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반가움.

인천백작 2010. 1. 27. 23:30

그래도 산에좀 다녔답시고 건방스러움이 잦아들어선가?

 

언제부터인지 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그까짓거라고 가볍게보는

마음보다도 나보다 더 오랜 세월을보낸 어른을 대하듯 정도는

아니더라도 제법 존중하는 마음으로 등산용구를 제대로 착용하고

오르는 버릇이 생겼다.

 

하긴 아무리 낮은 동산이라도 사고란 예고없이 찾아올수 있는것이기에.....

 

동네의 작은산이야 자신의 운동 요령에따라 자유롭게 맨발이 되었든

운동화 차림이든 오를수 있을텐데도 내눈에는 그런사람들이 너무 산을

경시하는게 아닌가하는 편협할수도 있는 마음으로 그들을 보고있으니

오히려 내가 잘못된것일까?

 

지금 산얘기 할려고 시작한게 아닌데 엉뚱하게시리......

 

어느날,

아내와같이 동네산에 운동하러 가면서 다른때엔 그냥가던것이

이상하게 그날따라 지갑을 챙겨가고 싶은것이었다.

"이상하다, 오늘따라 왜 그러는거지?"

하면서도 지갑을 챙겼다.

 

그리고는 산에올라 운동을하고 내려오던중 뒤에서 누군가 소리를

빽 지르며 다른사람이 듣거나 말거나 큰소리로 나를 부르는게 아닌가.

"야, 인극아."

 

아, 울친구 관묵이구나 하는생각과 동시에 화아악 떠오르는  환희.

이런객지에서 누가 내이름을 저리도 크게 스스럼없이 불러줄수

있겠는가.

 

객지에서 고향친구를 만난다는 반가움과 동시에 그렇게 내이름을

이나이에 불러줄수 있는사람이 있다는것.

그것이 이리도 반갑고 고마운 것이라는걸 새삼스럽게 느끼는

아주 감동차면서도 희한한 경험을하는 그런날이었다.

 

자,

벗님들아.

이해가되나?

 

아내와함께 확 돌아서며 끌어안을듯이 반가운 내친구야.

어쩐지, 어쩐지 지갑을 챙기고 싶더라니 이일을 예상했던가?

 

그날이 마침 휴일이어서 부담도 없겠기에 친구의 손을잡고

하산하여 그대로 막걸리 집으로직행.

셋이서 그 큰 파전을 2개에다 동동주를 세동이나 비워냈다.

낮술에 취하면 조상도 몰라 본다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기껏 술한잔 잘먹는것 까지는 그렇다 하더라도 일 잘하고있는

신연수에게 전화해서 약올릴건 또 뭔지.

이 심술꾸러기들아.

허허허....

 

동창회 자리에서 여친들이 하는말.

"쟤 인극이가 말이지?'

"인극아, 너 말이야."

 

등등.

지금 이나이에 어느여인이 내이름을 이리도 스스럼없이 불러줄수 있겠나.

그 대화를 하면서 그때 느끼는 그 포근함같은 우정이라니...

 

아,

친구들아.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거니?

 

그런 반가움과 포근함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구나.

그렇게 해주렴.

부탁할께.

 

그러면서 먼저  떠난 친구들이 새삼 그리워지는 오늘.

내가 왜 이러나? 글쎄.....

허허허....

출처 : 인천백작님의 플래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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