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그래도 내가 남자로 보이긴 합디까?

인천백작 2007. 9. 1. 21:57

하여튼 이놈의 엘리베이터가 문제란말야.

이놈탓다가 혼난사람이 하나둘이 아니겠지만 내경우에는 혼난사람이

내가 아닌게 좀 다르다면 다르다.

 

간혹 이 엘리베이터를 점검  중이라거나 고장수리  중이라  13층까지

걸어다닐때가 아주 가끔씩 있었는데.....

 

바로 어제였다.

 

13층 우리집에서 이놈을 기다리는데 18층에서 출발해 내려오더구만.

그런데 이녀석이 가끔씩 에러가 걸리는지 주춤거리면서 내려오는거다.

드디어 내앞에서 엘리베이터는 멈추었고 문이 열리는데 이런.....

 

할머니 한분.

젊은 새댁,

한 10살 됐을려나?

어린 소녀하나가 타고 있었는데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 거의 사색들이 되어있었다.

이놈이 하도  덜컹거리니 겁은 나는데 그렇다고 걸어내려  갈수도 없어

할수없이 타고는 내려오지만 엄청나게 겁이났던 모양이라.

 

그런데 이사람들,

내가 올라타자 새댁이 처음보는 내팔을 슬며시 잡으며 한숨을 푸~욱 쉬는거다.

그와동시에 할머니와 소녀까지.

 

"아~휴, 그래도 남자분이 타시니까 마음이 놓이네요."

 

참내,

얼마나 겁이 났으면......

 

"아, 그래요?"

"그럼어디 내려가 봅시다."

 

엘리베이터는 출발했고 아무런 일도없이 무사히 1층에 도착했다.

이상하지?

내가 타니까 아무일 없다는게 말이다.

그 일행들은 내게 고맙다 인사하고는 총총히 떠났는데 내가 뭘했다고.

그냥 같이 타고내려온 일밖에 말이다.

 

그러면서 생각이

그래도 이 중늙은이가 남자로 보이긴 합디까?

아직은 쓸만은 한가보구만.ㅎㅎㅎ

 

출처 : 그래도 내가 남자로 보이긴 합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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