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동이.
동동이,
동동.
임신 5개월째인 우리 딸 아기의 태명(胎名)이란다.
아명(兒名)이란건 들어봤어도 태명?
처음 듣는다 했더니 처음 듣는게 아니더구만.
이방에서 일찌감치 할머니가된 여친에게서 처음 알게된 단어더구만.
시집을 갔다해도 걸어서 30분정도로 가까운곳에 살고있는 딸.
그러다보니 자주 집에 오고있고 그러다보니 그또한 새로운 경험을 하는중이다.
"아, 시집간 딸이 집에 오는것이 이렇게 또다른 반가움이 있는거구나."
하는것 말이다.
결혼전 함께 생활할때에 출,퇴근때 마주치는 그런 반가움과는 확연히 다르게 단 며칠만에
보는딸이 볼때마다 반가웁고 자기 어미가 이것저것 손에 잡히는대로 과일이면 과일, 고기면
고기등등을 싸주는 그런 재미도 딸을 시집 보내보니 그게또 그렇게 재미있더라.
그런데 딸이 시집간 후로는 무슨 맛있는게 생기면 우선 딸내외에게 먼저 싸주고 이 남편은
그 다음인데 우리 장모님은 장인어른 먼저 챙기시고 자식들은 뒷전이던데 그에 비해
보면서도 뭔가 손해 보는것 같은 심정은 어째 들지를 않는지 그것도 이상하구나.
그것만하나?
어느때 퇴근할때 아내가 전화한다.
딸네집에 김치나 반찬을 갖다 주어야하니 차를 아파트 동 현관앞에 대라는 명령(?)이다.
그러면 이 머슴은 또 아주 즐거이 차를 대령하고 또 그 물건들을 기쁘게 날라서는 냉장고에
착착 넣는 아내를 도와가며 집안 정리를 해줄때면 그게또 그렇게도 즐거우니 이런 즐거움은
딸 가진 사람이 아니면 도저히 누릴수없는 그런 즐거움이란 생각에 내딸로 태어나준 나의
딸에게 감사하고픈 마음이 소록소록 솟아나는데 마음 한구석에라도 어떤 보답같은걸 바라지않는
순수한 마음이 어떤땐 참 신기 하기도하여 내가 참으로 아비가 맞는구나를 실감하는 중이다.
결혼후 장모님이 그렇게 이런저런걸 바리바리 싸주실때에는 기껏 힘들여 농사 지으신걸 어째
저리도 마구(?) 싸주시나 싶어서 참 죄송스럽고 조금은 부담 스럽더니 아, 이게 부모 마음이구나
또한 실감하며 말이다.
그래서 또하나 실감하는건 역시 딸은 밉지않은 아니, 결코 미울수없는 도둑이라더니 꼭 맞는구나
하는것까지도. 허허허
그런데 아무리 오지랍이 넓어도 그렇고 궁금해도 궁금할게 따로있지.
퇴근해 들어가면 먼저와있다 현관으로 마중나오는 딸의 어깨를 감싸안고 뺨에 뽀뽀를 하면서도
우리 동동이 에미의 배가 얼마나 커졌는지.
허리는 얼마나 굵어졌는지.
가슴의 크기는 얼마나 변했는지.
젖꼭지는 얼마나 변화됐는지.
엉덩이는 얼마나 펑퍼짐해 졌는지 따위가 왜 궁금한고?
그저 우리 손자가 잘 크고 있는지나 관심가지면 될것을 말이다.
그렇다고 아들도아닌 딸에게 물어볼수도,만져볼수도, 거기에 더해서 눈으로 보자고는
더더욱이나 할수도 없으니 그저 아내에게 지나가는 말처럼 슬그머니 물어보기는 하지만
그또한 공연히 얼굴이 붉어지니 그것도 못할짓이구나.
에그,
어째 애비가 돼가지고 이모양인지 원. 쯧쯧.....
그저 아이들 임신했을때 아내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으로 짐작하고 말일이지. 쯥.
그래,
공연한 궁금증은 이글을 쓰면서 다 털어버리고 그저 바라는 한가지나 제대로 이루어지길
기다려보자.
우리 동동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서 이세상에 나올때 힘찬 고고의 지성으로 나를, 우리를
기쁘게 해달라는것.
그렇게 이세상에 나와서 이 할애비를 만나는날,
나는 지금도 벼르고 또 벼르고 있는중이다.
도대체 나란 사람에게 그렇게도 커다란 궁금증과 기다림을 안겨준 이놈 동동이.
이 할애비에게 볼기좀 맞아보거라.
도대체 얼마나 이쁜놈이 나올려구?
흐흐흐.....
P.S
그전에 친구들이 했던말.
지금이야 마누라밖에 없으니 마누라 자랑에 다른친구들 염장이나 지르지만 앞으로 손주를 보게되면
손주자랑에 손가락 성할날이 사나운개 콧등 성할날 없을만큼 될거라더니 벌써 이모양이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