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이젠 신경쓰지 않기로했다.

인천백작 2011. 11. 1. 22:25

이 공간에서 내가 몇번 했던말중 하나가 세월의 흐름과 우리의 마음가짐에 

관한것이  있었다.

세월흘러 나이 먹음이 안타깝다는 친구들에게

 

어차피 흐르는 세월을 막는다고 막아지는것도 아니요,

어차피 먹는 나이를 안먹겠다 버틴다고 안먹어지는게 아니라면,

차라리 세월의 친구가되어 반가이 맞음이 어떻겠는가.

 

"어서오너라 세월아, 나이야 반갑다 하고 말이다."

 

우리가 50대에 접어 들던날에 고렇게 얘기했다가 돌팔매 맞는줄 알았었다.

네녀석이나 그렇게 하라고 집중적으로 포화를 퍼붓는 바람에. ㅎㅎㅎ

 

오늘 저녁에.

 

식사를 하면서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벽면에걸린 달력이 눈에 들어온다.

뭔일인가 했는지 내 눈길따라 같이 고개를 돌리던 우리숙.

"에그, 벌써 11월이네요."

"저 11월달력 한장 뜯어내면 이제 이해도 한장밖에 안남네요."

 

그래,

오늘이 11월 1일이랜다.

10월 달력 1장을 뜯어내니 이제 2장 남는구나.

우리의 55세 가을은 또 이렇게 저물어 가는구나.

그리고 저 달력의 숫자가 마감되어 지는날엔 우리 어이~숙은 그렇게 부여잡고 싶었던

40대를 마감하고 드디어 50줄에 들어서게 되는구나.

 

저것 한장 마저 뜯어내고 마지막 한장남은 달력에 숫자가 한개한개 줄어들때 우리는 또

나이 한살 먹는것을 두려워하며 한탄만을 해댈텐가?

 

그런 생각을하며 아내에게 담담이, 그러나 단호하게 선언하듯이 말해버린다.

 

"어이 숙."

"난말야 저 숫자에는 이제 더이상 마음속에 신경써 담아두지 않으려네."

"어차피 저 숫자란건 시간의 흐름을 인간이 구분해서 표시한것 뿐일테니 저 한줄 한숫자에

 일일이 연연하지 않을거란 말이야."

"그래봤자 내년은 올것이요 나이한살을 어차피 더먹게 되는것을 신경쓴다고 달라지나?"

"그냥 그렇게 그렇게 살다보면 살아내지는 것일테니까."

 

그래,

세월아.

오늘도 왔다가는거니?

올 한해가 아직은 남아있지만 그래도 별탈없이 잘 지내게 해주어 참으로 감사하구나.

얼마후 받아들일 내년에도 올해같이 잘 부탁한다.

 

아참,

내년에는 별탈없이 무사히 우리 손자가 태어나게 해주는것 잊지말고 응?

 

잘 가거라,

떠나가는 세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