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저들을 구하라. 나도 사람의 생명을 구해봤다.

인천백작 2009. 4. 4. 13:30

가끔씩 신문, 방송을통해 알게되는 의인들.

자신의 생명을 돌보기보다 다른사람의 생명을 구하기위해

아낌없이 자신을 던지는 고귀한 희생정신의 실천자들.

 

다른사람을 구하고 그 또한  무사할때에 우리는 진심어린 박수갈채를

아낌없이 보내다가도  반대로 다른사람을 구하고 그 자신은

희생되었을때 많은사람들의 마음을 숙연하고 안타깝게 만들기도한다.

 

근데 나도 인간의 생명을 구해봤다 이거다.

그것도 약 30대 중반의 여인과  7세정도의 모자(母子)를....

 

본 얘기전에,

 

사회에서 그렇게도 수영,수영 하는데도 막상 군대에가서 보니까

제대로 수영할줄 아는사람이 그저 약 50%정도밖에 않되고,

 

우리나라 사람, 특히 남자라면 전부다 하는것같이 요란을떠는

태권도도 막상 군대에 가서보니 제대로 폼이라도 잡을줄 아는사람이

전체의 40%도 않되더라.

 

그러니 수영과 태권도를 좀 한다고 껍쩍대던 나는 그만큼 편하게

군생활을 할수있었다.

(히히히 자랑이 아니고..... 자랑 맞나? ^^)

 

건 글쿠.

 

우리나이 30대 중반시절,

 

처 형제가족들과 여름에 동해안 화진포 해수욕장으로 피서를 갔었다.

가본사람은 알겠지만 해수욕장 가로부터 약 150m정도 되는곳에

작은 돌섬이 하나있다.

 

있지도 않겠지만 가봐서 혹시나 있다면 해삼같은거나 잡아다

먹겠다고 거기까지 헤엄쳐 가서는 잠수를 하는데 이게 바닷물에

몸이떠서 물밑으로 들어갈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바닥에서 돌을 하나주워서 허리에묶고 자맥질을 하는데

당연히 그런게 있을리없지.

있으면 벌써  남들이 다  잡아다 먹었겠지.

 

그런데 그날은 바람이 육지로부터 바다쪽으로 불고있었고 튜브를

타면 바다쪽으로 불려나가 위험하니 튜브를 타지말라고 그렇게

안전요원이 방송을 해대는데도 꼭 미운 오리새끼같은 족속들이

있게마련이라.

 

그래도 혹시나하고 바닥을 열심히 뒤지던 나.

무언가 이상하여 왼쪽으로 고개를 돌린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바닷가에서 보트형 튜브를타던 젊은여인과 그 아들이 바람에날려

바다쪽으로 서서히 튜브가 밀려 나오는게 아닌가.

 

그여인과 아들이 아무리 손으로 물을 저어도 보트는 자꾸만

바다쪽으로 떠밀려오고 있었고 그것을 발견한 피서객들은 감히

뛰어들지도 못하고 있는데 안전요원은 어디에 있는지 콧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떠밀려오는 속도와 내가 있는위치를 삼각형으로 그려보니

내가 튜브를 잡으려면 헤엄쳐 가야할 거리가 약 150m.

육지로부터는 약 200m 지점.

 

허리에 묶었던 돌맹이를 풀어버리고 떠밀려오는 튜브와 마주칠만한

위치로  혼신의 힘을다해 헤엄치기 시작했다.

그저 마음속에서의 바램은 단 한가지.

 

"내가 저 튜브를 무사히 잡을수만 있도록 해 주시옵소서."

 

그 기도가 받아들여 졌는가?

나는 무사히 그 튜브의 줄을 잡을수 있었는데 다음의 문제는,

내가 헤엄치느라 휘젓는 속도에 비해서 바람이 반대로  튜브를

미는힘이 결코  약하지 않더라는거다.

 

"뭐해욧, 빨리 젓지않고."

튜브위의 여인에게 소리를 지르니 그여인과 아들이 합세하여

힘껏 저으니 그럭저럭 천천히라도 튜브가 육지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50여m를 나아가도 육지와의 거리는 약 150여m.

마음속으로는 내힘으로 저기까지 도저히 헤엄칠만큼 힘이 될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지면서도 결코 놓을수는 없는것.

 

그때에.

 

건장한 한 남자가 부지런히 이쪽으로 헤엄쳐 오는것이 보였다.

이여자가 소리친다.

"자기야, 빨랑와~~~~."

 

이그, 징그러

그런 와중에도 자기야는 옘병.

 

그남자가  도착하여 그래도 어렵게시리 튜브를거의 끌고 나왔을때

어디선가 안전요원 하나가 그때서야 허겁지겁 들어와 같이끌어내

놓고는 튜브를 타지말라 했는데 타서 사고냈다고 냅다 소리를 지른다.

 

이런...

괘씸한.

 

"이사람이 어디있다 이제 와가지고는 큰소린가?"

 

소리 지르는 내서슬이 시퍼래서인가?

이친구 아무소리없이 사라져 버리고 비잉 둘러서있던 피서객속의

우리가족들이 나를향해 일제히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그러자 보고있던 다른 피서객들도 덩달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우히히히....

입이 찢어져라 웃고난다음 둘러보니 이런......

아무리 그런소리를 듣자고 한것도 아니고 경황이  없다보니 그런거야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이런 고약한.

 

그래,

이, 말이라곤 지겹게 않듣는 미운 오리새끼같은 여편네와 남편놈아,

고맙다고 한마디 하고가면 입술이 부르트냐? 이빨이라도 빠진대냐.

어쩌면 고렇게도 여름철 핫바지 방귀새듯이 살그머니 사라졌니?

 

참 섭섭했었지만 그래도 장하다 칭찬하는 가족들말에 위안을받던

그런 날이었다.

 

돌섬에서 해삼, 멍게?

구경도 못했지만.

 

아마 그사람들을 구하느라 미리 그곳에 가있었던 모양이다.

 

출처 : 인천백작님의 플래닛입니다.
글쓴이 : 인천백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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