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차에다 큰절을해라 이놈아.

인천백작 2008. 11. 12. 21:35

도데체가 어째 겉모습만 가지고 그렇게 사람을 평가하려 하는지......

 

이미 10년도 더 지난 얘기지만 친구들 글을읽다보니 옛일이 생각나 몇자 적어본다.

하긴 요즘도 거기서 벗어나질 못하고있는 한심한 일들이 주변의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아이들이 초등 5학년.4학년일때 나는 소형차(프라이드 베에타)를 가지고 있었다.

어느 5월달 일요일,

아내는 일을나가고 나는 아이들과 드라이브나 하자며 애들을 태우고

이곳 기흥에서 제법 알려진 골프장입구 도로로 차를몰고갔다.

 

그때쯤이면 그도로의 양옆에 아카시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멋진장관을

이루고 있음을 잘알고 있어서이다.

(골프 좋아하는 친구들은 어디인지 잘 알거다.)

 

아이들과 감탄을 연발하며 흩날리는 꽃잎의 군무를 감상하면서 천천히

가다보니 골프장 입구에까지 가게되었고 그곳엔 경비원이 서있었다.

 

골프장 들어갈일도 없기에 차를 돌려서 나올려고 경비원에게 물으니

시쿤둥한 표정으로 그 앞에서 돌리랜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는 그날은 돌아나왔는데 그래도 그렇지 어째 그 표정하며

태도가 영 껄끄럽기만 한것이 마음에 걸리는거였다.

 

그 다음해,

차가 이미 많이 고물이 되다보니 기왕바꾸는것,

중형차로 삐까번쩍하게 새차를 뽑아서는 다시 5월달.

아이들과 먼저갔던 그 골프장 입구로 꽃구경을하며 다가가다보니

드디어 골프장 정문앞.

그런데 이런.......

 

작년의 그 경비원인지는 모르겠는데 이경비원.

갑자기 차렷자세로  내차를 향해서 힘차게 경례를.....

 

순간 떫떠름하게 입안에 다셔지는 입맛.

기가막혀 어안이 벙벙해하는 우리 아이들.

차를 돌려나오자 약간 어리벙 하게 서있는 경비원에게 들리지도 않겠지만

한마디 해주었다.

 

"얌마, 차만 바꿨단 말이다."

 

한번은 호텔로 직무교육을 받으러 갔더니 강사한분이 하시는말씀.

 

"아, 글쎄. 제가 소형차를 가지고 호텔에 강의하러 갔는데 도어맨이

 저 아래에다 차를 대라고 알려주길래 갔더니 전부 내차같은 소형차만

 있더군요."

"대형차같은 고급차는 정문 바로곁에 주차장에 세우라하고 소형차만 그아래로..."

"아, 그래도 내가 강사 아닙니까?"

 

모두 우하하하하 웃긴했지만 속마음은 모두 씁쓸하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이강사 하는말.

 

그래서 할수없이 세태가 그러면 내가 따라가야지... 하는심정으로

중형차로 바꿨더니 그다음부터는 호텔 도어맨들 태도가  180도 달라지더라면서

어째 사람은 그대로요 차만 바뀌었는데 대접이 그리 달라지는지 모르겠다고...

 

그래 임마.

차만 바뀌었단 말이다. 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