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착하다 해야 하른지 멍청 하다는게 맞는건지.
제 스스로 아주 일깜을 만들어요 글쎄.
물건을 싣고 납품처에 가서 제품을 상,하차 하다보면 주변의 소음이 심한 곳에서는
다음 오더의 전달을 위해 걸려오는 전화를 못 받는일이 가끔 생기곤한다.
소음 때문에 벨소리를 못듣는거야 그렇다 하더라도 진동에놓고 주머니에 넣어도
신경이 둔해서만은 아니겠지만 그마저도 놓질때가 종종있다.
그래서 귀에꽂는 부르투스를 사용해보니 그나마 놓지지는 않는데 이걸 하루종일
귀에 꽂다보니 귓구멍이 아파서 그것도 못쓰겠던 차에 손목에 차는 전화기가
나온것은 좋았는데 이게 가격이 좀 만만치 않더라.
그래도 오더 놓지는것 보다야 낫겠지 하는 생각에 30만원 가까이 되는놈을 4년전에
장만했다.
(그후 수명이 다되어 바꿨더니 38만원이던데 할수없이 바꾸고 말았다.
이유는 나중에.)
그런데 이것도 한대의 전화기라.
따로이 번호를 받아야하고 요금도 월 11,000원씩 더 내야한다
그런데 그놈을 개통 하자마자 문제가 생겨버렸고 그래서 내가 얼마나 오지랖이 쓸데없이
넓고 미련 곰퉁이같은 사람인지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화번호를 새로 받는데 내가 이미 사용하는 전화번호와 비슷하면 좋겠다면서 내 전번 가운데
숫자가 8750 이니 마침 8755번이 있단다.
그러니까 8750 이든 8755든 아무 번호로나 전화를하면 내가 둘다 받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번호를 받아서 개통했는데.....
이런 된장.
개통 하자마자 그 8755번으로 불똥튀게 전화가 오는데 이건 하루에도 20통은 기본이요.
어떤날은 거의 40통 가까이 오는날도 있던데 뭐 이런 경우가 있는지 원.
그래서 어찌된건가 전화번호가 바뀌었노라고 일일이 대꾸하면서 이 번호의 그전 주인을
통화 내용을 간추려 탐색해보니 저 아랫녁의 도시에서 사업을하는 중년 여 사장으로
워낙 마당 발이다보니 백화점 골프 용품점부터 카쎈타에 미용실에다가 양장점에 등등등...
하여튼 사람이 사회 생활 하면서 들려야할 그런곳에서는 빠지지않고 전화가 오는것이다.
차암,
그런데 말야.
그렇게 귀찮으면 차라리 번호를 반납하고 말것이지.
그걸 또 꿰차고 앉아서 생각이.
우리네야 번호를 바꾸면 알아서 여기저기 번호가 바뀌었다고 수다 스럽게 알리면서
난리 법석을 떨어 대다못해 자동 음성 안내 써비스까지 마다 않는데 이 여사장은
어째서 사업상 사용하는 번호조차도 주변에 알리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되지만
뭐 나름대로 이유가 있으니 그럴것이란 생각을 하면서도 사업에 참 많은 지장이 있을텐데
어쩌려고 이러나 싶어 얼굴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여인을 걱정하는 나를 보며 참 기가막혀
혼자서 풀썩 웃고있었다.
이런 오지랖이 어디서 오는건지 원.
그렇게 야단 법석을 떨기 시작한지 약 5일째 되던날.
어느 연로한 여인이 전화 하더니
"그거 000 전화 아녜요? "
당연히 아니라했고 그 노파의 우려와 탄식이섞인 목소리가 다음에 흘러 나오는데
"그거 우리 며느리 전환데, 우리 며느리껀데...."
허허 참내.
그런데 그로부터 몇시간후 또 전화가 와 받으니 20대 후반 정도의 건장한 남자가
소리를 빽 지른다.
"엄 마."
이런...
당연히 아니라고,
번호가 바뀌었다고 말한 다음 끊고는 생각하니 드디어 해결책 하나가 보이는 거였다.
얼른 그 엄마라 불렀던 젊은 남자의 번호로 전화를 해가지고는
"지금 이 번호로 어머니께 전화좀 해주십사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했더니 이사람.
아주 불쾌 하다는듯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왜 요?"
하긴.
낯도 모르는 남자가 자기 엄마에게 전화를 해달라 했으니 기분 좋을리야 없겠지만 그래도 그런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튕겨내는 대답 이라니.
기분이 약간 상함을 느끼면서도 이노무 오지랖은 또 차근히 설명했고 정말 조금후에 그 엄마란
여자 (번호의 그 전주인)로부터 전화가온다.
그녀의 아들에게 했던것 말처럼 차분히 의견을 말하였다.
1. 전화번호를 바꾸고 거래처와 주변에 알리지 않음은 무슨 사정이 있으신가 보이지만 내가
그 이유를 물어볼 사항은 아닌것 같고.
2. 번호를 모르는 거래처 사람들에게서 이렇게 많은 전화가 오는데 이 사람들과 거래를 못하면
그만큼 사업에 지장이 있을것 아니겠는가.(이게 공연한 오지랍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응?)
(지장이 있던 없던 내가 왜 신경쓰는데?)
3. 그래서 지금 당신이 걸어온 이 번호를 직접 알려주는것은 개인 정보 보호에 위배 될테니
내가 전화를 받으면 이번호로 걸려온 전화번호를 문자로 넣어주면 어떻겠는가.
(아휴~~휴, 내가 안다 알어. 얼마나 미련 맞다못해 멍청한짓을 스스로 하겠다 하는건지.)
4. 단, 1년이고 2년정도 후에 더이상 이 번호로 오는 전화가 없다면 거래처에는 다 알려진 것으로알고
당신의 이 전화번호를 삭제 하겠다.
이게 제 정신에 할소리 맞는거야?
하다못해 그 여사장이 거리라도 가까운곳에 있다면 어떤 흑심이라도 품어 볼수있으니 그렇다쳐도
이건 저 아랫녁에 있는 여인이니 언감생심 말도 안되는데 내가 무슨 천사의 이종 사촌이라도
되는양 이러는건지 이해 자체가 안되는데 남들이 볼때엔 어떻겠어?
정말 x친놈 아니고서야 말이지.
아무튼,
그 직후부터 내 전화기는 이중으로 불이 나게 생겨버렸다.
운전중에 전화오면 차량에 설치된 부루투스로 상황을 설명하고 바뀐 번호로 연락해 주겠다
헤놓고는 신호 대기를 하던지 운전을 안할때 얼른 문자로 전달했는데 이게 낮에만 그런게 아니고
저녁에 집에 와서도 그모양이라.
일일이 대꾸하며 문자로 전달하느라 버벅 거리는 나를보고 아내나 딸이 참 기가 막힌 모양이다.
안 그런다면 그게 더 이상한건가?
"이긍. 그냥 모른다고 하며는 간단할걸 왜 저 고생이유 그래."
하다못해 그녀의 친구들에게도 안 알렸는지 친구들까지.
오해는 안했는지 모르지.
그럭저럭 한 6개월을 난리 치고나니 뜸뜸 해지기는 했는데 그래도 한 1년 반 정도는 가끔씩 오더니
4년이 지난 오늘도 약 두달만에 한통이 오기에 전달해줬고 고맙단 답글을 받았다.
그런데 이제 이걸 지워 말어?
한참 전달할때 그 여인은 내게 전화해서 말했었다.
"아유~~, 고맙고 너무 많은 폐를 끼쳐서 어쩝니까?"
"언제고 이 지역에 오시거든 꼭 전화 한번 주세요."
"점심 이라도 맛있고 멋지게 살께요."
맛있는 점심이야 예약하면 뭐하나.
그 지역에 갈일도 있기나 하려는지.
암튼,
참 나라는 인간은 가끔 엉뚱하게도 이런 비 정상적인 행동을 할때도 있더라는건데.
이런걸 뭐라 그래야 맞는거지?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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