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우리도 이젠 어르신이라 ~~~. 엥?
며칠전 산에 운동하러 가다보니 주차장쪽에서 조금 소란스런 마이크와
음악소리가 들리고 있기에 뭔가 가보니 어느어린이 집에서 부모초청
놀이행사를 열고있었다.
어린이와 그 젊은 부모들이 어우러져 사회자의 지휘에따라 한바탕 신명나게
놀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젊음은 아름답구나를 새삼 느끼며 내게도
저런시절이 있었음의 추억을 더듬으면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 입구에 막 들어서서 앞을보니 20대 중반의 여선생이 조그만 박스를들고
앞장서 걸으며 그뒤에 30대 중반의 여선생이 머리에 자그마한 상을이고는
과히 경사가 급한곳이 아닌곳을 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도 나이인지 아니면 그냥 체력인지 (물론 체력이지만)
20대 중반의 여선생은 터벅터벅 오르는데 30대 중반의 여선생은 몇발짝
떼지도 않아서 벌써 씩씩 거리고 오르니 참내,
평소에 운동좀 하시지. 쯫쯫쯫....
그래도 비록 반은 늙은 나라도 신사도 정신을 발휘한답시고 젊은 여선생
박스를 내가 들고오르면서 헥헥거리느라 정신없는 여선생을 도와 오르시라
하고는 젊은여선생 손에서 박스를 옮겨 들었는데 별로 무게도 안나가두만.
그래도 내가 누구냐?
산이라면 어느정도(또 건방떤다. ㅎ) 이골이난 사람 아닌가 말이다.
그 여선생 둘보다 씩씩하게 터벅터벅 앞서 오르는데 어느정도 오르니
뒤에서 여선생이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르신..."
누구를 부르는지 모르니 난 그대로 몇발짝 더 떼었는데 다시 부르는소리.
"어르신...."
가만?
그러고보니 주변에 나밖엔 사람이 없잔은가?
그럼 나를 부르는겨?
뒤돌아보니 그 여선생이 나를보며 하는말.
"네, 어르신. 거기 놓아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그 여선생이 가리키는 장소에 박스를 놓아주며 덕담 한마디.
"멋진행사 되시기 바랍니다."
다시금 감사하단 인사를 들으며 재차 산길을 오르면서 생각이,
여러 호칭중 그저 선생님 이라거나 또는 아저씨라 해도 될것을 어르신?
그래도 호칭중에 가장 높임 말이란거야 잘 알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나이에 벌써 어르신이라 불리웠단 말이지?
허허허 참내.
요즘 젊은이들이 싸가지가 없는건지 내가 젊어보여서(이렇게 믿고싶지만 히히.)
그런건지 대중교통 이용시 아직은 자리양보를 받아보지 못했는데 어르신이라.....
참 기분이 묘~~하구만.
꼭 처음 할아버지 소리를 듣던때처럼.
허허허
듣기는 귀로들었는데 어째 입맛이 이러냐?
쩝 쩝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