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어디가면 쪽은 안팔리겠다. 그치?

인천백작 2012. 2. 17. 14:55

설마 이런글보고 지 자랑이나 늘어놓은거라 욕하진 않겠지?

 

어릴때 우리 아버님은 어딜 가시게되면 나랑 아우를 데리고 다니시길 좋아하셨다.

하긴 집에 놔둬봐야 돌봐줄 사람도 없다보니 그러실수도 있었겠지만.

 

그러면 만나는 분마다 우리 형제를 주욱 훑어보고는 한마디씩 했었다.

"어허 참, 아드님들 잘 두셨습니다."

그럼 울아버지는 입을찢어 귀에 거시고는 답하시곤 하셨다.

"예, 그리 못나지는 않았습니다. 허허허...."

 

어린마음에 뭔말인지는 잘 몰랐지만 그래도 속으로

"아 띠, 우리가 못나지 않은정도밖에 안된단 말예욧?"

공연히 드러내지 못하는 심통을 부리곤 했었다.

 

중학교시절 어느날 집에가느라 버스의 뒷좌석에 앉았는데 30대 중반의 여인들이

왁자지껄 올라타며 뭐라뭐라 하더니 그중 한여인이 내옆에 앉자마자 내 어깨를

툭 하고 치기에 "왜요?" 물었더니 하는말.

"잘 생겨서."

흐흐흐.... 보는눈은 정확하단 말이야.

 

여기까지 얘기에 지혼자 잘난양 깝죽댄다고 인상쓰지덜 말어.

사실 자라면서 이런얘기 한두번 안들어보고 큰사람 있어?

있다구?

그럼 할수없고.

그거야 자기 팔자니까. ㅋㅋㅋ

 

그전부터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 어쩔수가 없는건지 나 자신도 아이들 데리고 다니기를

좋아했고 그럴때마다 우리 애들보고 주변사람들이 하는말에 입찢어 귀에 거는건 아버지나

나나 집안 내력으로 이어 나가려 하는건지 암튼 듣기에 좋긴 하더라만 은근히 걱정도아닌

걱정이 ,

"지금 식구들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앞으로 들어올 남의식구가 차이가크면 어쩌지?"

하는거였는데 지금까지 며느리는 아직 못보고 사위만 본상태에서 나름  그 인물에 만족한다.

 

 

재작년 4월달에 딸 결혼식때 가족사진.

뒤에 왼쪽이 그날부로 우리 가족이된 사위, 오른쪽이 아들.

가운데?

당연히 딸. ㅎ

 

앉아있는 못난놈은 누구냐구?

이런......

그래.

나 닷! ㅆ.

 

 

산에 가느라 옷을입고 모자쓰고 등등 해가지고 엘리베이터에 타가지곤 거울을 보다가 아내에게 물었다.

"나 어때?"

 

그러자 아내 대답이 걸작이다.

"나한테 뭘 물어봐."

"물어볼 사람에게나 물어봐야지."

"아, 당신이 어떤 모습으로 있던간에 나에게야 항상 최고지 뭐."

 

우히히히...

암튼 이렇다니깐.

 

가끔 아내가 묻는다."

나 어때요?"

 

"이사람이, 물어볼 사람에게 물어봐야지?"

"보나마나 이뻐 이뻐."

"근데.....머리좀 더 빗어....잉?"

 

산에 가서는 다른 부부들과 스쳐 지나가면 그냥 갈것이지 꼭 여자건 남자건 헬끔 헬끔 보면서 지나친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나도 그러고 있더라.

 

그렇게 이사람 저사람 보며 지나치다가 아내에게 넌지시 말했다.

 

"당신은 나랑 어디에 다니든 쪽은 안팔리겠어 응?"

 

아내가 되묻는다.

"당신은?"

 

"아니, 이사람이 물어볼걸 물어봐야지."

"나에게야 당신이 항상 최고지~~이."

 

에라이.

찝게 벌레들아.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