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나중엔 별짓을 다해보네.
아마도 단독주택에 살았으면 이런 경험도 없을것이요,
그게 많은 양이라도 됐으면 아까워서라도 그런다지만 겨우 고걸 가지고... 쯥.
김장을하네 하면서 처형제들이 처가에 모여서 푸다닥 거리는 며칠동안 홀애비
신세로 만들더니만 여기저기서 부탁한 사람들것까지 하느라 500여포기를
담갔대나 어쨌대나.
김장 끝내고 돌아와 홀애비 만들어 놓은것 면하게한건 좋았는데 그나마
몸살이 어떠네 팔다리가 따로노네 하면서 여기 주물러라 저기 두들겨라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에효.....
할수있나?
그저 영원한 머슴이.... 쯥.
그러더니 또 이틀이지난 어느날 아내가 불쑥 하는말
"아효, 클났네?."
"뭐가?"
뭔소린가 했더니 시골에서 김장하면서 무우잎을 다듬어 소위 말하는 시레기를
만들어와서는 베란다 난간에 걸어놓아 말리려 했는데 간밤에 바람이 세게
불어서 다 날라갔댄다.
그러면서 13층에서 날아갔으니 멀리갔으면 어쩔까 걱정이 된다나? 뭐라나.
아마도 아래에 족구장부터 농구장에 온라인 스케이트장까지 샅샅이 뒤져야
될것같다고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니 얼마나 많았기에.....
아니?
얼마나 되길래 큰일 났다는건가? 궁금해 물어보니 대답도없이 무조건 내려가잰다.
아내따라 쫄래쫄래 집 바로밑의 화단에가니 여기저기 널려져있는 시레기.
하나 둘 주워들더니 다 주웠다 가잰다.
벌써?
아내의 손에는 몇개 않되는 시레기.
아니 몇개나 됐었길래 그 야단이었던거야?
묻는 나에게 한다는 답.
"13개."
아휴~~~
참 많이도 날아가서 큰일도 났었다 이사람아.
그걸 줍자고 후다닥 내려와서는 이 난리냐?
나중엔 살다살다 시레기 주우러 다닐때도 생기고 참내.
나의 투덜거림은 귀에도 안들어 오는지 이사람.
그저 시레기다발을 잡아 눈앞에 보면서 싱글벙글이다.
된장을 팍 풀어넣고 어쩌고 저쩌고 ......
아예 시레기 찌개까지 입으로 끓이고 있네그려.
에효~~
저럴땐 저런 백치미 조차도 귀여워라.
흐흐흐
눈에 골절상 입은놈.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