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아이구 요 바가지 조댕이, 콱 꼬매(꿰매) 버릴수도 없고....

인천백작 2008. 9. 7. 16:01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나가서도 여전히 잘샌다더니

집안에서 긁는 바가지는 밖에  나가서도 요란하게 잘도 긁어대더라.

 

고 자그마한 입술에서 어찌 그리 좔좔 좔좔 잘도 긁어대는지

신기하기도하고 신경질도나고....

그놈의 바가지는 일생내내 긁어도 닳아 없어지지도 않더구만.

 

그 바가지중에 상바가지요 긁어대는 바가지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자동차 운전중에 긁어대는 바가지일 것이다.

 

운전면허를 따라고 그렇게 얘길해도 집에 훌륭한 운전기사가 있는데

뭐하러 자기가 따느냐고.

그래서 어디같이 가게되면 나도 술한잔하고 싶을때가 있으니 그럴때라도

운전해주면 얼마나 좋겠냐니까 하는소리 왈.

 

"걱정마, 내가 대신 먹어줄께."

아그, 요걸 그냥......

 

그래도 내 설득이 주효했는지 어느날 운전면허에 도전해본다기에

일부러나가 학과시험 문제집을 사다줬더니 얼마간 공부하는듯 하더니

역시 자기는 운전자 옆자리 체질이라나?

 

그런데 거기서 끝이면 좀 낫겠구만 그래도 책읽어 아는게 좀 있다고 이게 인제

운전중에 그걸로 바가지를 긁는거라.

 

한번은 고속도로에서 신나게 달리는데 ,

"봐요, 여기 제한속도가 100킬로라는데 당신은 지금 110 이야."

"응, 차의 속도계는 실속도보다 6~8킬로가 더 지시되니까 지금이 100킬로야."

 

그래도 과속이 어떻고 저떻고 쫑알쫑알.

아무리 설명해도 요지부동이니 가뜩이나 운전에 신경쓰이누만 이놈의

잔소리에 드디어 폭발해 버렸다.

 

냅다 차를 갓길에 급정거해서 세우니 어찌된 일인가하고  눈을 왕방울만 하게뜨고

바라보는 사람에게 큰소리로  명령했다.

 

"내렷!"

 

그때서야 사태를 파악한 이사람,

아뭇소리 못하고 고개만 팍숙여 바닥만 내려다본다.

"내리라니까."

"어디 시끄러워서 운전하겠나."

"어련히 운전하는 사람이 알아서 할까봐 조금 공부했다고 건방지게 떠들어 떠들긴."

 

그럴때 이사람은 내 성질을 안다.

정말오기를 부리고 내리기라도 하면 그 고속도로에 내려놓고

그냥가버릴 사람이라는걸.

한동안 훈계를하고 다시 운행을했는데 또 한번은,

 

잘 놀고 돌아오는 고속도로.

연료계가 거의 끝눈금에 가까워온다.

아직 집에까지 40 여킬로 남았는데 그대로 잘 빠지면 문제가 없지만 혹시라도

중간에 정체가 길어지는  경우에는  연료가 떨어질수도 있겠구만.

 

"어이 숙, 저기 휴게소에서 2만원어치라도 넣고 가야겠네."

그랬더니 이사람 그냥가서 집근처에서 싸게넣지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이

비싼데 어쩌구 저쩌구 와르르르르............

그래서 상황설명을 자세히해도 들으려 하지도 않고 그저 바가지만.....

 

그래서 선언을 해버렸다.

"알았다, 그럼 그냥 갈테니까 지금 여기 눈금봐봐."

"가다가 기름떨어져 시동꺼지면 차는 누가 밀어야지?"

"그래, 어디 가보자. 차 밀준비나 하고있어."

 

그래놓고는 좀 진행하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드디어 차간격이 좁아지더니 간혹씩 정체.

가끔씩 깜빡거리는 연료계옆 경고등.(설명해줘서 그 이유를 알거덩)

 

드디어 이사람이 불안해 하는게 눈에 들어온다.

그러거나 말거나 다음휴게소를 그냥 지나치니 더욱 불안해진 이사람,

기어드는 목소리로 묻는다.

 

"기름 않넣요?"

"시끄럿! 자신의 말에 책임져봐.거 바가지 긁을 힘으로 차 한번 밀어봣."

 

연료 경고등은 점점더 밝게 들어오고 집은 아직도 멀은것같고.......

나야 어느정도 감을 잡고 있으니 불안할것도 없지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서 연료를 보충하려 했더니 그 잔소리를,

고약한사람,

 

그나마 천만다행히 집근처 주유소에 무사히 도달하니 이사람 안도의

한숨을 휴~~~

 

그이후로는 운전중에 긁어대는 바가지는 없어졌다.

그나마 편안하다.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