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날이면 날마다는 아니지만 그놈의 비는(이렇게 말하면 하느님 욕하는건가?)
주야장창 쏟아지지.
혹시라도 안오는날은 노면이 젖어있지.
그러다가 햇빛이라도 쬐는날은 뭐가 이리도 더운거야?
이래저래 핑계김에 자전거를 못타니 그나마 운동은 거의 손놓고 여름을
보냈는데 이제는 선선한 바람이 솔솔불어 자전거타기 아주 좋구나.
아침저녁으로 자전거로 통근하며 둘러보는 주변엔 요즘 이곳 경기도 동탄면에
토지를 개발하느라 참 분주하게 중장비들이 움직이며 개발이 진행중이다보니
풀, 나무들을 제거한 황토빛 땅거죽이 황량함을 느끼게한다.
거의 저녁 일정시간에 퇴근을 하다보니 집도착 예상시간에 10분만 지났다하면
전화가 울린다.
"지금 뭐해?"
우리집 큰여우 목소리.
"헥 헥. 지금 열심히 마나님 곁으로 페달 밟는중."
몇일전부터 새롭게 시작한 일상의하나.
자전거로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는데 길옆 가로등밑에 어디선가 참 많이도 본것같은
여인하나가 내 자전거를 보면서 손을 살살 흔드는데 그 자그마하고 날씬한,
그리고 짧은 헤어스타일,
이긍.
우리 마눌이네.
그러고보니 많이 본정도가 아니라 이건......
자전거를 세우고 함박 미소짓는 그 여인에게 묻는다.
"왠일이야?"
대답은 참 간단하다.
"맥주사줘."
캔맥주 하나씩들고 단지내 근린공원 벤치에 마주앉아 서서히 어둠이 내리는 뜨락을
바라보며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니
아,
이것도 새삼 재미있구나.
큰 도로와는 좀 떨어진 곳이니 차소리 시끄럽지않지,
아이들은 어머니의 부름을 받아선가?
아이들의 소란도 없는데다가 보이는 사람이란 바삐 귀가하는 가장들과 산책하는 노인들.
아,
또 있구나?
빠안히 바라보다 제갈길로 가버리는 야생 고양이들.
그 조용한 벤치에서 둘이 마주앉아 마시는 시원한 맥주 맛이라니..... 허허허
그래서 요즘 몇일간을 이런 재미하나를 만들어 즐기는 중이다.
앞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못하긴 하겠지만 새로운 재미거리를 만들어낸 우리 어이~숙.
참 귀여워 죽겠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