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개만도 못한녀석.(미리 짐작금지.ㅎ)
백작이가 더위먹었나?
어째 이렇게 무지막지한 욕을???
미리 놀래지말어.
정말 개만도 못한놈 얘기니까.
다름이 아니라 거실의 자그마한 어항에서 노니는 열대어 얘기다.
전에도 말했지만 아내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강아지를 한마리 얻어왔었다.
씨추란 놈인데 이놈을 사진에서 볼때에는 꼭 앞에서 주먹으로 한대 쥐어터졌나?
불독 만큼이나 푹들어간 코,
그러다보니 작아진 안면때문에 약간 벌어지는 앞입술.
눈은 또 탁구공이라도 박았나?
똥그랗기는 어째 그리도 똥그란지 금방이라도 눈알이 튀어나올것같은
이놈을 집에 처제가 데려온날.
다행이도 사진에서본 그런놈보다는 조금은 더 이쁘니 다행이더라만........
나야 그렇게도 좋아서 이리만져보고 저리 쓰다듬어 보지만 아내는 나의 그런
모습조차도 영 떫떠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런데 이 시츄란놈의 특징이 사람을 않가린다면서?
그저 사람만 있으면 어느누구든 그저 좋댄다.
이 정조관념이라곤 전혀 있지도 않은 암놈이 말이야.
그런데 나야 퇴근해서 들어와 이놈이랑 놀면 그만이지만 가뜩이나 집안에서
키우는 개를 싫어하던 아내가 이놈의 뒤치닥 거리까지 도맡아 할려니 오죽이나
짜증이 났을고.
거기다 어디 외출이라도 할려면 이놈을 혼자 집에놔두기가 너무 신경쓰이는거다.
아버님 장례를 치르느라 3일동안 혼자 놔두었다가 집에 들어가니 이놈은 무슨
구세주라도 만난듯 펄쩍펄쩍 뛰고날고 난리도 아닌데 이건 화장실안엔 온통
똥천지요, 얼룩바닥이니 가뜩이나 장례치르느라 지친아내가 어땠을까
보지않아도 알것아닌가.
이러구러 세월이흘러 14개월을 키우니 정은 들대로 들었건만 아무래도 아내는
정은 정이되 일은 일이라.
도저히 더 못키우겠다고 항복을 선언하니 어쩔수가 없었다.
인터넷에 올려놓았더니 그다음날로 공주에서 왔다는 부인이 데려갔다는데
그 서운함이라니.........
그놈 보낸후에 약 3년을 그녀석 생각날때마다 가슴한구석이 짠하게 아파오며
그리워지는데 그 기억을 지우느라 참 애도 많이먹었다.
그녀석을 떠나보내고 약 2년뒤.
아들녀석이 뭔 바람이 불었는지 열대어를 사가지고 오네그려.
그놈을 또 어항에넣어 기르다보니 그래도 쏠쏠한 재미는 있는데 이런....
이녀석들이 주인이 온다고 누구처럼 꼬리를 흔들줄아나.
멍멍 짖을줄아나.
거기다 다가가면 아는체라도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꼭 어항 반대편으로 도망갔다가 먹이를 뿌려주어야 그때서 조금 아는척하니(?)
이런.....
개만도 못한놈들 같으니라구.
그것도 생명이라.
어디 몇일이라도 외출할려면 신경이 무척이나 쓰이더라.
그래서.
이번 휴가 다녀온후 몇일동안 못주었던 먹이를 듬뿍주니 엄청 좋아라고
먹어대는 그놈들을 아내와 합의하여 마침 가져가겠다는 사람이 나타나기에
후딱 주어버리고 말았다.
근데,
근데 말이다.
이건 개를 줄때에 애석함 같은게 전혀 없는거있지?
어쨌든 정말 개만도 못한놈이 맞기는 맞더라.
앞으로 집안에 동물키우기?
두번다시 않할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