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자살? 그게 그렇게 쉬운거였나?

인천백작 2011. 10. 11. 19:52

이번엔 조금 무거운 주제를 다루어보자.

 

얼마전부터 우리 사회에서 잊을만하면 한번씩 메스컴을 장식하는 유명 연예인부터

경제인에 정치인을 포함하여 이름모를 민초들까지 자살 자살 자살....

어떻게 살펴보면 우리사회의 무슨 유행인가 의심이 가기도 하더라.

 

그들 나름대로 도저히 찾을수없는 출구에 고민과 고심을 거듭하다가 최종적으로

어쩔수없이 선택한 해결책이라고 그렇게 했겠지만 남아있는 내 자신의 생각으로는

그들을 너무 모르고 모욕하는 것인지 몰라도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하긴 나같은 사람이 이해하기도,

또 해봤자 달라질건 아무것도 없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나야 연예인도 아니요 경제인, 거기에 더해서 정치인은 더더욱 아니니

그런부류의 사람들을 굳이 이해 한답시고 가뜩이나 짧은 달구머리 돌리느라 스팀

피울일은 없더라도 그나마 나랑같은 부류라 인정되는 모 자동차회사 해고 근로자들의

연이은 자살소식엔 그저 고개만 갸우뚱 거리게 되더라.

 

정말 그들이 택할수있는 마지막 행위가 자살 이외에는 도저히 없던가 해서말이다.

 

이글을 읽는 어떤 사람이건 네까짓게 그들을 얼마나 잘 안다고 함부로 떠드느냐 비난

한다해도 나또한 굳이 해명할일은 아니겠지만 내 과거의 처지와 비교해서라도 그렇고

어쨌든 자살이란 행위가 결코 가장 이상적이거나 최선일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왜냐하면,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실업자가된 사람들이나 일정한 직업없이 

일 있으면  일당벌어 생활하고 없으면 굶던지 말던지(설마 그렇지야 않겠지만) 소위

노가다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살했다는 소식보다 비율적으로나 횟수로서나 그 자동차

회사 해고 근로자였던 그들의 자살소식이  더 많이 들리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 예를든 사람들의 자살이야 뉴스의 깜도 안되니 안올린건지도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뭐냐?

내 생각으로는 편하고 평생 직장이라고 믿었기에 아무런 대책없이 생활하다 어느날 갑자기

예상도 못한채 밀려난 그들의 자립갱생  의지 부족에따른  재활능력 부재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내가 함부로(?) 이리 자신있게 말할수있는 이유는 내가 그정도에서 자살할사람 이었다면

아마도 지금껏 수십번 자살하고도 남을 생활을 해왔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 생활의 일부를 벗겨 보기전에....

 

예전에 일본에서 전쟁이 끝나고 기업을 일으킨 창업 1세대들은 불경기가 닥쳐도 생생하게

살아있는데 이어서 경영을맡은 2세들은  불경기가 닥치면 그로인한 괴로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펑펑 죽어 나가더랜다.

 

이유를 찬찬히 살펴보니 창업 1세대들은 전쟁중에도 죽지 않으려 발버둥쳐 살아남았고 그

질기게 단련된 본능같은 생존 능력으로 아무것도없는 폐허속에서 부를 창조하느라 밤낮없이

고생을 하다보니 웬만한  격랑에는 끄떡도없이 버텨내는데 2세들은 이미 1세대들이 이루어놓은

풍요속에서 편안히 자라오다보니  어려움이 닥치면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이든 스트레스에의한

병으로든 죽어 나가더란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속담에 "초년 고생은 은 주고도 산다."고 하는것 아니겠나.

 

내가 자살하는 그 해고 근로자들을 위로커녕 비난같이 말하는 내 자신에대한 근거는.

 

군대를 제대하고 도둑질(전자공학)을 배웠으니 그 계통에서 써먹어야 할것이란 생각으로 작은

전자회사에 입사해서 10여개월 근무하던중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뽑는댄다.

 

젊은 혈기에 무엇이 두려울꼬?

지원서를 내었고 면접까지 통과하여 무난히 합격하고는 언제부터 출근하라는 통보를 받고는

나머지 서류를 준비하며 출근할 날만 기다리는데 이런 청천의 벽력이....

 

그회사에서 간첩사건이 발생하여 그당시 신입사원 273명의 합격이 전원 취소되어 버린거였다.

그 회사에서 일본 교포에게 제법 큰 일을 맡겼었는데 그가 하필이면 조총련계 산업스파이같은

사람이었고 나를 면접본 사람이 바로 그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입사원중에 혹시라도 그와 연계된 사람이 있을까 조사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보니

그 회사에서 아예 모든 사람에게 입사취소를 통고하였고 그 회사 전통이 한번 그회사에

시험봤다  불합격한 사람은 두번다시 입사 기회를주지 않는단다.

 

그런데 그때 업종의 특성상 경기를 제일 많이타는 업종중에 하나가 바로 이 전자산업이다.

몇몇을 빼고는 아직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지 못한 제품군이 많다보니 경기가 나쁘다

싶으면 제일먼저 쓰러지는것이 군소 전자업체 들이었다.

 

그러니 부모에게 땡전한푼 물려받지 못한내가 10년동안 직장을 7군데나 옮겨다니니

가뜩이나 어쩌다가 결혼까지한 나의 경제상황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지않나?

1,2년이나 근무하며 박봉에 모으고 저축한건 회사망해 2,3개월 취업도 못하고 노는동안

까먹고 또 몇개월 일하다 실업자가 되어버리고.....

 

그러니 희망이라곤 실낱 만큼이나 있는지 없는지 모르면서도 악착같이 버텨왔으니

이런내가 저런말을 한다고 함부로 말한다 비난할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러다가 35세 되던해에 이 철강회사와 인연을맺어 20년이 넘는 안정된 직장생활을

할수있었고 그 덕에 짜고 또 짜는 구두쇠같은 마누라덕에 그나마 두 아이들 대학교

공부시키고 집 장만하고 딸 시집보내고 사는지금.

 

그런 생활을 이겨낸 나도 나지만 그래도 군소리없이 그 생활속에서 이런정도나마

경제적으로 성취를 이루어낸 아내가 얼마나 고맙고 사랑스러운지 모르겠기에 가끔

팔불출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어이~숙 얘기를 쓰는것이다.

거기에 나름의 미모조차 잘 간직하고 있으니 그또한 얼마나 고마운가.

나보다 더 이룬 사람 앞에서야 말할수 없겠지만 말이다.

 

어느날 아내가 내게 불쑥 하는말.

"당신 말예요,"

"이렇게 편하고 두둑한 연봉(사람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받다가 실업자되면 체면때문에

 다른일 못하겠지?"

 

참 기가 막혀서 내가 내뱉는 말.

"아니, 이사람이 무슨말 하는거야?"

"당신은 그렇게 나를 몰라?"

"내가 여태껏 어떻게 살아왔어?"

"체에~면?"

"그런건 개나 주라고햇."

"내 가족이 굶게 생겼는데 내가 체면따위나 차릴것 같아서 하는말이야?"

"무슨소리야? 하다못해 똥차라도 따라 다니라면 난 조금도 망설이지 않을거 몰라서그래?"

 

흐뭇한 미소를짓는 아내를보며 요즘 실제로 그런일이 벌어지고 있는중이다.

지금 경기도 화성시에있는 이 회사가 도저히 통근을 하지못할 먼곳으로 내년초에 이사

간단다.

 

회사에서는 희망자 전원을 다 받아주겠다 하지만 철강회사라 그런가?

정년이 만 56세이니 내년에 갔다가 기껏 1년더 근무하고 퇴직하면 그담에 뭐하나?

그래서 따라가긴 틀렸고 그렇기에 이미 거기에대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중이다.

 

누구처럼 이제라도 놀고 먹을만큼 벌어놓지도 못했고 또 백작이라는 닉네임에  버금가는

체통 세울수있는 그런일은 아니다마는.

 

자살?

그게 그렇게 쉬운거였나?

이제라도 혹시 그런 꿈을 꾸고있는 사람이 있다면 병원을 가보라느니 자살을 거꾸로 읽어

보라느니 전쟁터에 가보라느니 참 방지대책도 가지가지로 많기도 하더라.

 

어찌됐든 그 자살이란거.

다들 알고있는 것이지만 절대로 할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싶다.

 

 

 

누구는 살지못해 죽겠구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