안해짐을 느끼기 시작했더라 하는것이다.
물론 사회생활에서 남에게 뒤지고 남을 이기지 못하면 살아감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에
그런 경쟁심과 호승심이 어느덧 내 생활의 일부가 될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그러다보니 그런 경쟁, 호승심을 가지지 않아도, 가질 필요도 없는곳에까지 가지게 되다보니
그런것이 나를 더 힘들게 했었구나 하는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일이 있었다.
바로 산을 오름이다.
40대 초반에 운동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고는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주변을 둘러보니
새삼 동네 야산이 눈에 띄더라.
이곳 오산시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필봉산이란 야산이 왜 이제야 내눈에 들어온단
말인지.
그산을 다니기로 결정하고 아내와 매일을 다니는데 처음에 그산의 끝에서 끝까지 왕복하는데
다섯번을 쉬면서 3시간 반이란 시간을 소모 해야했다.
어찌나 힘들던지 땀은 온몸에 범벅이요,
산행을 끝냈을땐 그저 주저앉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러던 그산을 약 4개월 타다보니 적응이 빨라서인가?
그 코스를 2시간만에 쉬지않고 느긋하게 왕복할수 있게되었고 그러다보니 주변의 남들보다
더빨리 오를수 있을만큼 체력이 늘게되었다.
그러다보니 공연한 경쟁심을 유발하게 되었고 우리 부부보다 앞서가는 사람은 기어코 앞질러야
속이 시원한 호승심까지 가지게 되었는데 특히나 누군가 우리부부를 앞지르려 할때에는
결코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까지 가졌고 그게 또 당연한듯 알게되었다.
그렇게 2년을 다니다보니 건방지게도 산에대한 겸손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신감으로
똘똘뭉친 교만함에 설악산 설악동 입구에서 공룡능선을거쳐 대청봉에,
다시 설악동으로 되돌아오는 27.6Km 의 산길을 12시간만에 완주하는 만용까지 부리게 되었다.
그러던 요즘의 어느날.
다시 집근처 필봉산을 오르다 문득 내 자신의 행위를 살펴보니 어느덧 내 자신이 무언가
달라졌음을 알게되었다.
앞서가는 사람이 어느정도 속도가 있으면 굳이 앞지르려는 경쟁심이 생기지 않더라.
그저 그사람 가는대로 내가 가는데 지장만 없으면 앞지르지않고 그냥 오르고 있더라.
또한,
나보다 빨리 오르는 사람이 나를 앞지르려 한다면 그전같으면 죽어라고 빨리걸어
떨어지지 않으려 기를썼는데 이제는 어느새 그사람에게 길을 양보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이것을 나이먹고 산을 여러해 타다보니 겸손해져서 그렇다고 봐야할른지 아니면 이제
나이들어 늙어가다보니 체력이 떨어져 빨리걷기가 무뎌져서 어쩔수없이 뒤떨어 지는건지
암튼 그전같이 칼날같은 경쟁심과 꼭 이겨내어 기뻐하던 호승심이 참으로 많이도
낮아지고 무뎌졌음이 실감나게 느껴지더라.
자.
겸손?
아니면 체력저하.
어느쪽일까?
암튼 한가지 확실한건 나이 먹다보니 달라지긴 달라졌더라 하는거다.
허허허
손자야.
넌 언제 나올거니?
갑자기 네녀석이 그립구나.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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