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안 보이잔아, 얼굴이.........

인천백작 2010. 1. 27. 23:30

 

쪼~오끔 쌀쌀한 날이지만 오늘은 시간을내어 운동겸 동네산으로

소풍을 가자꾸나.

나의 ~숙아.

 

정종을 따끈하게 데워서 보온병에 넣어가지구는 우리부부 산에 올랐다.

간단히 운동을하고는  앉을자리를 찾다보니 별로 좋은곳이 없구나.

그래도 이리저리 찾다보니 그나마 약간 경사지긴 했지만 그럭저럭

햇볕드는 잔디밭을 찾아 앉을수 있었다.

 

경사진 아래쪽에 아내가앉고 약간 위편에 자리를깔고 내가앉아 꺼내놓은

술잔에 술을따라 짠~ 부딪고는 쭈우욱 한모금....

 

입을지나 목줄기를따라 이어지는 따끈한 온기가 마음까지 덥혀주며

겨울의 찬바람을 따스히 녹여주는구나.

그렇게 몇잔을 마시며 옹알종알 이야기를 나누던중 느닷없이 아내가

모자를 벗더니 인상을 구기며 옆 풀숲에 휙 던져버린다.

 

갑작스런 아내의 돌발행동에 어쩐 일인가싶어 멍하니 바라보는 내게

아내가 하는말.

 

"당신 얼굴이 안보이잖아 쒸이."

"계속 보고싶기만 한데말야."

 

말인즉슨.

아래쪽에 앉아있다보니 모자챙에 눈이 가려져 약간위쪽의 남편얼굴을

보려면 고개를 바짝 들어야 하다보니 계속 보면서 얘기를 나누고 싶어도

힘이들고 그러다보니 모자챙이 방해가되어 얄밉게 생각되기에

벗어 던진거란다.

 

허허헛,

이사람아.

당신은 아는가?

당신의 그런말 한마디에 내맘속 깊은곳에서 활화산같이  터져오르며

뿜어져 나오는 이 행복감을.

그 기쁨을.

 

말할수없이 고마우이.

그저 눈앞에 두고도 항상 그리운 사람아..............

 

"그러게 말이야. 숙."

"아주 잘했네."

"그렇찬아도 아까부터 나도 그게 불만이었는데 말이지."

"역시 우리는 부부가 맞어. 그치?"

 

아,

그날따라 목울대를 넘어가는 정종이 어째이리 따끈하고 맛있는지.......

겨울바람은 마냥 차가운데도 말이다.

 

어떤땐 살짜기 두렵기도 하구나.

이 행복이, 어여쁜 당신이 얼마나오래 내곁에 있어줄까 하는 생각에,

그래도 고맙기 그지없다네.

 

눈앞에 두고도 항상 그리운 사람아.............

 

허허허......

출처 : 인천백작님의 플래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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