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한 공간 안에서 함께 숨을 쉰다는것......
4월 16일날 경기도 파주에서 우리 종친회 모임동산에 일년에 한번하는 정기모임
이전 환경 정리를하러 아내와 다녀왔다.
따스하고 화창한 봄날에 좋은곳에 데려가지도 못하고 기껏 종친회 자리에나
데려간다 생각하니 좀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만, 하기사 평소에 그렇게
이산 저산을 휘젓고 다녔으면 한번정도 이런곳도 다녀와도 좋지 뭘.
잔디밭에 낙엽을 긁어내느라 생전처음 갈퀴질을 하다보니 여기저기 뻐근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보람있는 하루였다.
그자리에서 나야 운전을 해야하니 사양했지만 집안 어르신들께서 권하시는 술을
마다할수가 없었기에 아내가 몇잔을 받아 마셨고 술을 참 잘한다고 하시는 말씀에
우리아내 기껏 한다는 대꾸.
"예. 파평 김씨댁에 시집와서 늘은게 술이예요."
이런~~
내가 주야장창 술만 멕였나?
늘은게 술이라니.
왜?
말 많은놈에게 시집와서 말도 늘었다고 해보지? ㅎㅎㅎ
오후에 일이 다 끝나고 돌아오는 승용차 안.
종알종알 떠들다보니 잠깐의 침묵이 이어졌고 그동안에 네비게이션에 다운
받아놓았던 그룹 아바의 영화 맘마미야 주제곡들을 큼직하게 틀어놓고는 신나게
운전하다가 아내의 낯빛을보니 별로 탐탁치않은 표정이다.
하긴 우리부부는 어디 먼길을 다니더라도 대화외에는 카세트를 켜는경우가
거의 없기도하다.
음악을 끄면서 아내에게 물었다.
"왜, 음악이 별로 않좋아?"
그에대한 아내의 대답이 걸작이다.
"좁거나 넓거나 한공간 안에서 함께 숨쉬고 있다는 사실만 가지고도 충분히
즐겁고 행복한데 거기에 시끄러운 잡음(음악)이 뭔 필요있어?"
허허허.
이런 사람하고는.
그러니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않고 어찌 배기겠나.
다시금 아내의 옆모습이 이뻐보이는 날이었지만 그 얼굴을 계속 바라보고만
있을수는 없었다.
왜?
운전 해야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